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을 이기는 열쇠
홍사영 바오로 신부님(청년·순례사목 담당)
교회의 전례력에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보내신 예수님의 일생이 나타납니다. 곧 예수님의 삶을 대림, 성탄, 사순, 부활, 연중 시기의 구분에 따라 알려주 는데, 오늘은 사순 시기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사순’이란 말은 숫자 40을 말하며 구약시대에도 하느 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40이라는 숫자와 연관된 기간 동안 특별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노아의 홍수 기간도 40 일이었고,(창세 7,12 참조)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서 탈출 한 후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도 40년이 걸렸습니다.(탈출 16,35 참조) 모세도 밤낮으로 40일간 시나이산에서 지낸 후 십계명을 받았으며(탈출 24,18 참조) 엘리야가 하느님의 산 호 렙까지 걸어갔던 기간도 40일이었습니다.(1열왕 19,8 참조)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단식 하실 때, 악마가 예수님을 유혹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먼 저 악마는 빵으로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성경은, 이미 많 은 시간이 흐른 뒤라, 예수님께서 시장하셨다고 표현합니 다.(루카 4,2 참조) 사람이 배고프면, 모든 관심은 빵에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신명 8,3 참조)는 말씀으로 응대하십니다. 빵의 필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빵만을 위해 살지는 않습니다. 빵만을 절대화하고 물질을 만능열쇠로 여기는 유혹을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세상의 권세와 영광에 대한 유혹이 이어집 니다. 악마는 ‘그저 자신에게 경배하면 세상의 권세와 영 광이 모두 예수님의 것이 될 수 있다.’고 유혹합니다. 예 수님의 답은 늘 한결같습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 고 그분만을 섬겨라.’(신명 6,13 참조)는 성경 말씀으로 응답 하십니다. 사실 세상 모든 것의 주인은 하느님 한 분뿐이 십니다. 다른 곳에서 오는, 또 스스로 만들어낸 권세와 영 광에 의지하지 않도록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결국 악마는 성경 말씀까지도 들고나옵니다. ‘성전 꼭 대기에서 몸을 던져도 천사들의 보호를 받을 것’(시편 91,11 12 참조)이라며, 이 성경 말씀이 과연 실제로 이루어질지 보 여 달라고 요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악마의 노림 수를 잘 아셨기에,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신명 6,16 참조)는 말씀으로 악마의 모든 유혹을 이겨내십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유혹이나 우리가 오늘날 일상생활에 서 받는 유혹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모습을 바꾸어 접근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성경의 말씀을 통해 유혹을 식별하고 모두 물리치셨습니다. 우리 역시 말씀에 힘입어 유혹을 식별하 고, 기도를 통해 그 유혹을 물리칠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사순 시기에 성경을 자주 읽고, 더 열심히 기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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