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말씀의 이삭 | 하느님의 사랑

松竹/김철이 2024. 7. 16. 10:15

하느님의 사랑

 

 

 

저는 살면서 다양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공예와 시각 디자인 분야의 일을 했고, 지금의 연기자가 되기 전에는 광고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트로 일하며 소품 제작도 했습니다. 사진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매일 야근 을 하면서 개인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월급의 대부분을 적금에 붓기도 했습니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즐겁게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시기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살면서 이런저런 시 도를 많이 했던 때였습니다. IMF 경제 위기도 겪었고, 사 진 작업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되는 시기였습니 다.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매니저도 그때 만났고, 큰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적도 있었습니 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고, 코 뼈가 내려앉는 부상도 당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을 돌 아본다며 3개월 동안 묵언수행을 하였고, 시신과 장기기 증까지 할 정도로 진지하게 삶을 고민하며 참 열심히 살 았습니다.

 

그중 가장 특별한 순간은 제 아내와의 만남이었습니 다. 가난한 어시스트와 여대생의 만남.(이 이야기도 참 재밌는데 요!) 하느님께서 열심히 살고 있는 저에게 주신 선물이라 고 생각합니다. 그 여대생과 저는 지금은 소중한 동반자 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제가 스튜디오에서 일할 때 있었던 저의 교통사고 얘 기를 해보겠습니다. 실장님과 동해 쪽으로 촬영을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차가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받고 돌다 가 덤프트럭 세 대와 부딪쳤고, 저희가 탄 자동차는 엉망 이 되었으며, 트렁크 쪽은 칼로 자른 듯 사라졌습니다. 순 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가드레일을 받고, 덤프트럭에 치이기 전까지 그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습니다.

 

‘아, 이렇게 죽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 기하게도 죽음이라는 순간이 하나도 무섭지 않았고, 오히 려 편안했습니다. 내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이 필름 형식으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저는 티끌 하나 다치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레커차와 엠블런스가 도착했을 때, 구급대원들은 망가진 차와 저를 번갈아 보며 어떻게 이렇게 멀쩡하냐며 놀라워했습니다. 인근 식당에 계신 아주머니가 조심스럽 게 다가와 물으셨습니다. 혹시 근처에서 사고가 났냐고, 인명 피해는 없었느냐고 말이지요. 사고는 났지만, 다행 히 다치지 않았다고 말씀드리니, 정말 다행이라며 그곳은 교통사고가 잦은 곳이라 많은 사람이 그곳에서 운명을 달 리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직 할 일이 남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 그렇죠? 제가 아직 할 일이 남은 거죠? 제가 앞으로 하게 될 일이 어떤 일이 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