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시집 336

거짓말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거짓말 松竹 김철이 하루의 세 끼니 밥은 굶어도 단 하루도 하지 않고는 못 사는 세상 숱한 말 중에 참말은 몇 마디일까! 모양도 색깔도 없는 말, 말, 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생사 달리지 못할 말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짓말 타고 채찍질 달리는 인생아 드넓은 세상사 입 둘 달고 사는 자 하나 없는데 세 치 혀로 내뱉는 말 중 거짓이 진실보다 독판 치더라 둥근 세상 두루 돌 듯 입 섞어 사는 사이 참말과 거짓말이 뒤죽박죽 세상 끝날까지 동고동락 이어가겠지

개인♡시집 2024.04.21

수정(修正)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수정(修正) 松竹 김철이 누구나 한번 왔다, 한 번은 가야 할 길이기에 아무리 잘 살아도 아쉬움은 늦가을 길섶에 낙엽인 걸 물도 쏟으면, 못 담는데 세 치 혀 잘못 놀려 맺은 말 한마디 비수가 되어 돌고 돌다 내 가슴 가운데 꽂히는 법 몸가짐 늘 조신이 가지라는 조상님 말씀 엿 바꿔 먹었던지 경거망동 한순간 행실이 타인들 인생에 아픈 상처 되기에 인생이 문서라면 생각과 말과 경거망동 행실로 그르친 인생사 몇 방울 먹물 먹여 고쳐놓을 텐데

개인♡시집 2024.04.14

회초리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회초리 松竹 김철이 천둥벌거숭이 철부지 유년 시절 세상 진리 가르치며 아버지 드높은 은혜로 내리시던 내리 외사랑이어라 삶의 사리 분별 못 할 어린 자식 어머니 드넓은 모정으로 치며 속울음 몰래 쏟으셨던 내리 짝사랑이어라 맞았을 땐 철부지 소갈머리 애먼 매 맞은 듯이 서럽고 억울했지만 부모님 속마음이야 퉁퉁 부어올랐을 터 부모님 죄다 떠나시고 나만 홀로 남았으니 종아리 뉘 앞에 걷어놓고 보약 같은 회초리 뉘에게 맞아보리

개인♡시집 2024.04.07

돌풍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돌풍 松竹 김철이 코로나19 탓에 임인년 고운 가을도 즐겨보지 못한 채 떠나보내는 심정 시려만 오는데 기세등등 천지를 호령하누나 가지와 이별하고 갈 길 잃은 넋으로 헤매는 낙엽들 천도재라도 올려줄 심사인가, 드높은 창공 아스라이 들어 올린다. 솔잎 창 높이 세운 소나무 가지 사이 허락 없이 들락날락 거친 호흡을 하며 드넓은 세상을 통째 삼키려 하네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든지 세상천지 순풍 되어 천지를 제 것인 양 지배하려는 전염병 고이 업어다가 천 길 만 길 바닷속에 수장시켜 주게나

개인♡시집 2024.03.31

세월여류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세월여류 松竹 김철이 동작 그만 그 선만은 넘질 말아라. 너는 그만 거기 멈춰서 편히 쉬려 마 철모르고 너랑 동고동락 달려왔건만 더는 속질 않으리 영원불변할 줄만 알았던 우정이란 네놈 세월이란 네놈 내 인생사 출입 금지다. 너랑 더는 못 불러 앞서 끌어당겨도 내 청춘가 따로 부를래. 행동 그만 그곳에서 다가서질 말아라. 이젠 너는 나 갈림길 떨어져 가리 철모른 체 너의 손목 잡고 따라왔건만 더는 속질 않겠네 동상이몽 꿍꿍이 품었던 연정이란 네놈 시절이란 네놈 내 청춘 길 간섭 금지다. 너랑 더는 못 산다. 뒤서 등 떠밀어도 내 인생길 따로 가리라

개인♡시집 2024.03.24

아! 옛날이여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아! 옛날이여 松竹 김철이 드맑던 금수강산 널린 게 정이고 나눔이라 귀한 줄 몰랐는데 물 한 모금 밥 한 공기 나누기 두렵더라 매몰찬 사회적 거리두기 야박한 시대를 아궁이 부채질하듯 하는데 꿈길에 만난 듯 피붙이 모습이 봄날 아지랑일세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애틋하고 아쉬운 게 인생 산 데 만나기 두렵고 손잡기 두려우니 이기심이 절로 춤추겠네 병마에 시달리며 살아온 삼 년여 잃은 건 정이요 얻은 건 애끓는 사무침이라 못내 그리워 몇 소절 옛 노래 가사로 허전한 가슴에 흐른다.

개인♡시집 2024.03.17

숨결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숨결 松竹 김철이 세상은 드넓어도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인생사 오늘이 있기에 내일이 오리라 여기지 마라 봄이 오고 꽃이 피고 벌 나비 날아도 봄맞이 그리워할 숨결은 그 어디에 피려나 인생의 색깔 노란색인지 파란색인지, 색칠할 인생 노트 모양은 네모일까, 세모일까, 알 수가 없네 모양도 색깔도 모를 인생사지만 인생살이 새겨갈 노트엔 노랗게 파랗게 살아갈 백년지기 숱한 사연 적어 보리라

개인♡시집 2024.03.10

독백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독백 松竹 김철이 변화 없는 일상 지루함이 오뉴월 엿가락이라도 마음 풀어놓을 곳 하나 없으니 전깃줄 참새떼가 부럽더라 금수강산 거리마다 움직이는 전염병 도사리니 공기 맑고 물 맑았던 옛 시절이 못내 그립네 보고 싶고 손잡고 싶어도 보지 말고 손잡지 말라니 시대의 운명 참으로 얄궂지 둘도 아닌 하나인데 쏟아내 놓은 말썽거리 산을 이루고 천 한 조각 입을 가리라니 입속엔 구린내 진동하겠네

개인♡시집 2024.03.03

정(情)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정(情) 松竹 김철이 부모님 자식 향한 사랑 허수아비 홀로 외로운 가을걷이 들녘 오곡백과 익어가듯 하더라 아비 뼈를 타고 어미 배를 빌려 세상 소풍 온 동기간 우애 저승 갈 길동무 같아라. 흙먼지 폴폴 일으키며 쌓아온 우정 험한 세상 징검다리 밀고 당겨서 건너고도 남으리 영혼 육신 하나 되어 백년해로하쟀으니 부부간 애정 설익은 삶 익혀갈 동무라 하겠네

개인♡시집 2024.02.25

일상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일상 松竹 김철이 대자연 펼쳐놓은 삶터 혼(魂)도 풀어놓고 육(肉)도 풀어놓고 인생 소풍 즐겨보리 때로는 버거워 슬퍼하고 때로는 즐거워 콧노래 흥얼대겠지만 생명 주신 내 임께 감사하고 넋풀이 제대로 해봐야지 창가 햇살도 벗이 되고 창틈 바람도 친구 되니 세상 으뜸가는 갑부도 눈 아래 걸인일세 자나 깨나 함께할 인생길 길동무 곁에 있으니 밤 가지 부엉이도 낮 가지 참새도 부러워 울겠네

개인♡시집 2024.02.18

나눔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나눔 松竹 김철이 드넓은 세상사 빈주먹 움켜쥐고 왔다 한들 콩 한 쪽 나누기가 그리도 쉽더냐 어떤 자는 제 부모 평생 모은 재산도 게 눈 감추듯 하는데 어떤 자는 노숙자 말 한마디에 입었던 제 옷마저 선뜻 벗어주더라 누구의 육신에 붙은 살점은 냉기 온기 제대로 느끼는 살점이고 누구는 냉기 온기조차 못 느낄 쇠가죽을 뒤집어쓴 줄 아는가. 먼 훗날 이 세상 떠날 적 발걸음 무거워 떠나기 힘겨울 적에 밥 한술 나눈 선행 천국 열쇠 되는 것을

개인♡시집 2024.02.11

칠월이 오면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칠월이 오면 松竹 김철이 먼 곳 날아들 갈매기 옛 삶 벗같이 홀연히 찾아올 칠월이 오면 물러앉은 추억을 만나는 것으로 첫 장을 넘겨 보리라 화톳불 이글대는 태음이 옛 여우비처럼 잠시 쏟아질 칠월이 오면 엉킨 생의 실타래 푸는 것으로 첫 매듭 엮어 가리리 생은 즐기는 것이기에 기왕에 예 왔으니 쓰디쓴 소주 한 잔에 감격하고 짠지 한 조각에도 풍류 지으며 칠월의 흥에 취해보련다

개인♡시집 2024.02.04

접시꽃 당신은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접시꽃 당신은 松竹 김철이 콩새는 떠나보낼 임 아쉬워 시절 말미 우는데 떠나는 임을 배웅하려는가 다섯 폭 소복으로 한해살이 상을 치르셨지 만개할 계절을 몸소 표하시려오 이승과 저승의 진리를 깨우치듯 한 송이 자주색 꽃으로 피시네 하늘과 땅이 녹아내리듯 아직 설익은 더위에 숨통이 막혀 한 자락 헛바람이 아쉽고 한 줄기 도둑 비가 그리울 참에 다섯 잎 바람개비로 돌더라 무녀의 넋으로 피었는가, 살인 더위 떠난 저승객이라도 달래시려는지 진분홍 무복 칠월에 춤춘다.

개인♡시집 2024.01.28

초목(草木)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초목(草木) 松竹 김철이 드높은 하늘을 오르고파 위로만 솟는가, 사시사철 푸르고 고운 잎과 꽃을 피워도 줄기는 늘 허황한데 드넓은 벌판을 푸르러지고파 옆으로만 번지나, 계절 따라 시들고 피우는 짙은 환경 물들여 살련다. 바람 불고 비 올 적에 바람 한 점 막아줄 버팀목 없어도 한줄기 빗물 가려줄 우산이 없어도 시시때때로 피고 지는 것을 초목은 내일을 꿈꾸지 못한다. 모진 가뭄엔 타 죽고 지린 홍수 땐 뿌리째 뽑혀도 내일을 만들어 핀다.

개인♡시집 2024.01.21

추억 앓이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추억 앓이 松竹 김철이 인생사 모두가 착각이라지만 몇십 년 전 입맛의 담장을 손 안 대고 넘으려니 제맛이 날 턱이 있나. 어머니 손을 떠나, 동짓달 칼바람 맞으며 하룻밤 살강 위에 홀로 지샌 탓에 살얼음 뼈가 자란 그 맛을 보려 했는데 아내의 손을 떠난 동지죽 베란다 칼바람에 하룻밤을 지새우고도 살얼음 뼈가 자라지 않았으니 분명 덜 자란 애동지 로고 남의 아내 손을 떡 주무르듯 주물렀으면 콩알만 한 염치라도 있어야지 눈곱만한 은혜도 모르니 그 이름 자명한 아기 동지여라

개인♡시집 202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