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451

말씀의 이삭 | 하느님의 섭리와 가족의 힘

하느님의 섭리와 가족의 힘  연기자가 된 저는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2002년에 드 라마 를 찍었는데 그 내용은 이루어질 수 없는 신부님의 사랑 이야기였고, 저는 신부님의 라이벌인 친구 역할을 맡았습니다. 촬영을 하면서 여러 예쁜 성당들을 다 녔고, 그때 처음으로 신부님과 대화를 나눈 것 같습니다. 이후 영화 에 카메오로 출연할 기회가 있었고, 결국 신부님 역할을 맡게 되었지요(참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되돌아보면 어렸을 때부터 저는 천주교의 분위기에 둘 러싸여 자랐습니다. 심지어 신자가 아니었던 때도 하느님 이 계시고, 또 하느님은 저를 많이 사랑하신다는 굳은 믿 음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제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시 고, 고난과 고통도 허락하셨지만, 극복할 수 있는 힘도 주 셨습니다. 비록 온..

세대간 소통 2024.07.23

누룩 | 택배비 무료 맞죠? 쌀 보내 주세요~

택배비 무료 맞죠? 쌀 보내 주세요~  “ 따르릉~ ”“ 안녕하세요.부산 우리농입니다.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저 유영일 신부인데요.쌀 보내 주세요. ”“ 네. 감물로 보내드릴게요.오늘 보내 드리면 내일 도착할 거예요. ” 부산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에는 ‘쌀지킴이’라고 있 습니다. 내가 먹을 쌀에 대한 비용을 선납하여 적립해 놓고 필요할 때 본부로 전화하여 쌀을 받아 보시는 분 들을 일컫습니다. 실은 그 이상의 선한 지향을 가진 이 들입니다. 언양에는 부산 우리농과 연계하여 생명농업을 짓는 농부들이 있습니다. 생명농업은 화학비료와 합성농약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화학비료와 합성농약이 먹는 쌀에 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땅에도 해를 입히기 때문입니 다. 그래서 조금 고되 어도,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이 주신..

세대간 소통 2024.07.20

말씀의 이삭 |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사랑   저는 살면서 다양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공예와 시각 디자인 분야의 일을 했고, 지금의 연기자가 되기 전에는 광고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트로 일하며 소품 제작도 했습니다. 사진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매일 야근 을 하면서 개인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월급의 대부분을 적금에 붓기도 했습니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즐겁게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시기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살면서 이런저런 시 도를 많이 했던 때였습니다. IMF 경제 위기도 겪었고, 사 진 작업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되는 시기였습니 다.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매니저도 그때 만났고, 큰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적도 있었습니 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고, ..

세대간 소통 2024.07.16

누룩 | 주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주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얼마 전 한 학사님께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국장 님은 언제부터 노동 활동가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생각해 보니, 주님께서 저를 이곳으로 이끄셨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저는 활동가도 무엇도 아니 지만 말이죠. 노동과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대학 신입생 때입니다. 새내기로 처음 대학 교문을 지나던 날, 동아 리 신입생 모집 중이던 성당오빠가 절 불러세웠습니 다. 자연스럽게 가입한 동아리가 민중노래패였고, 그 곳에서 저는 민중노래와 함께 민주주의와 노동운동의 역사를 배우고 거리에서 싸우는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취업 이후의 저는 지역의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진 시민이자 정작 저 자신이 파견노동자로 중간착취의 대상임은 잘 몰랐던 무지한 청년이었..

세대간 소통 2024.07.13

말씀의 이삭 | 신앙의 시작

신앙의 시작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연기자 지진희입니다. 믿음이 매우 부족 한지라 저의 신앙 이야기는 되도록 안 하고 싶었기에, 처 음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잠깐 망설였습니다. 하지 만 하느님께서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해보기로 용감하게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과 걱정이 됩니다. 형제자매님들도 그러시 겠지만, 제 인생에는 유독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 우연 으로 시작된 것처럼 보이는 큰일들이 적지 않게 있었습니 다. 물론 이러한 모든 것들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를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제가 삶을 좀 더 재미있게 살아가도록 계획하여 마련하신 것이라 믿 습니다. 먼저 저의 신앙의 ..

세대간 소통 2024.07.09

누룩 | 사람을 찾습니다

사람을 찾습니다  요즘 들어 거의 하루에 한 번씩, 어느 날은 두어 번씩 사람을 찾는 문자가 들어온다. ‘인근에서 배회 중인’ 혹 은 ‘사람을 찾습니다.’로 시작하여 나이, 키, 옷, 신발뿐 만 아니라 신체 특징까지도 나열해 놓고 있다. 고령사 회인 만큼 치매 어르신들이 많은가 생각했지만, 연령 을 보면 그것도 아니다. 청년, 중학생, 심지어 초등학 생 나이까지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길거리를 지날 때 혹시나 하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기도 한다. 길을 잃어 집을 못 찾는 것인지 집을 나가버린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그 반면에 게임에 빠져서, 혹은 학교생활에 적응이 힘들어서, 일정한 직업 없이 주식을 한다는 등 여러 이 유로 방콕!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집 안에 있으면서도 대부분 식구들과 대화를 ..

세대간 소통 2024.07.06

말씀의 이삭 | 잃은 후에 얻은 것들

잃은 후에 얻은 것들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저는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 해 보지 않았습니다. 조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너무 어 려서 실감하지 못했고, 문상을 다니면서도 죽음이 가깝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엄마가 돌아가셨습 니다. 엄마는 평소 병원을 멀리하셨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일상을 지켜오셨기에 오래오래 곁에 계실 것을 의심치 않 았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발병과 죽음은 가족 모두에게 급 작스러웠습니다. 추석 무렵 시작된 엄마의 투병은 다음 해 설 명절을 앞두고 끝이 났습니다. 엄마가 떠난 후에야 죽 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죽음을 겪기 전에는 죽음이 아주 멀리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매일의 일상에 파묻혀 저 멀리 치워두고 잊어버린 물건처럼 쳐다 보지 않았습니다...

세대간 소통 2024.07.02

누룩 | 가장 좋고, 완전한 길로 이끄시는 하느님

가장 좋고, 완전한 길로 이끄시는 하느님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 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열심한 신자이셨던 아버지의 권유로 성당에 처음 가게 되었고, 쉽지 않았던 6개월 간의 예비자교리 교육을 받고 구약의 인물인 요셉이 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 의지로 선택한 종교가 아니었고, ‘이 세상에 신이 어디 있나? 부자가 되어 즐거운 인생을 살면 되지!’라는 가치관으 로 살았던 저였기에 세례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냉담 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1년 후, 오토바이 사고로 큰 수술을 받게 되었 고, 수술대에 누워 전신마취를 하기 전 처음으로 하느 님께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그렇게 수술 을 받고 눈을 떠보니 저는 살아있었고 “죽을 것같이 아 프고 무서웠던 ..

세대간 소통 2024.06.29

말씀의 이삭 | 기도의 선물

기도의 선물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저는 오랫동안 교회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 신자로서 최소한의 의무라도 지키며 살아온 때보다 냉담했던 기간이 더 깁니다. 제 나름 여러 가지 핑 계가 있었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하느님을 의심하고 원 망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대체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걸까, 기도해 봤자 소용없는 것 같다.’ 이런 생각에 마음이 얼어붙어 갔습니다. 미사도 한 번 두 번 핑계 대며 빠지기 시작하다 주일미사조차 지키지 않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가도 힘든 일이 생기면 다시 십자가 앞에 납작 엎 드렸습니다. 내가 믿음에서 멀어져서 벌을 주시는 걸까, 과연 기도를 들어주시기는 할까 온갖 생각이 떠올랐습니 다. ‘기도해야 한다, 하고 싶지 않다…’를 오가며 강박과 죄의식, 두려움 사이에서 ..

세대간 소통 2024.06.26

누룩 | 나일강에서 만난 평범한 성자

나일강에서 만난 평범한 성자  ‘탈출기’라는 용어 대신 ‘출애굽기’로 익숙했던 ‘애굽’ 은 ‘이집트’를 지칭한다.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모세 가 이집트를 탈출하던 그 시대에도, 3천 5백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건, 그 뜨거운 땅을 가로 지르며 유유히 흐르고 있는 나일강일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 강을 어머니의 품으로 삼고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이 있다. 아브드도 그중 한 사람이다. 아브드는 관광객들을 위해 낡고 오래된 배를 운전하 면서 살아가는 나일강 변 토박이다. 처음 만난 날도 그 는 여기저기가 헤진 갈리베이아를 입은 채 익숙한 솜 씨로 배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대 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잔심부름하고 있 었다. 소년은 아브드의 등 뒤에 숨은 채 수줍..

세대간 소통 2024.06.22

누룩 | 나일강에서 만난 평범한 성자

나일강에서 만난 평범한 성자  ‘탈출기’라는 용어 대신 ‘출애굽기’로 익숙했던 ‘애굽’ 은 ‘이집트’를 지칭한다.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모세 가 이집트를 탈출하던 그 시대에도, 3천 5백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건, 그 뜨거운 땅을 가로 지르며 유유히 흐르고 있는 나일강일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 강을 어머니의 품으로 삼고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이 있다. 아브드도 그중 한 사람이다. 아브드는 관광객들을 위해 낡고 오래된 배를 운전하 면서 살아가는 나일강 변 토박이다. 처음 만난 날도 그 는 여기저기가 헤진 갈리베이아를 입은 채 익숙한 솜 씨로 배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대 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잔심부름하고 있 었다. 소년은 아브드의 등 뒤에 숨은 채 수줍..

세대간 소통 2024.06.22

말씀의 이삭 |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저는 햇수로 17년째 심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상담 자가 하는 일은 잘 듣고 좋은 질문을 던지는 데서 시작합 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같지만 잘하기는 생각보다 어 렵습니다. 성급히 판단하는 태도를 내려놓고 공감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하지 않으면 상담은 효과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상담자들은 공감을 제대로 하기 위해 이 론 공부와 실습 훈련을 합니다. 처음에는 공감 능력이 타 고나는 성품인 줄 알았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따뜻한 사람이 공감도 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전부 가 아님을 이제는 압니다. 공감은 단지 한 순간 마음의 울 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20대였던 디자이너 패트리샤 무어는 시야를 흐리게 하는 안경, 귀를 틀..

세대간 소통 2024.06.18

누룩 | 정화된 영혼을 얻으며

정화된 영혼을 얻으며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나 자신과의 문제, 타인과 의 문제, 그리고 사물, 사건과의 문제로 고민하며 삽니 다. 이 문제들의 해결책은 이미 나 자신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외부의 상황이 바뀌어 그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망집(妄執)도 보이지 않는 영혼을 더럽힙니다. 사람의 지혜가 열려 문명의 이기(利器)가 발달할수록 점점 나밖에 모르는 개인주의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안전한 삶을 위하여 우리가 오염된 자연을 보호하고 파괴된 환경을 쾌적하게 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 신앙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살기 힘겨운 이 웃을 배려하기 위해 하느님의 사랑을 통해서, 볼 수 없 는 영혼을 스스로 정화하는 일입니다. 배려는 내 마음을 타인에게 ..

세대간 소통 2024.06.15

말씀의 이삭 | 소원은 이루어진다

소원은 이루어진다  지난해 여름 저에게 정말 기쁜 일이 있었습니다. 살다 보 니 이런 날도 온다고 주변에 자랑하고 다녔죠. ‘반세기 무신 론자’였던 남편이 세례성사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된 것입 니다. 작년에 저희 부부는 결혼 25주년을 맞았는데, 무엇보 다 값진 결혼기념일 선물을 받은 셈입니다. 남편은 평소 매 우 논리적인 사람으로 종교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습니다. ‘종교는 호모 사피엔스가 만들어낸 일종의 가상공동체 개 념’이라고 말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말 잘하는 남편을 논쟁 으로는 이길 도리가 없었습니다. 과연 남편과 함께 성당에 가는 날이 올까, 어쩌면 인생의 황혼 무렵에는 가능하려나 하며 반은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남편을 설득하기는커녕 제 믿음조차 흔들리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식구들 챙기기 바쁘..

세대간 소통 2024.06.11

누룩 | 작은 노력으로 지구를 구할 수 있습니다.

작은 노력으로 지구를 구할 수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 가장 안타까운 특징을 꼽으라면 ‘물질 만능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돈과 같은 ‘물질’은 인간 삶에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무엇 이든 지나친 것은 없는 것만 못하지요. 물질에 대한 집착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은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의 마음에는 어떻게 자 라겠다는 ‘꿈’보다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집에 사느냐가 친구 관계 의 중요한 기준이 돼 버렸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 은 어른들의 과욕이 투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실 때 물질에 집착하도 록 만드셨을까요? 적어도 지나친 욕심은 하느님의 뜻 과는..

세대간 소통 2024.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