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380

누룩 | 참 삶의 길

참 삶의 길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지혜를 가르쳐 주지만, 힘겹지만 진정한 체험을 지속하다보면 영적인 성장이 일어나서 어떠한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꿋꿋이 나아갈 수 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한 사람의 스토리가 있다. 그는 조직 폭력배와 마약쟁이라는 어둠의 삶을 박차고 일어 나 진정한 빛을 발견했다. 풀 한 포기 없는 척박한 땅이 었지만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난 후 생명의 꽃이 피어 나는 느낌을 그에게서 받는다. 하요한과의 인연은 20년 전 그의 아들의 정신과 진 료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잘 몰랐으나 시간 이 지나면서 파란만장한 그의 삶을 알게 되었다. 그는 13살 때 가출하여 소매치기로 소년원을 전전했고, 성 인이 되자 시외버스터미널을 관리하는 깡패조직에 들 어가 각목과 쇠 파이프를 휘두..

세대간 소통 2024.03.09

말씀의 이삭 | 저는 찬양 사도입니다

저는 찬양 사도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2010년은 제게 참 특별하고 소중한 것들을 많이 허락해 주신 해였던 것 같습니다. 늦은 나이 에 전역해서 ‘어떻게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 을 해야 하지?’라는 의문으로 가득 차 두렵기만 하던 때, 육군 훈련소에 근무하시던 신부님께서 저를 매주 있던 세 례식과 주일 미사의 찬양 봉사자로 불러 주셨습니다. 지 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찬양 사도로서 저를 있게 한 출 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들만 있는 곳에 내가 가면 좋아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제게 맡겨진 일에 최선 을 다하며 열심히 찬양했습니다. 1000여 명이 넘는 훈련 병들 앞에서 남자인 제가 혼자 성가 연습을 시키고 묵상 곡을 나눈다는 것. 지금 생각해 봐도 떨리는 시작이었습 니다. ..

세대간 소통 2024.03.05

누룩 | 나에게 새로운 삶을 주신 분

나에게 새로운 삶을 주신 분 고등학교 3학년 때 주님의 부르심으로 성당에 오게 된 저는 매주 꿀 같은 주말 아침잠을 주님께 봉헌하여 기쁘디기쁜 부활절 밤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수험생활 중 매주 성당에 나갈 수는 없었지만, 틈틈이 아침·저녁 기도와 묵주기도를 바치며 주님과 대화하고 그분 안에 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끝없는 터널 같았던 수험생활을 마치며 신앙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던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품고 청년회에 들어갔습니다. 또래의 청년들과 서로의 신앙 을 나누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예수님을 알아가는 삶 은 말라붙었던 제 마음을 다시 따스하게 적셔주었습니 다. 하지만 스무 살이 된 청년에게 속세의 유혹은 성당 의 즐거움보다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힘든 일 들도..

세대간 소통 2024.03.02

청소년특집 | 멋지게 자라는 중

멋지게 자라는 중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생각이 자꾸만 떠올라 불안함을 느껴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대다수의 사 람은 잠깐 불안해하다가도 곧 그 생각이 사라져 다시 불안하지 않은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어떤 사 람들은 불안을 유발하는 생각이나 이미지, 충동이 머 릿속을 떠나지 않아 괴로워합니다. 본인의 의지와 상 관없이 특정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강박적 사 고’와 불안을 없애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강 박 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 질환을 강박증이라고 합니다. 강박증은 평생 유병률이 약 2~3% 정도 되는 흔한 병으로, 소아와 청소년에게도 드물지 않게 나타 납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정상적으로 활 동할 수 있게 되지만, 치료 과정이 결코 녹록한 것은 아닙니다. 잘 모..

세대간 소통 2024.02.27

누룩 | 일상 속 작은 실천

일상 속 작은 실천 올해 일곱 살이 된 제 아이가 아주 어릴 적, 모기에 물려 심하게 붓거나 피부 트러블로 힘들어할 때 도움 이 되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천연화장품과 비누 만들 기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며 계속하고 있는 ‘천연화장품과 비누 만들기’ 는 자기개발은 물론 마음의 힐링까지 책임지고 있습 니다. 처음에는 만들어 쓰는 것이 재미있고 피부에 좀 더 좋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더워지는 날씨, 이상기온과 홍수와 태풍 등 지구는 지 속적으로 힘듦을 표현했고 기후 위기에 대한 고민이 더해졌습니다. 내 아이는 물론 우리가 함께 살아 나갈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이어지던 중, 제로웨이스트를 통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

세대간 소통 2024.02.24

신앙 이야기 | 은총 주님 은총 꽉 잡고 함께 걸어요

은총 주님 은총 꽉 잡고 함께 걸어요 나는 한때 주일 미사만 꼬박꼬박 나오던 발바 닥 신자였다. 어느 날 성당 자매님이 레지오 마리 애에 가입해 보지 않겠느냐는 말을 건네 왔다. 소 싯적에 청년 레지오를 했던 적이 있어서 레지오가 낯설지 않았고, 하느님께서 이렇게 나를 또 가까 이 두시려 하나 보다 생각했다. 레지오 마리애에 서 활동하다 보니 낯설었던 형제자매님들이 하나 둘 익숙한 얼굴이 되어갔다. 심심치 않게 여러 단 체에서 가입 권유도 받았고 봉사라는 이름으로 성 당에서의 활동 범위가 넓혀졌다. 권유였지만 결국엔 나의 선택이었고 후회하기 에 앞서 일단 부닥쳐 보기로 했는데, 공동체 안에 서의 봉사는 때론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나 를 하고 있으면 다른 하나가 보태지는 식이였고, 가족들에게까지 강요..

세대간 소통 2024.02.20

사제 단상 | 회개

회개 2024년 올해는 좀 빠르게 사순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림 시기에도 같은 맥락이 있지 만 개인적으로 대림 시기보다는 사순 시기 안에서 회개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신자분들이 십자가의 길 기도를 많이 바치는 시기로 예수님의 수고 수난을 더 깊이 묵상하기 때 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사순 제1주일인 오늘부터 회개의 마음으로 의미 있는 사순 시기를 보 내시길 기도합니다. 회개의 은총은 하느님과의 화해이고 더 나아가 일치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등 돌린 삶에서 하느님을 마주하는 삶으로의 전환은 우리에게 평화와 안식을 줍니다. 그래서 회개하는 순간 동 시에 우리는 은총 속에 있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축복의 회개를 방해하는 몇 가지 걸림돌이 있습니..

세대간 소통 2024.02.17

청소년특집 | 모든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삶을 실현하고 싶어합니다

모든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삶을 실현하고 싶어합니다 재훈(가명)이는 근처의 00센터에서 의뢰받았습니다. 맨 처음 그를 담당했던 상담 선생님은 무엇 때문인지 ‘무섭다’며 상담을 포기하셨답니다. 처음 만났을 때 헤 어밴드로 올백하고 마스크를 쓰고 있던 재훈이는 눈 빛이 강렬하며 카리스마가 있고 아주 잘생긴 친구였 습니다. 전에 만나신 선생님은 무엇이 무서우셨을까 생각하면서 저도 조금은 조심스레 만났는데요, “사람 들을 죽이거나 가해한 이들의 마음이 이해된다. 오히 려 피해자들보다 가해자들의 마음이 내 마음과 더 비 슷한 것 같다.”라고 하거나 묻는 말에 간혹 눈을 감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젊은 여 자 선생님의 경우, 이런 친구를 만나면 섬뜩하고 무서 울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세대간 소통 2024.02.13

누룩 | 신비롭게 연결되어 있는 인간의 몸처럼

신비롭게 연결되어 있는 인간의 몸처럼 어린 시절 오빠를 따라 공놀이, 달리기 등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했던 저는 발목을 자주 접질렸습니다. 어 머니께서는 다친 저를 한의원에 데리고 가 침을 맞게 하셨습니다. 어린 저는 발목이 아픈데 팔과 머리에 침 을 놓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사람의 몸은 다 연결되 어 있다는 한의사의 말도 신기한 동화처럼 들렸습니다. 이후 성인이 되어 부산선택주말 봉사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또래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웃고 우는 청년들을 바라보며 이 또한 대단하다는 느 낌이 들었습니다. 생면부지인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그 이야기에 진심으 로 공감하고 경청하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마치 하 느님께서 사람의 몸을 신비롭게 연결해 놓은 것처럼 당신 ..

세대간 소통 2024.02.10

말씀의 이삭 | 작은 변화

작은 변화 저는 가끔 노래의 멜로디는 기억하는데 가사가 통 기 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그냥 제멋대로 가사를 바꾸어 노래 부르곤 합니다. “안녕 귀여운 내 친구 야 멀리 뱃고동이 울리면 네가 안아 주렴.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멀리 멀리 왔다고.” 가수 김창완님의 노래 가사입 니다. 얼핏 보면 맞는 것 같지만 원래의 가사와는 많이 다 릅니다. “아무도 모르게 모두가 잠든 밤에 혼자서, 울면서 멀리 멀리 갔다고.”로 표현된 원래의 가사는 슬픈 이별과 떠나 감을 이야기하지만, 몇 개의 바뀐 단어 때문에 따듯한 포 옹으로, 멀리서 온 친구를 맞이하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변합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할 이야기는 이렇게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변화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글씨를 종이에..

세대간 소통 2024.02.06

열두광주리 | 신학원을 소문냅니다

신학원을 소문냅니다 지난 사은회에서 “예수님 사랑을 배웠습니다. 감사합 니다.”라는 현수막을 보면서 뭉클했습니다. 신학원의 모든 과정이 주님을 배우고 느끼도록 돕는 곳임을 다 시, 새길 수 있었습니다. 교황님은 “모든 이야기의 첫째 는 성경이며 그 중심에 예수님이 계시기에, 사람들은 성경의 의미를 전달하고 말하고 기억하도록 부름 받은 존재”라고 하셨습니다. 때문에 각자가 주님과 놀라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모든 이에게 드러내 줄 것을 청하셨습니다. 불현듯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일은 그리스도인답 게 살아주는 것”이라는 카뮈의 글이 생각납니다. 어둠 에 갇힌 이들에게 빛의 길을 찾게 해달라는, 참 진리를 그리스도인의 삶을 통해서 확인하고 싶다는 무신론자 의 간청이 깊고 짙어, 영혼을 앓았던 기억이..

세대간 소통 2024.02.03

말씀의 이삭 | 삶의 나침반

삶의 나침반 저는 부모님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어 린 시절, 그렇게 유복한 집안은 아니었으나 형과 제가 받 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만큼은 어느 부유한 가정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랑과 애정의 중심에 하느님의 말씀이 있었다는 걸, 삶을 살아오면서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어머니 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하느님을 찾아 기도를 올 리셨는데, 그런 어머니를 보며 자란 저의 삶에도 어머니 의 삶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 려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만났기에, 제가 즐겁거나 행복할 때, 힘들거나 슬플 때 성당을 찾는 데는 어머니, 당신의 영향이 컸습니다. 하느님과 항상 가까우셨던 어머니는 자식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면서, 스스로..

세대간 소통 2024.01.30

누룩 | “없는 이에게 베푸는 일을 미루지 마라.”(집회 4,3)

“없는 이에게 베푸는 일을 미루지 마라.”(집회 4,3) 그날은 참 추웠다. 안전 안내 문자는 한파 주의보 예 보로 강추위가 예상되니 외출을 자제하라고 하였다. 특별히 노약자들께서 꼭 외출을 해야 할 때는 모자, 장 갑,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착용하라고 하였다. 난 추위에 약해서 사계절 중 겨울나기가 제일 힘들다. 언제인가 몹시 추운 날 새벽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 고 나왔다가 미사 참례 중에 쓰러진 일도 있어 그 이후 로 매서운 추위가 몰려오는 날에는 완전 무장을 한다. 모자는 물론이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겹겹이 싸매고 집 밖을 나선다. 얼마 전 그날 예보대로 북극 한파 주의보가 내렸다. 나는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볼일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나가야만 했다.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섰다. 녹색등을..

세대간 소통 2024.01.27

말씀의 이삭 |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음이 감사한 매일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음이 감사한 매일 저는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큰 사랑을 받 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가족은 물론, 촬영 현장에서 제작진 과 스태프, 동료 배우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이 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시상식에서는 저를 사랑하고 환호 해 주시는 수만 명과 눈으로 교감합니다. 또 직접 마주하지 는 못하지만, 텔레비전, 영화관 스크린, 휴대전화 화면으로 함께해 주시는 많은 분들의 열정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친한 동료인 나영석 프로듀서님과 유재석 씨가 각각 진행하는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특별한 주제 없이, 대본도 없이, 꾸밈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한 시간도 넘 게 수다를 떨고 돌아왔습니다. 두 분의 힘 덕분인지, 방송 후 대중의 높은 관심을 여실히 느..

세대간 소통 2024.01.23

누룩 | 연중의 삶 속에서

연중의 삶 속에서 다시금 연중 시기가 시작되었다. 성탄 대축일과 연 말연시 연휴의 들뜬 분위기들이 차분해지는 가운데 평범한 일상의 리듬으로 돌아와 다시 출근을 한다. 나 는 나의 출근길을 하이브리드 출근길이라 부른다. 자 동차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가는 경로가 시골 풍경 과 도시 풍경이 섞여있어서이다. 급할 때야 지름길로 잘 닦인 도로를 타기도 하지만, 여유가 있을 때면 샛길 들을 조금 둘러가면서 철철이 변하는 진짜 자연을 느 끼며, 그 자연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 어서 좋다. 그날 아침도 여느 때처럼 한갓진 길을 따라가던 중, 저만치 떨어진 어떤 인가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한 노인이 대야를 들고 앞마당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마른 몸집에 오히려 대야가 무거 워..

세대간 소통 202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