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450

누룩 | 우리 가정에 예수님 모시기

우리 가정에 예수님 모시기  우리 가정엔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인 두 아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새 벽미사와 가정기도를 함께 드렸습니다. 가정의 크고 작은 어려움과 바람들을 늘 함께 기도하며 살았습니 다. 그런데 큰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되자 미사와 가 정기도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부 모로서 신앙교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러던 중 교구 가정사목국에서 진행하는 ‘가정성화미 사 및 성가정상 순회기도’가 우리 본당에서 개최되었 고, 우리 부부는 희망을 품고 ‘성가정상 순회기도’에 신 청했습니다. 신앙에 대한 아이의 차가운 마음과 무분 별한 태도를 되돌릴 수 있는 기회로 여겼습니다. 드디어 본당에서 ‘가정성화미사’를 봉헌하는 날, 자 녀들과 함께 ..

세대간 소통 2024.12.28

말씀의 이삭 | 기도로 이어지는 사랑

기도로 이어지는 사랑  제가 하느님을 알고 지금껏 그분 곁에 머물러 있는 것은 사실 따지고 보면 다 저희 외할머니 덕분입니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헤아려보면, 방 한쪽에서 열심히 기도드리시 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친척들이 저희 집에 한 꺼번에 올 일이 있어도, 항상 할머니는 저녁에 함께 기도 하자며 가족들을 모으셨었습니다. 두런두런 둘러앉아 할 머니와 함께 묵주기도를 드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또, 그렇게 묵주기도가 끝나고 나면 다시금 방에 홀로 들어가 서 기도를 이어가시던 모습까지도요. 할머니는 항상 기도하며 사신다는 것이 삶에서 느껴지 는 분이기도 하셨습니다. 너무나 인자하신 분이셨고, 저 는 끝내 할머니가 화를 내시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 습니다. 그 어떤 실수를 하고 주저앉아 있..

세대간 소통 2024.12.24

누룩 | 들음의 성모님을 만나다

들음의 성모님을 만나다  아들 부부는 결혼한 지 6년 만에 쌍둥이를 안았다. 결혼 이후, 아들 부부는 아기를 낳기 위해 많은 노력 을 했지만 주님의 뜻이 아니었는지 계속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말하지 않아 도 느끼게 되었다. 다른 방법은 없었고 기도하는 수밖 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나는 나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하는 기도가 전부였던 우리에게 언젠가 조각 작품으로 본 ‘들음의 성모님’이 생각났다. 나는 남편에게 9일 기도를 함께 하자고 제의 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새벽 5시 55분에 일어나 묵주의 9일 기도에 들어갔다. 새벽에 일어나 함 께 기도드린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묵주를 든 손에 절실함을 담았다. 묵주 한 알 한 알에 정성을 다했다. 청 원기도와 감사..

세대간 소통 2024.12.21

말씀의 이삭 | 내가 성당을 찾는 이유

내가 성당을 찾는 이유  저는 자존심이 너무 강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익숙지 않습니다. 힘들어도 괜 찮은 척하고, 슬퍼도 행복한 척하며 아픔을 어떻게든 숨 기려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것인데, 왜 그렇게 싫을까요. 아마 저에게는 두려움이 있 는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였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약점 잡히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혹 시 무시라도 당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그런 수많은 두려움이 제 안에 웅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그런 두려움 속에서 온전히 빠져나왔다고 자신 하기는 어렵지만, 요즘은 그런 견고한 제 안의 장벽이 조 금씩 허물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성당에 다시 나오기 시작 하면서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

세대간 소통 2024.12.17

누룩 | 나의 신앙 일지

나의 신앙 일지  2015년 3월. 갓 20살이 된 나는 부산에 내려오게 되었다. 19년간 서울에서만 살아왔던 나에게 부산 사 투리와 거친듯하지만 누구보다 따듯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모습은 정겹게 느껴졌다. 부산에 내려와 가 장 먼저 찾아본 곳은 성당이었다. 주일 저녁,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집에서 제일 가까운 남산성당으로 발 걸음이 향했고, 때마침 청년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다. 미사가 끝난 후 수녀님 한 분이 나에게 다가와 청년회 에 가입을 권유하셨는데, 첫날 바로 가입하는 것이 부 담스럽기도 했지만 기쁘게 수녀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청년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청년회 사람들은 서울에 서 온 나를 신기해하며 반갑게 맞아주었고, 이렇게 부 산에서의 신앙생활이 시작되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대의 막바..

세대간 소통 2024.12.14

말씀의 이삭 | 비워서 생기는 마음의 평화

비워서 생기는 마음의 평화  30살이 막 되었을 무렵 산티아고 성지순례를 다녀왔습 니다. 사실 그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저 친한 언니들 이 가자는 말에 가볍게 여행가는 마음으로 따라나섰을 뿐 이었습니다. 침낭을 챙겨야 한다는 언니의 말에, 저는 7 세 이하 어린이들이 쓰는 귀엽고 작고 예쁜 침낭을 챙겼 습니다. 예쁜 등산복에 드라이기와 화장품도 잔뜩 챙겨서 배낭에 넣고 룰루랄라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순례 시작지인 생장으로 가기 위해 들른 파리 공항에서 이미 시련은 시작되었습니다. 호텔을 찾아 헤맨 지 1시간이 되었을 즈음, 외국어 하나도 못 하는데 여길 무슨 생각으로 왔나 하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공항조차 빠져나가지 못하고 빙빙 돌고 있었기 때 문입니다. 순례가 시작되고 나서, 이 불..

세대간 소통 2024.12.10

누룩 | “그 누구도 죽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 누구도 죽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메시지를 받습니다만, 언제나 제 심장을 순간적으로 멈추게 하는 문자가 있습니다. “○○○사업장에서 ○○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시에 사망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노동사목에 몸담고 있지만, 이 들의 죽음은 아직도 그리고 언제나 저에게는 익숙함 이 아니라 무거움과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수많은 노 동자가 죽어가고 있지만, 그리고 대형 참사로 이들의 죽음이 어느 정도 알려지긴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리 사회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한 인간의 생명’을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죽을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를 그대로 둔 사이, 또 다른 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립니 다. 무관심 속에서 ‘인간’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 또 한 이 무관심의 일원이기에 아프..

세대간 소통 2024.12.07

벼랑 끝에 서고나니 올 데가….

벼랑 끝에 서고나니 올 데가….  한 때 저희 가족도 주일만 되면 독실하셨던 할머니와 함 께 온 가족이 미사에 참례하러 가는 것이 당연할 때가 있 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였던 제게 미사는 왜 그리 재미없 던지요. 저는 그저 일요일 아침에는 늦잠도 자고 티브이나 보면서 놀러 가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던 그야말로 철부지 였습니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부산으로 전학 을 갈 무렵, 식구들이 다 흩어지게 되었고, 저는 그때부터 하느님을 외면하며 살았습니다. 무려 20여 년을요. 그러던 어느 날, 뒤돌아보니 저는 어느새 30대가 되었 고, 그 무렵 한창 어려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 니다. 살면서 누구나 위기를 맞는다고는 하지만, 저는 너 무나 나약해져 있었기에, 당장 내일이라도 삶이 끝날 것 만 같은..

세대간 소통 2024.12.03

청소년 특집 | 삶을 헤쳐 나갈 힘

삶을 헤쳐 나갈 힘  패트릭 네스와 시본 도우드의 청소년 소설 《몬스터 콜스》의 주인공 코너는 외로운 아이입니다. 심각한 병 에 걸린 엄마는 치료에 치료를 거듭해도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합니다. 몇 해 전 엄마와 이혼한 아빠 는 코너보다 새로 꾸린 가정이 더 중요한 것처럼 행동 합니다. 학교에서는 코너의 엄마가 병에 걸렸다는 소 문이 퍼져 모두가 코너에게 거리를 둡니다. 유일하게 코너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코너를 괴롭히는 해리와 일당들뿐입니다. 코너는 매일 밤 악몽을 꿉니다. “아 무리 세게 붙들려고 애써도 자기 손에서 손이 빠져나 가는 꿈.”(11쪽) 똑같이 반복되는 이 꿈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코너만의 어두운 비밀입니다. 그리고 어느 밤, 몬스터가 찾아옵니다. 거대한 주목 (주목과에 속한 ..

세대간 소통 2024.11.28

말씀의 이삭 | 흥! 아무리 막아봐라!

흥! 아무리 막아봐라!  제가 유일하게 하느님과 지키는 약속이 있다면, 그건 ‘절 대 주일미사를 거르지 않겠다.’는 겁니다. 2009년 주님께 다시 돌아온 후로는 이 약속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습니다. 서울에 있을 때는 문제 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동네마다 성당이 있고 미사 시간도 새벽부터 밤까지 다양하게 있으 니까요. 하지만 지방이나 해외는 녹록하지 않을 때가 많습 니다. 얼마 전, 체코 프라하에 갔을 때가 그랬습니다. 프라하의 성 비투스대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바로 다 음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반드시 ‘이곳’ 에서 ‘이 시간’에 ‘미사’를 드려야 했죠. 유럽의 성당 대부 분이 그렇듯 성 비투스대성당도 유명 관광지 중 하나입니 다. 체코의 중심부인 프라하성 안에 있는 이 성당은 역..

세대간 소통 2024.11.26

누룩 | ‘내던져진 존재’들에게 부치는 가을 편지

‘내던져진 존재’들에게 부치는 가을 편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 간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 관하게 지금의 내가 처한 시대와 환경과 상황 속으로 ‘내던져짐을 당한 존재’, 그것이 인간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날 때부터 훌륭한 인격의 부모에게 서 금수저로 태어나고, 또 누군가는 부모에게조차 버 림받은 채 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운명으 로 태어나는가 봅니다. 하늘에서 내던진 씨앗이 싹을 틔우기에 딱 알맞은 옥토에 떨어지기도 하고, 가시를 피우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사막 한가운데 떨어 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갈밭의 결핍과 갈증 속에서 온통 가시로 뒤덮인 꽃을 피운 엉겅퀴를 누가 탓할 수 있겠습니까.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면..

세대간 소통 2024.11.23

말씀의 이삭 | 혀만 남았다고?

혀만 남았다고?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덕분에 제 이름 앞에는 ‘일타강사’라는 수식 어가 붙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제 강의를 듣는 학생이 늘 어났고 그에 비례하여 수입도 늘게 되었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뿐인데 과분하게 받고 있다는 생각에 ‘기부’라는 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전 기부를 해봤어야 알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성당 사무 실을 찾아갔습니다. 가톨릭과 관련된 기관에 기부하고 싶 다고 했더니, 그분은 무심히 “까리따스로 연락 한 번 해보 세요.”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저의 기부는 ‘까리따스알 코올회복센터’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알코올회복센터는 알코올 의존 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돕는 곳인데 재정적인 문제로 문..

세대간 소통 2024.11.19

누룩 | 찰리 채플린 명언 4가지에 숨겨져 있는 진실!

찰리 채플린 명언 4가지에 숨겨져 있는 진실!  영국의 배우이며, 코미디언, 영화감독, 음악가인 찰 리 채플린은 88세에 세상을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 합니다. 첫째,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들의 문제조차 도. 둘째, 난 빗속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도 내 눈 물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우리 삶에서 가장 의 미 없는 날들은 웃지 않는 날이다. 넷째, 세상에서 가 장 좋은 의사 6명은 * The sun (태양) * Rest (휴식) *Exercise (운동) *Diet (다이어트) *Self-Respect (자존감) *Friends (친구) 라고. 삶은 여행일 뿐입니다. 웃음은 몸 안의 조깅입니다. 이 아름다운 명제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참사랑 의 이야기입니다. 주님 말고는 세상..

세대간 소통 2024.11.16

청소년 특집 | 하느님을 찾는 목마른 젊은이들

하느님을 찾는 목마른 젊은이들  교구 대학생사목부에서 사목하던 때, 한창 ‘여혐(여 성혐오)’, ‘남혐(남성혐오)’이라는 말이 유행하며 젠더 갈등 이 크게 터졌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까지도 20대 사이 에선 민감한 문제인데, 교회도 사회도 관심을 기울이 지 않는다면서 절규하던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러 다가 2016년 5월, 30대 ‘여혐자’가 20대 여성을 화장 실까지 따라가 살인을 저질렀던, 이른바 ‘강남 화장실 묻지마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후, 교회의 여 성 사제 허용 문제를 비롯하여 여성 문제에 대해 묻는 가톨릭학생회 차원의 문의가 여러 차례 잇달았습니 다. 저는 이 정도로 20대들에게 중요한 이슈라면 공적 으로 시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2016년 10월, 자리를..

세대간 소통 2024.11.14

말씀의 이삭 | 수능을 축하하는 이유

수능을 축하하는 이유  저는 수학을 사랑합니다! 제 고백을 들은 사람들의 반 응은 하나같습니다. “우와, 수학이요? 수학 사랑하는 사 람 처음 봐요. 전 수포자(수학은 포기한 자)였거든요.” 대부분 의 대한민국 국민이 학창 시절에 수포자가 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 ‘과정’이 아니라 ‘답’이라 는 결과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 라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고 답 을 맞혔는지, 틀렸는지, 그래서 몇 개를 맞혔는지에만 관 심을 두니까요. 그렇게 생각했다면 저도 수학을 사랑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다행히 저는 결과보다는 수학 문 제를 푸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었습니다. 하나의 수학 문제를 푸는 방법은 아주 다양합니다. 문 제집 해설서에 나오는 방법..

세대간 소통 202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