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손거울 353

숲을 이루는 작은 씨앗

숲을 이루는 작은 씨앗 옥수수 알갱이 하나는 작습니다. 하지만 그 옥수수 알갱이가 발아해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피워 자라면 2~3m의 커다란 옥수수 대로 자라게 됩니다. 옥수수 대 하나에는 4~6개의 옥수수가 달리는데, 옥수수는 한 자루에 최대 500개 이상의 알이 들어 있습니다. 이 작은 알갱이가 커다란 옥수수 대가 되고 그러한 옥수수 대가 모이면 울창한 숲처럼 됩니다. 한 알 한 알을 따서 뿌리면 많은 옥수수를 얻게 됩니다. 작은 것이지만 옥수수 한 알을 뿌릴 때 엄청난 수확이 이루어집니다. 마치 겨자씨와 비슷한데 겨자씨는 아주 작은 씨앗이지만, 최대 4.8미터까지 자라나는 식물의 종자입니다. 다 자란 겨자풀과 겨자가 모이면 큰 숲을 이루고 그 숲에는 새들이 와서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웁니다. 미미한..

사회 손거울 2023.10.21

‘나’만의 장외홈런을 날려보세요

‘나’만의 장외홈런을 날려보세요 장훈 선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프로 데뷔 후 20년 연속으로 시즌 100안타, 통산 3,085개의 안타, 통산 타율 3할 1푼 9리, 500홈런과 300도루 이상의 대기록을 세우고 1990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장훈 선수가 워낙 잘하자 일본인들은 장훈 선수가 일본인으로 귀화하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장훈 선수는 수많은 차별과 좋은 조건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음에도 귀화를 거부했습니다. 어느 날 장훈 선수에게 한 기자가 귀화를 거부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장훈 선수는 당당하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한국인임을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장훈 선수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뜨거운 민족애를 가진 어머님 박순분..

사회 손거울 2022.04.20

나는 6.25 참전용사입니다

나는 6.25 참전용사입니다 올해 90세의 장상(가명) 어르신은 6.25 참전용사입니다. 1950년 7월, 군에 자원입대해서 6사단에서 사병으로 북한 압록강까지 진격하여 적과 싸웠습니다. 특히 경북 영천, 신령 지구 전투에서 적 전차 3대를 파괴하는 혁혁한 전공을 세워 화랑무공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1953년 소위로 임관 후, 전역하기까지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나라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청춘을 바쳤습니다. 온몸으로 청춘을 바쳐 대한민국을 지켰건만… 어르신에게 남은 건 지독한 가난과 아픔뿐입니다. 전쟁 이후 생긴 허리 및 다리 통증은 평생 고질적으로 어르신을 괴롭혔고, 건강 이상으로 인해 경제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늘 가난에 시달렸습니다. 되돌아보면 힘들고 모진 세월이었지만 어르신은 6.25 전쟁에 참..

사회 손거울 2021.06.25

겸손하게 섬겨라

겸손하게 섬겨라 강들이 모여 대화하고 있습니다. 큰 강들은 서로 자기가 최고라고 하며 자랑하기에 바빴습니다. 다뉴브강이 말했습니다. “내가 매일 날라주는 모든 배를 보아라. 나는 이처럼 위대한 일을 한다.” 나일강도 질 수 없어 대답했습니다. “나는 그 어떤 강보다 세계에서 제일 긴 강이다.” 다뉴브강과 나일강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갠지스강이 가소롭다는 듯 말했습니다. “나는 사람들의 경배 대상이다.” 곁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이름 없는 작은 강이 말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처럼 뽐낼 만한 것이 없습니다. 다만 비가 오면 강이 흘러넘쳐 논밭에 생명을 불어넣어 사람들에게 양식을 줄 뿐입니다.” 재능을 타고난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타고난 재능은 없지만, 노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

사회 손거울 2021.01.26

인천 화재 형 퇴원해요

인천 화재 형 퇴원해요 지난해 9월, 인천에 사는 형제가 집에서 가스 불을 사용하다가 화재가 발생한 사고, 기억하시나요? 따뜻한 하루는 형제의 치료를 위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고, 많은 후원자분들의 온정과 관심이 이어졌습니다. 인천 화재 형제의 형 서진(가명)이는 작년 12월에 화상 병동에서 재활 병동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1월 5일(화요일)에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후에 다시 입원해야 되지만 오랜만에 밖으로 나오게 되어 행복하다고 합니다. 동생 서준(가명)이가 사고 발생 한 달여 만에 세상을 떠난 후, 형은 얼마간은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심한 충격을 받게 될 형을 걱정해 엄마가 말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계속 동생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서진이에게 엄마는 결국 사실을..

사회 손거울 2021.01.19

보고 싶지만, 이제는 울지 않을래요

보고 싶지만, 이제는 울지 않을래요 영훈이는 많이 밝아지고, 안정을 찾았지만 가끔은 외로움과 그리움, 원망 사이에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영훈이에게 따뜻한 하루는 조심스럽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왔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영훈이가 이렇게 일상을 전해주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훈이는 현재 따뜻한 하루가 구해준 월세 집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리 치료를 위해서 선물한 고양이를 보는 즐거움이 크다고 하는데 처음 왔을 때 ‘털 난 공’ 같이 생겼다고 해서 ‘모구’라고 지었다네요. 영훈이는 모구에게 하루 일상을 나누고, 고민을 나누고… 모구의 애교를 보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반려 고양이 모구가 영훈이에게는 새로운 가족..

사회 손거울 2021.01.05

전설이 된 사나이

전설이 된 사나이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미국의 멀리뛰기 선수 ‘밥 비먼’이 트랙에 올랐습니다. 그는 결선 첫 점프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당시 비먼은 올림픽 결선에 오를 정도의 실력은 있었으나 그렇다고 금메달 유망주는 아니었습니다.금메달이 유력한 비먼의 경쟁자들은 동료였던 1960년 금메달리스트 ‘랄프 보스턴’과 러시아의 자랑인 ‘이고르 테르-오바네시안’ 정도로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올림픽 예선에서 두 번이나 무효 판정을 받았던 비먼의 최고 기록 8.33미터로는 그들과 경쟁하기에 많이 부족했습니다.세계 최고 무대인 올림픽인지라 압박감이 가슴을 짓누르고, 자신의 실력을 100퍼센트 발휘할 수 있을지 몰라 몹시 불안하고 초조해 보였습니다.그렇게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초조하게 서 있는 비먼에게 그의 ..

사회 손거울 2020.04.30

아이는 햄버거를 남겼습니다

아이는 햄버거를 남겼습니다 얼마 전 필리핀에서 한 남자가 패스트푸드 체인점 ‘졸리비’에서 햄버거를 주문했습니다. 드시고 갈지 포장해 갈지 묻는 점원에게 여기서 먹고 갈 것이라고 했습니다.그런데 조금 이상했습니다. 남자에게 다른 일행은 없었는데 아무리 건장한 남자라도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의 햄버거를 주문하는 것입니다. 점원은 반신반의하며 주문받은 대로 많은 양의 햄버거를 남자 손님에게 내어 드렸습니다.햄버거를 받은 남자는 자리에 앉더니 가게 밖에 서 있던 누군가를 향해 손짓했습니다. 밖에는 맨발에 해진 옷차림인 아이 세 명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남자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습니다.쭈뼛쭈뼛 매장 안으로 들어온 아이들에게 남자는 햄버거의 포장을 하나하나 뜯어주면서 아이들에게 먹도록 했습니다.아이들은 기쁘..

사회 손거울 2020.04.28

성장에 나이는 없다

성장에 나이는 없다 한 살, 아이는 슬픔이란 감정을 채 배우기도 전에 부모를 잃었습니다. 이모와 할머니 손에 길러지다가 다시 깊은 산골 낯선 할아버지에게 맡겨지지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지만 아이는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기어코 찾아냅니다. 아픔을 지닌 할아버지의 따뜻한 면을 발견하고 눈이 보이지 않는 그래니 할머니의 말동무가 되어드리며 목동 페터와 함께 염소들을 보살피지요.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이야기입니다. 하이디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많은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가치를 새로이 전합니다. “오늘은 눈에 보이는 것마다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그렇죠?” 맛있는 음식도, 좋은 침대도, 비싼 옷도 없지만 하이디는 알프스의 대자연 속에서 육체와 정신을 가꾸며 성장해 나갑니다...

사회 손거울 2020.04.25

편지 봉투 안에 김 세장씩

편지 봉투 안에 김 세장씩 글자를 몰라서 군에 간 남편에게 편지 한 장 못했다고, 그래도 할머니는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긴 했습니다. 봉투 안에 편지지 대신 김을 넣어서요.스물둘에 부모님이 정해준 사람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남편이 군인이었는데 가난한 형편을 벗어나고자 월남 파병을 떠났습니다.그런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야 할 텐데 글을 모르니, 생각다 못해 김을 석 장씩 넣어서 붙였다고 합니다.할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왜 하필이면 김인가요? 차라리 그림이라도 그려 보내시지?”할머니는 정말로 생각도 못 한 대답을 했습니다. “김은 밥을 싸 먹을 수 있으니…”머나먼 타국, 뜨거운 전쟁터에 있는 남편에게 아내는 편지 봉투 속에 사연 대신 김을 보냈습니다. 날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보냈습니다.다시 할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사회 손거울 2020.04.23

청산도 슈바이처

청산도 슈바이처 전라남도 완도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을 가면 ‘청산도’라는 섬에 ‘푸른뫼중앙의원’ 병원이 있습니다. 이 병원의 의사는 아침 7시 40분부터 진료를 시작합니다.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 섬 주민들의 바쁜 일정 때문입니다.의사는 하루 평균 120명의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자정이 넘어 병원으로 집으로 찾아오는 환자들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습니다.청산도 근처에는 병원이 없는 작은 섬들이 많습니다. 보통은 병원을 찾아 환자들이 오는 것이 맞지만 의사는 인근 섬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 무료 진료를 해주고 있습니다.섬에 있는 노인분들이 움직이기 힘드니 의사가 섬을 오가며 진료를 해 줄 수도 있지만 청산도 유일의 이강안 의사 또한 이미 83세의 노인이었습니다.“한두 해 정도만 봉사활동을 하다가 돌아가려 했는데 ..

사회 손거울 2020.04.21

이쯤에서 포기하는 게 맞습니다

이쯤에서 포기하는 게 맞습니다 대학 입시 공부를 위한 학원 수강생들은 보통은 재수생, 삼수생이라고 해도 아직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풋풋한 청년들의 모습이 상상됩니다.그런 수강생들 가운데 70대 노인이 한 분 계셨습니다. 성성한 백발, 주름진 피부의 얼굴로 입시학원 맨 앞자리에 앉아 강의를 듣고 계셨습니다.알파벳도 제대로 모르는 노인이었습니다. 느린 걸음처럼 이해도 느리고 배움도 느렸습니다. 하지만 노인은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기 위해 매일 새벽같이 학원을 찾아왔습니다.학원강사가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왜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노인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공부하는 게 목적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한의대에 합격하고 싶습니다.”강사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어린 학생 중에..

사회 손거울 2020.04.18

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합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합니다 질 볼트 테일러는 성공한 뇌과학자였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강의를 병행했고, 미국 전역을 돌며 학술대회에 참가했지요. 그러던 37살의 어느 날 아침, 그녀가 평생토록 연구해온 ‘뇌’에 문제가 생깁니다. 뇌에서 출혈이 일어나 뇌의 기능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실 전화번호도 잊어버리고 단어를 발음할 수 없고 시야가 흐릿해지며 몸에 힘이 없어집니다. 그녀가 겨우 떠올린 번호는 1,600㎞ 떨어진 곳에 사는 어머니의 전화번호였지요. 뇌가 마비되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와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어머니라는 사실, 놀라우면서도 당연하지요? 이후 그녀는 대수술과 재활 치료를 동반한 8년의 회복기를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곁을 지킨 사람은 어머니였습니..

사회 손거울 2020.04.16

퇴계의 사람 공부

퇴계의 사람 공부 어느 날, 조선 시대 대학자 퇴계 이황은 할아버지의 제사를 치르기 위해 큰 형님의 집으로 갔습니다. 방에는 정성껏 차려진 제사 음식이 가득했는데, 갑자기 제사상 위의 배가 또르륵 굴러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퇴계의 두 번째 부인 권 씨가 떨어진 배를 보고, 치마에 슬쩍 감추다가 큰 형님께 혼나게 되었습니다. 퇴계는 21세에 첫 번째 부인 허 씨와 결혼하고, 7년 만에 사별 후 재혼한 두 번째 부인 권 씨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부족한 딸이 안타까웠던 권 씨 아버지의 부탁으로 퇴계는 권 씨 여인과 부부의 연을 맺게 된 것이었습니다. 자초지종이 궁금했던 퇴계는 부인 권 씨를 불러 “왜 그러셨소.” 물어보았더니 “먹고 싶어서요.”라고 답했습니다. 조선 예법의 대가인 대학자 퇴..

사회 손거울 2020.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