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시집 363

두 글자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두 글자                    松竹 김철이  인생 백 년 산다 한들두 글자노예살이 족쇄도 못 벗는걸평생 빈 지게 걸머지고허덕허덕 걷는구나. 이별이 뒤이어 오는 건까마득히 잊었는지만남에 도취 되어하루살이 순간에 얽매이네 미움도 배우지 못해놓고사랑을 논하니애증이 갈팡질팡드넓은 세상 갈지자걸음이지 남남이 되는 연습도 없이연분의 만리장성 쌓으려니시기가 눈 가리고 질투가 마음 가려원수로 돌아서는 세상사 얄궂더라 천륜도 모르면서부모로 살려 하니천지도 두렵지 않아자식 주신 하늘에 삿대질 그득하다.

개인♡시집 2024.07.14

바다는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바다는                         松竹 김철이  천적을 피해 오는새벽 갈매기 아직 울지도 않았건만먼 길 떠나는 낭군을 배웅하듯등댓불 밝혀 애정을 전한다. 밀물 썰물 성화가 하늘을 찌르고사계절 계절풍이 물밑을 뒤집어 놓아도바닷속 생명체 쓸어안고젖 물려 키워가듯 모정을 베푼다. 천방지축 왜바람이 사시사철 물길을 뒤바꾸고풍랑과 너울이 짝지어 몰려오나얄미워도 다시 한번 보자는 듯만물 지장 측은지심으로 올려다본다. 세상이 열두 번 더 바뀌어도늘 그 모습 그 표정으로그 자리 지켜가며일 년 삼백육십오일 한결같은 물결로 노래한다.

개인♡시집 2024.07.07

사모곡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사모곡                     松竹 김철이  음표 음계도 찾지 못할오선지내 어미 고생 자락평생 살은 생의 실타래 풀어 보리라 고생 텃밭에걱정 근심 씨앗 얼마나 심었던지평생 삶의 사립문에고생바가지 늘 걸어놓고 사셨지. 무심한 낙숫물에자식 농사 망칠세라오매불망 그리움 하나 품에 안고살고 지고 살고 져도 끝이 없단다. 흘러갈 바람결에이름만 묻어와도가슴이 먹먹하고 마음이 저려온다.한 소절 기약도 없이

개인♡시집 2024.06.30

만남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만남                 松竹 김철이  인생 백 년 사노라면갠 날이 열에 일여덟흐린 날이 열에, 두서넛이듯진정 좋은 인연 만나기 하늘 별 따기지 한 번 만나 좋은 인연천 번 만나 좋은 느낌 느낄 적에하늘 내린 필연이니하늘에 고개 숙여 감사하소 좋아 마주할 땐 간 빼 주고싫어 돌아설 땐 뒤통수치는 게세상 인간사니백 년 살이 구십 년은 뒤통수 살펴 보존하길 만물 영장 무엇하누악연 되어 돌아설 때꼬리 한 토막 자를 것 없어한평생 똥 마려운 똥개인 양살아생전 내내 엉거주춤유사시 꼬리 잘라 달아나는 도마뱀이 부럽더라

개인♡시집 2024.06.23

초심(初心)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초심(初心)                        松竹 김철이  돌고 도는 것이세상 뭇 인생사라지만풍차 돌이 골백번 돌아도시초에 품은 마음 강풍 불어 흔들어도한 포기 잡초로 살리니 세상살이 고달프다말만 말고 돌아보소어저께 걷던 길에야생화 무성히도 피는지를 바람 불고 비 오는 날우산 없이 걸을 적에다 낡은 비옷이라도 그리운 건 인지상정흐린 날도 갠 날도낡은 비옷 버린 날도 잊지 말고 기억하소 인간사 다 버려도영구히 보존할 건처음 먹은 마음이라어지러운 세상 지팡이로 삼아봄세

개인♡시집 2024.06.16

인생은 노름판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인생은 노름판                        松竹 김철이  세상 너른 삶터 노름판 삼아뭇 인생논 팔고 밭 팔아서지닌 것 덜 지닌 것 아낌없이한판 밑천으로 던진다. 이밥이면 어떻고눌은밥이면 어떠리탄 밥에 소금물 푹푹 절인무 꼬랑이 하나면 족할 것을 누구는 익충으로누구는 해충으로 살고파 사는가,가진 것 없고누릴 것 없으니전 재산 한 판에 걸 테지 어떤 구름 비 싸였는지아는 자 장땡 잡고모르는 자 망통 잡는 인생사노름판 진리로 죽고 산단다.

개인♡시집 2024.06.09

동행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동행                         松竹 김철이  두서너 살사내아이 귓전에 맴돌던 노랫가락나이도 먹지 않은 듯황혼 녘 생의 귓전엔 여태 청춘일세 원고지 빈칸마다영혼을 새겨 메우듯이한평생 가슴앓이 벗으로 살아왔으니생애 끝날 상여 메고 따라주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나의 반쪽고장 난 벽시계를 바라보듯만고 천추의 젊음 그 안에 머물길 인고의 세월 동고동락 함께 겪었던그 이름 그 모습들가족이란 거물 속에 죄다 가두어내 영혼 기억 속에 쟁여가야지

개인♡시집 2024.06.02

진실과 거짓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진실과 거짓                                  松竹 김철이  밤이 아무리 짙고수탉의 목을 산 채 비틀어도새벽은 반드시 오는 법오늘 또그 어떤 진실과 거짓의 공방이 오고 갈까. 옛말에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옳고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다고 하듯세상은 언제나 진실과 거짓이 공존하는 곳 애초에에덴 낙원에서 선과 악의 뿌리가 내렸으니사악한 이 세상선의 가면을 쓴 악이 독판치고선은 한순간 맥을 못 추네 오늘 하루 사이천사의 탈을 쓴 악마 흔들어 놓아도단 일 초 흔들리지 않게매 순간 치솟는 태양처럼 뜨거우리

개인♡시집 2024.05.26

웃음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웃음                        松竹 김철이  뭐가 그리 좋아 허허실실 웃냐고웃지 못할 슬픔은 그 뭐든가한번 왔다 한번 돌아가는 소풍 길에허리춤 주먹밥이라도 잃었나. 험하고 야박한 세상사웃을 일 별로 없어도갚을지 못 갚을지는 모르지만희극 판 웃음보 빌려서라도날이면 날마다 웃으며 사르리 한번 웃으면 젊어지고한번 울면 주름지듯해가 뜨나 달이 뜨나웃음판 펼쳐놓고 웃음 따 먹기나 하련다. 일 년 삼백육십오일매일 기쁘고가슴 벅차게 좋을 순 없지만매 순간입 벌려 웃을 순 있으니

개인♡시집 2024.05.19

세월 1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세월 1                松竹 김철이  한 꾸러미 헐어놓으면밤새좀도둑을 맞은 듯여름철 천둥 번개와 같아라. 앞만 보고 닦아놓은 선로고장 난 열차 같아서손들어도끝내 세워주지 않구려 흐르는 강물간혹 쉬어 가기도 하건만사공 잃은 나룻배 된 양쫓기듯 쉼이 없구나 밑 빠진 독 같구나달아난 청춘애가 타 불러봐도꼬리 끊고 내빼는 도마뱀이네

개인♡시집 2024.05.12

희생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희생                           松竹 김철이  세상 부모 누구라도드넓은 가슴속에희생 씨앗 심고 심어울긋불긋 춘삼월 꽃을 피우더라 부부의 연은드넓은 이 땅의 인력으로 맺는 게 아니라드높은 하늘이 맺는 것더 사랑하고더 채워가라는 천명이라 하겠네 형제의 연은같은 피를 타고 같은 배를 빌려같은 가문에 태어났으니둘 중 하나 나누라는 것이겠지 사돈의 연은내 새끼 네 새끼 하나씩 나누었으니네 새끼 잘못,내 새끼 잘못일 터초라한 희생 정이 되고소박한 정이 인생 강을 메운다.

개인♡시집 2024.05.05

해녀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해녀                    松竹 김철이  망망대해 테왁 하나 의지하고눈에다 더 큰 눈을 덧씌워어미 젖가슴 파고드는 새끼처럼대자연 젖가슴을 단숨에 파고든다. 허락하지 않으려는 숨결과떼 내려는 손길이몇 순간 빗장의 놀림으로천칠백 년 묵은 바위틈 다툼이 일더라. 밀물 썰물 이름표 달고들고 나는 물살의 성화에꾹꾹 눌러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가슴 맺힌 한을 길게 토해내리 산초(山草) 캐는 산처녀 어디로 가고해초(海草) 캐는 물처녀 물 호미질로너른 바다 통째얼기설기 엉성한 망사리에 담으려 네

개인♡시집 2024.04.28

거짓말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거짓말 松竹 김철이 하루의 세 끼니 밥은 굶어도 단 하루도 하지 않고는 못 사는 세상 숱한 말 중에 참말은 몇 마디일까! 모양도 색깔도 없는 말, 말, 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생사 달리지 못할 말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짓말 타고 채찍질 달리는 인생아 드넓은 세상사 입 둘 달고 사는 자 하나 없는데 세 치 혀로 내뱉는 말 중 거짓이 진실보다 독판 치더라 둥근 세상 두루 돌 듯 입 섞어 사는 사이 참말과 거짓말이 뒤죽박죽 세상 끝날까지 동고동락 이어가겠지

개인♡시집 2024.04.21

수정(修正)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수정(修正) 松竹 김철이 누구나 한번 왔다, 한 번은 가야 할 길이기에 아무리 잘 살아도 아쉬움은 늦가을 길섶에 낙엽인 걸 물도 쏟으면, 못 담는데 세 치 혀 잘못 놀려 맺은 말 한마디 비수가 되어 돌고 돌다 내 가슴 가운데 꽂히는 법 몸가짐 늘 조신이 가지라는 조상님 말씀 엿 바꿔 먹었던지 경거망동 한순간 행실이 타인들 인생에 아픈 상처 되기에 인생이 문서라면 생각과 말과 경거망동 행실로 그르친 인생사 몇 방울 먹물 먹여 고쳐놓을 텐데

개인♡시집 2024.04.14

회초리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회초리 松竹 김철이 천둥벌거숭이 철부지 유년 시절 세상 진리 가르치며 아버지 드높은 은혜로 내리시던 내리 외사랑이어라 삶의 사리 분별 못 할 어린 자식 어머니 드넓은 모정으로 치며 속울음 몰래 쏟으셨던 내리 짝사랑이어라 맞았을 땐 철부지 소갈머리 애먼 매 맞은 듯이 서럽고 억울했지만 부모님 속마음이야 퉁퉁 부어올랐을 터 부모님 죄다 떠나시고 나만 홀로 남았으니 종아리 뉘 앞에 걷어놓고 보약 같은 회초리 뉘에게 맞아보리

개인♡시집 202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