이유 있는 시련, 늦은 감사 저의 시작은 화려했습니다. 딱히 무명 시절이라고 할 것도 없이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모델로서도, 배우로서도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작은 역할이 라도 얻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간절함이 무엇인지 알지 못 한 채, 꽤 오랫동안 연예계 활동을 했습니다. 그때는 그것 이 당연하다고까지 여기며 ‘이 역할은 분량이 너무 적다, 이 역할은 내가 돋보이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들어오는 작품을 거절하는 일도 잦았습니다. 그런 저의 오만함이 흔 들리기 시작한 것은 데뷔한 지 십여 년 정도 흘렀을 때였 습니다. 저에게 들어오는 작품 수가 현저히 줄고 있었습니 다. 작품이 준다는 건, 더 이상 배우로서 매력이 없다는 뜻 과 같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그토록 높았던 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