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시집 363

내 생애 이력서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내 생애 이력서                            松竹 김철이  세월아, 등 떠밀어잰걸음 재촉 말아라.너무 속히 달려 원성도 못 했는데왜 거듭거듭 내 인생 등 뒤에서날 떠밀까.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인생사라서죽자고 살자고 욕심부려 돈 불려도둘러메고 걸머지고 갈 길도 아닐 거라죄다 털고 한세상을 살았더니내 인생 이력서는 잔주름뿐이네 얼굴엔 온통 잔주름이 자리 잡고전신에 노을이 피어올라도마음엔 십팔 세 소년기라시상은 탈 쓰고 광대 패로 되살아어절씨구 춤추누나 나 얼마나 더 살아입에 긴 막대 물고 새처럼 쪼아댈지누구 하나 모를 일이지만시심을 판소리 고수로 불러일으켜천상 소리 꿈꿀 테다.

개인♡시집 2024.10.27

추억 앓이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추억 앓이                        松竹 김철이  농촌도 아니었건만춘삼월 호랑나비 춤사위 따라악동들 겨울을 벗고냇둑을 거슬러 졸졸거려 흘렀지 등골에 구슬땀 흘러도한줄기 소나기에황령산 계곡을 걸쳐 무지개 뜨니동네 꼬마들 탄성 하늘을 찔렀네 오곡백과 무르익을 즘개구쟁이 동심도 무르익어볏줄기 하나씩 뽑아 들고벼메뚜기 엮으러 논두렁 탔지 온돌방 자리끼 뼈가 생길 즘에기와집 처마 끝에 고드름 문 발이 드리우고손가락 색연필로 유리창 도화지에성에꽃 곱게도 피웠네 인간미 절로 풍기는그 시절로 되돌아갈 쥐구멍이라도 뒤지리

개인♡시집 2024.10.20

채무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채무                   松竹 김철이  몇천 년을 살 것도 아닌데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도 면했고보릿고개 넘던 시절도 이미 넘었건만왜 그리도아프고 시렸을까. 울 아배삼베 적삼 등에구슬땀 마를 날이 없었지넷째 놈 병고 살이 대신 사시느라 울 어매모시 저고리 고름에피눈물 가실 날이 없었지자식 놈 병치레 몸소 겪으시느라 몇백 년 더 살아양친 은혜 갚고 또 갚은들한순간 신발 끈 묶긴데은혜 갚을 부모 없으니빚쟁이 된 이 몸은 대체 어쩌라고

개인♡시집 2024.10.13

감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감                          松竹 김철이  세상 만인들아!속 보이는 사랑 타령 장구채 내려놓고속 모를 사랑 소리 북채도 내려놓고감의 사랑법인생사 접목하여 살아감세 순교자의 삶인가한겨울 혹한을 견디어사오월 연노랑 꽃 순으로 돋아하늘만 우러러 숨어 핀댔지 악동들 주전부리 감으로청춘 팔이 하다가손돌바람 극성부릴 시월이 오면살 깎이는 고통 감수하고군문 효수당하는 순교자처럼 곶감 걸이 달리네 죽은 자 넋 노리는 저승사자 된 양연미복 까치 군침만 흘리는데붉은 영혼 다 내주고진홍빛 빈 껍질 덩그러니 빈 가지에 걸친다.

개인♡시집 2024.10.06

술타령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술타령                  松竹 김철이  기뻐 한잔 슬퍼 한잔외롭고 괴로워서 또 한잔권커니 잣거니 비우다 보니술잔도 비고내 청춘 곡간도 텅 비더라 술 인심 좋던 그 시절마을 어귀 평상 깔고이웃사촌 술벗 삼아 곡조도 어정 걸음가사도 갈지자걸음 입술을 타지 막차는 어서 가자 고래고래 기적을 울리는데선술집잔술집 촛불도 비웃듯 촛농을 흘리는데탁자 위에 희로애락 풀어놓고뜨덤뜨덤 몇 자락씩 첫닭이 울겠네 인생 시름 흥에 겨워낯선 주정뱅이 춤을 추어도어디선가 들은 듯한우리 노래 우리 곡조일세

개인♡시집 2024.09.29

소나무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소나무                        松竹 김철이  시절 비는 어정버정 내리는데태풍 걸음걸음마다 눈길이 모이고조급해진 텃새 울어도본체만체 꼿꼿이 허공만 탄다. 넌 보았지정 많고 인간미 넘치던 시절을솔방울 땅에 굴러도순박함이 가지에 걸려 웃었네 사계는 퇴색되어도넌 푸르던 그 자리 머물고잎사귀 한 잎 퇴색 없이박해받는 이 늘 푸르게 품어주길 숱한 비바람 널 흔들 적에푸른 초심 변하지 말고뭇 나뭇가지 시들고 메말라도너만은 늘 그 자리 녹색의 꿈을 꿔다오

개인♡시집 2024.09.22

시간 속의 고독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시간 속의 고독                         松竹 김철이  떠나갈 시절못내 아쉬움이 남는데물들 나뭇잎가지에 맺은 정에 검푸르다. 만나고 헤어짐은 대자연 섭리어디로 가고 또 어디로 오는 걸까오가는 열차 기적소리 드높다만이별만은 외롭더라 가로등 어김없이 밤을 밝히지만왠지 외로워이름 모를 풀벌레몇 소절 노래로 밤 허공을 달래네 초가을 달빛은밝아도 영영 을씨년스러운데간혹 비추어진 별빛은드맑던 옛 시절 그리워 고독이 물든다,

개인♡시집 2024.09.15

청국장(淸麴醬)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청국장(淸麴醬)                           松竹 김철이  천사백 년 전고려장 이름표 붙이고 태어나천사백 년을코흘리개로 살아온 개구쟁이 사시사철희멀건 콧물 빼물고방방곡곡 두루 다니며갖은 사랑 한 몸에 받더라 유년 시절눈썰매 지지다시린 손 호호 불며 들어선 안방아랫목 차지하던 얄미운 고 녀석 그날이 오늘인 양어느새 건강식품으로 개명하고현대인 전신을 파고드는 꼴일랑눈꼬리 시어 못 보겠네

개인♡시집 2024.09.08

콘크리트 숲 사이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콘크리트 숲 사이                                 松竹 김철이  불그스레뒷짐 진 계절 허리 펴고 쉴 적에세월을 닮은 노파앞서 놓쳐버린 청춘을 애써 잡으려는 듯지팡이 없이 대로를 누빈다. 시선이 멈춘 그곳엔인적이 드물고맞은편 아파트 층층이유령이 출몰할 듯 정적만 흐른다. 또래 두 동심은무엇이 그리도 심각한지올지 오지 않을지도 모를세상 갖은 걱정 다 품은 듯표정마다 발그스레 인생사 짓는다. 꼿꼿이 선 빌딩 숲 사이노인은 느릿느릿 한가롭고아이들 고함은 고막을 찢는데풍광은 쫓겨가듯 심히 을씨년스럽다.   #콘크리트숲사이 #4부_인생은노름판 #저서 #삶의고해중에서 #제4시집

개인♡시집 2024.09.01

세월 2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세월 2                   松竹 김철이  해 뜨는 아침인 양간신히 출발점에 선유아기 인생들 내몰아세상을 온통 뒤뚱거리게 한다. 인생은 긴데하루살이 삶을 살릴 심사인지혈기 넘친 청년기 부추기더니두려움 죄다 내려놓고천지를 혼란스럽게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약삭빠른 출새 길 찾게 하더니이간질 도가 넘어숱한 장년기 등 돌리게 한다. 서산 넘어꽁지 빠지게 달아날가을 햇살 붙잡듯 애가 타는노년기 서글픈 손에 손에마지막 급행열차 차표를 쥐여준다.

개인♡시집 2024.08.25

만월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만월                松竹 김철이  소쩍새 뜨덤뜨덤 우는 울음길벗 삼아동서남북 돌다 보니세상만사 울렁증이 나네 상현달 하현달부러워 이간질 날이 밝아도밤은 오고동산은 생애 길잡이 되리 첫닭 울기 전까진뭐래도 내 세상인걸빛이여 어둠이여내 나아가는 걸음 막지 말기를 비록암흑 같은 하늘이어도희미한 달빛 벗 삼아서사계를 호령하며 가득 채워라.

개인♡시집 2024.08.18

청산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청산                   松竹 김철이  산새는밤낮 구별 없이 지저귀는데대꾸 한마디 없으니좋은지 싫은지 모르리 산수는변함없이 사계를 흐르는데물꼬 틀 기력이 없어쉬 따르지 못하네 일월은밤낮 번갈아 조르는데임 향한 절개를 꺾지 못해검푸른 피멍이 든다. 물도 흐르고세월도 흐르지만늘 푸르를너의 초심 영원불변하길

개인♡시집 2024.08.11

지우개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지우개                        松竹 김철이  드넓은 세상사족쇄로 채워진 인생살이 살다 보면인생이란 두 글자에더하기 빼기로 수정할 길 있다면내 인생더 좋은 모습 보여 줄 텐데 아옹다옹 사는 게덧없이 흘러갈 인생이라지만길다면 길고짧다면 짧은 세상 소풍 길에좁디좁은 마음 문 열지 못해주고받은 상처 서로 품어줬다면덧나지는 않았을 것을 지구도 둥글고세상도 둥글고 인생도 둥글 듯인생사 마음도사계절 내내 둥근 것이 세상 진리인데네모진 마음으로 살았으니인생 여정 남은 길이 천 리요 만 리로다

개인♡시집 2024.08.04

순간 포착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순간 포착                    松竹 김철이  등 따신남향 창가에 돌아앉아중식 후 상을 물리니뒤통수가 스멀스멀 언뜻 돌아다보니대자연을 지휘하듯오이순 넝쿨손 아래위 가로세로순간순간 움직임이 아름답다. 가사도곡조도 모를대자연의 음악 드높이 울리네악보는 어디에 무대는 한산꾼 한가로운 일상관객은 한산꾼 부부의 애정이니푸른 노래흥겹기가 쉼이 없다.

개인♡시집 2024.07.28

트로트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트로트                     松竹 김철이  일제 강점기민족혼이 말살되듯날강도 총 칼 아래 숨죽여 불렀던우리의 소리 포성은 멎었으나반백 년이 흐른 지금도 휴전 중남북을 드나들며 애환을 달래 주던우리의 노래 국적 모를 곡조에 밀려외도한 자식이었고국적 불명 가사에 쫓겨눈 밖의 자식이었는데 흐르는 세월 따라곡조도 흘러 흘러대한의 가슴에 머무는 우리의 혼불영영 피어 꺼지지 않으리

개인♡시집 202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