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시작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연기자 지진희입니다. 믿음이 매우 부족 한지라 저의 신앙 이야기는 되도록 안 하고 싶었기에, 처 음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잠깐 망설였습니다. 하지 만 하느님께서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해보기로 용감하게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과 걱정이 됩니다. 형제자매님들도 그러시 겠지만, 제 인생에는 유독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 우연 으로 시작된 것처럼 보이는 큰일들이 적지 않게 있었습니 다. 물론 이러한 모든 것들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를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제가 삶을 좀 더 재미있게 살아가도록 계획하여 마련하신 것이라 믿 습니다.
먼저 저의 신앙의 시작은 언제일까 하는 생각에 천주 교를 처음 접한 날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아주 오래전, 어 렸을 때, 커다랗고 특이한 모자를 쓰고 계신 인자한 외국 할아버지 사진이 할머니 집 벽에 걸려 있고, 아기를 안고 있는 외국 아주머니 인형이 그 앞에 놓여있던 모습을 봤 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집은 할머니 집과 가까웠 고, 할머니 집에는 한 살 위 사촌 형이 있어서 거의 매일 놀러 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사진과 인형 그리고 기 도하시던 저희 할머니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나중에야 그 외국 할아버지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이셨고, 아이를 안고 있는 외국 아주머니 인형은 성모자 상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할머니와 큰아버지, 고모 그리고 아버지께서 모태 신앙으로 제 곁 에 계셨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사실 그때 저는 나 가 놀기 바쁜 초등학생으로 종교에 거의 관심이 없었습니 다. 그래서 하느님도 어련히 계신가보다 생각했지, 하느 님에 대해 별다른 구체적인 생각을 하진 않았습니다. 전 능하신 하느님이 계신다면 왜 힘들고 아픈 사람들이 많은 지, 세상에 전쟁은 왜 일어나는지, 왜 우리 앞에 안 나타 나시는 건지, 어떤 착한 사람은 못 살고, 어떤 나쁜 사람 들은 잘 살게 내버려두시는 건지 이해를 못 했습니다. (지 금도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지만, 나쁜 사람들은 분명 벌을 받을 거라고 믿고 있 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제가 직장 생활을 할 즈음 할머니를 우리 집에 모시게 되면서 할머니 방과 거실에는 자연스럽 게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사진과 성모상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거의 매일 성당에 가셔서 미사를 봉헌하시며 정말 열심히 기도하셨습니다. 그런 할머니의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우리 가족에게 큰 영감이 되었고, 제 신앙의 시작은 그런 할머니와 부모님의 신앙에서 비롯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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