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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 제 4시집_삶의 고해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4. 4. 28. 09:00

해녀

 

                   松竹 김철이

 

 

망망대해 테왁 하나 의지하고

눈에다 더 큰 눈을 덧씌워

어미 젖가슴 파고드는 새끼처럼

대자연 젖가슴을 단숨에 파고든다.

 

허락하지 않으려는 숨결과

떼 내려는 손길이

몇 순간 빗장의 놀림으로

천칠백 년 묵은 바위틈 다툼이 일더라.

 

밀물 썰물 이름표 달고

들고 나는 물살의 성화에

꾹꾹 눌러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가슴 맺힌 한을 길게 토해내리

 

산초(山草) 캐는 산처녀 어디로 가고

해초(海草) 캐는 물처녀 물 호미질로

너른 바다 통째

얼기설기 엉성한 망사리에 담으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