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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특집 |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태 5,8)

松竹/김철이 2025. 3. 20. 12:40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태 5,8)

 

 

저는 ‘서울아지트’라는 곳에서 버스를 몰며 사목하 다가, 청소년 시기를 힘겹게 보내는 친구들을 통해 알 게 된 것이 있어요. ‘사랑의 힘’이죠. ‘사랑의 힘’은 똑 똑한 아이들을 더 똑똑하고 지혜롭고 슬기롭게 만들 죠. 그래서 어른이 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안 정적인 마음으로 펼치게 됩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충분한 지지와 사랑을 받지 못 하면 똑똑한 아이들마저 어리석게 사는 것을 자주 봤 습니다.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려서부터 자기중심적이고 미성숙한 부모 밑에서 무관심, 몰이 해, 방임, 지속적인 언어폭력, 폭행 등을 겪게 되면 어 린 씨앗은 자랄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들이 올바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용서’입 니다. 보통 “신부님, 어떻게 그게 가능해요? 부모가 먼 저 아이들에게 와서 용서해 달라고 하는 게 옳지 않나 요?”라고 하지만, 내가 먼저 용서하면 어떤 결과가 나 오는지 아시나요? 가족들에게 받았던 상처의 사슬이 끊어지고 자유로워집니다. “신부님, 무슨 근거로 그렇 게 말씀하시죠?” 사실, 아지트 친구들 안에서 일하시 는 예수님을 통해 저도 배운 겁니다. 아지트에 오는 친 구들은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어도, 상담 치료를 받 아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교 회나 성당을 다니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네가 온갖 노력을 해도 안 되잖니? 우리 한번 예수님 께 가보자.”고요. 어떤 친구는 비웃고 무시하지만, 어 떤 친구는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인 친구들은 놀랍게도 다 변화되고 있습니다.

 

한 친구는 자신의 어머니를 용서했으며, 그동안 냉 담했던 어머니를 다시 교회로 인도했죠. 그리고 그 어 머니 역시 지금은 회개의 삶을 살며 고마워하고 있어 요. 또 부모님의 자녀 차별과 학대, 형제의 무관심으로 고통받던 또 다른 친구 역시, 그간 정신과 약에 의존했 었지만, 이제는 부모에게 들었던 독이 가득 서린 말들 에서 용서를 통해 서서히 해방되어 나오는 중이죠. 성 경을 읽고 기도하면서 이 친구에게 예수님 말씀대로 사 는 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어느 날 “신부님, 저는 살면 서 한 번도 꿈이나 환상 같은 걸 본 적이 없는데, 기도 중에 예수님이 아기인 저를 안고 있는 모습을 선명히 봤어요.”라며 예수님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친구는 말씀의 빛을 받으면서 부모에게 받은 부정적 인 말의 사슬에서 벗어나 폭식이나 자해 등의 자학 행 동을 멈추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했죠.

 

이처럼 주님 앞에서 자신을 미워하던 이를 용서하 는 것은 마음 안에 있던 썩은 음식들을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썩은 음식을 버려야 냄새가 안 나고 깨끗해 지듯 마음의 상처들은 내가 먼저 버림으로써 치유가 됩니다. 그게 바로 용서입니다. 행복하길 원하시나요? 내가 먼저 용서합시다. 그러면 깨끗해질 거고, 하느님 을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