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160

말씀의 이삭 | 나만의 연기 비결

나만의 연기 비결  저는 연기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으니 당연한 일이죠. 그 저 우연한 기회에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고 대중의 사랑 을 받게 되어 지금까지 왔을 뿐입니다. 그러니 제가 연기 를 잘해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꾸준히 연기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느님의 은총이 있었 을 뿐이죠.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인데 기회가 없어서 작품을 하지 못하고 대중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연기를 그 렇게까지 잘하지 않지만, 꾸준히 배우 생활을 하는 저 같 은 사람도 있죠. 그래서 저는 연기를 잘하지만 기회를 얻 지 못하는 배우들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연기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세대간 소통 2024.07.30

육신과 영혼을 채워주는 음식, 하느님의 사랑 | 황인수 이냐시오 수사님(성바오로수도회)

육신과 영혼을 채워주는 음식, 하느님의 사랑                                                                                           황인수 이냐시오 수사님(성바오로수도회)  “아가, 어서 오너라. 배고프지?” 어릴 적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산 너머에 있었습니다. 그 시절 수업이 끝나 면 학교 아래에 있던 큰 이모님 댁에 들르곤 했는데, 큰 이모님은 저를 언제나 정이 뚝뚝 흐르는 눈길로 반겨주곤 하셨습니다. 찐 감자나 삶은 옥수수 같은 걸 내어놓으시 면서요. 오늘 예수님은 필립보 사도에게 어디서 빵을 구해 사 람들을 먹일 것인지 물으십니다. 제자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지만, 예수님은 ‘스스로 해야 할 바를 알고 계셨지요.’ (요한 6..

사제의 공간 2024.07.28

말씀의 이삭 | 하느님의 섭리와 가족의 힘

하느님의 섭리와 가족의 힘  연기자가 된 저는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2002년에 드 라마 를 찍었는데 그 내용은 이루어질 수 없는 신부님의 사랑 이야기였고, 저는 신부님의 라이벌인 친구 역할을 맡았습니다. 촬영을 하면서 여러 예쁜 성당들을 다 녔고, 그때 처음으로 신부님과 대화를 나눈 것 같습니다. 이후 영화 에 카메오로 출연할 기회가 있었고, 결국 신부님 역할을 맡게 되었지요(참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되돌아보면 어렸을 때부터 저는 천주교의 분위기에 둘 러싸여 자랐습니다. 심지어 신자가 아니었던 때도 하느님 이 계시고, 또 하느님은 저를 많이 사랑하신다는 굳은 믿 음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제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시 고, 고난과 고통도 허락하셨지만, 극복할 수 있는 힘도 주 셨습니다. 비록 온..

세대간 소통 2024.07.23

멈추어서 가만히 머무름 | 이한석 사도요한 신부님(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멈추어서 가만히 머무름                                                        이한석 사도요한 신부님(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잘 쉬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이 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도 의미 있지만 내면의 소 리에 귀 기울여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은 이 야기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쉬는 것만이 중요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잘 쉴 수 있는지 우리 사회는 이제야 제대로 된 고민을 시작한 듯합니다. 그러나 잘 쉬는 것에 대한 관심과 이를 위한 선택이 새로운 장소, 낯선 문화, 새 상품을 소비하는 것으로 좁혀지는 것 같습니다. 자칫 ‘잘 쉬는 것’이 ‘다르고 좋은 것을 소비하는 것’으로 대체될 까 걱정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사제의 공간 2024.07.23

말씀의 이삭 |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사랑   저는 살면서 다양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공예와 시각 디자인 분야의 일을 했고, 지금의 연기자가 되기 전에는 광고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트로 일하며 소품 제작도 했습니다. 사진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로 매일 야근 을 하면서 개인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월급의 대부분을 적금에 붓기도 했습니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 즐겁게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시기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살면서 이런저런 시 도를 많이 했던 때였습니다. IMF 경제 위기도 겪었고, 사 진 작업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되는 시기였습니 다.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매니저도 그때 만났고, 큰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적도 있었습니 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고, ..

세대간 소통 2024.07.16

순명과 순종 | 이계철 라파엘 신부님(주교좌 기도 사제)

순명과 순종                                                        이계철 라파엘 신부님(주교좌 기도 사제)  성직자 신분의 시작인 부제 수품 전, 대품 피정 마지막 에 성직을 올바로 수행할 수 있을지 주교님과 면담을 하 고, 서약서에 서명을 합니다. 당시 교구장님이셨던 김수 환 추기경님께서 저의 수품 면담을 해주셨습니다. 그때 추기경님께서 하신 질문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 다. “자네는 이제 성직자로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게 될 터인데, 마음의 결심을 하였고 잘 지킬 수 있겠는가?” 이어서 순명과 독신 서약서에 서명을 하면서, 저는 저의 부족함을 주님께서 채워주시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저 는 아직도 ‘채워진’ 성직자가 아니라, ‘부족한’ 종입니다...

사제의 공간 2024.07.13

말씀의 이삭 | 신앙의 시작

신앙의 시작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연기자 지진희입니다. 믿음이 매우 부족 한지라 저의 신앙 이야기는 되도록 안 하고 싶었기에, 처 음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잠깐 망설였습니다. 하지 만 하느님께서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해보기로 용감하게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과 걱정이 됩니다. 형제자매님들도 그러시 겠지만, 제 인생에는 유독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 우연 으로 시작된 것처럼 보이는 큰일들이 적지 않게 있었습니 다. 물론 이러한 모든 것들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를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제가 삶을 좀 더 재미있게 살아가도록 계획하여 마련하신 것이라 믿 습니다. 먼저 저의 신앙의 ..

세대간 소통 2024.07.09

말씀의 이삭 | 잃은 후에 얻은 것들

잃은 후에 얻은 것들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저는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 해 보지 않았습니다. 조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너무 어 려서 실감하지 못했고, 문상을 다니면서도 죽음이 가깝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엄마가 돌아가셨습 니다. 엄마는 평소 병원을 멀리하셨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일상을 지켜오셨기에 오래오래 곁에 계실 것을 의심치 않 았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발병과 죽음은 가족 모두에게 급 작스러웠습니다. 추석 무렵 시작된 엄마의 투병은 다음 해 설 명절을 앞두고 끝이 났습니다. 엄마가 떠난 후에야 죽 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죽음을 겪기 전에는 죽음이 아주 멀리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매일의 일상에 파묻혀 저 멀리 치워두고 잊어버린 물건처럼 쳐다 보지 않았습니다...

세대간 소통 2024.07.02

두려움에서 일으켜지는 믿음 | 윤웅렬 하상바오로 신부님(등촌1동성당 부주임)

두려움에서 일으켜지는 믿음                                                        윤웅렬 하상바오로 신부님(등촌1동성당 부주임)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마르 5,22) 이 구절의 그리스어 성경 원문을 더 직접적으로 번역하면, “회당장 들 가운데 야이로라는 이름의 한 사람이 와서….”가 됩니 다. 회당장이라 하면, 비록 그 규모가 작다 하더라도, 한 동네의 유다교 공동체를 이끄는 사람입니다. 죄의 용서 를 선포하시고 세리들과 함께 식사하시고 심지어 안식일 에 치유의 기적마저 일으키시는 예수님을 실상 많은 바리 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아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는 점에서, 그분의 발 앞에 엎드려 청원하는 ‘회당장’ 야이 로의 모습은 매우 이례적으로 ..

사제의 공간 2024.06.30

말씀의 이삭 | 기도의 선물

기도의 선물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저는 오랫동안 교회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 신자로서 최소한의 의무라도 지키며 살아온 때보다 냉담했던 기간이 더 깁니다. 제 나름 여러 가지 핑 계가 있었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하느님을 의심하고 원 망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대체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걸까, 기도해 봤자 소용없는 것 같다.’ 이런 생각에 마음이 얼어붙어 갔습니다. 미사도 한 번 두 번 핑계 대며 빠지기 시작하다 주일미사조차 지키지 않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가도 힘든 일이 생기면 다시 십자가 앞에 납작 엎 드렸습니다. 내가 믿음에서 멀어져서 벌을 주시는 걸까, 과연 기도를 들어주시기는 할까 온갖 생각이 떠올랐습니 다. ‘기도해야 한다, 하고 싶지 않다…’를 오가며 강박과 죄의식, 두려움 사이에서 ..

세대간 소통 2024.06.26

말씀의 이삭 |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저는 햇수로 17년째 심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상담 자가 하는 일은 잘 듣고 좋은 질문을 던지는 데서 시작합 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같지만 잘하기는 생각보다 어 렵습니다. 성급히 판단하는 태도를 내려놓고 공감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임하지 않으면 상담은 효과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상담자들은 공감을 제대로 하기 위해 이 론 공부와 실습 훈련을 합니다. 처음에는 공감 능력이 타 고나는 성품인 줄 알았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따뜻한 사람이 공감도 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전부 가 아님을 이제는 압니다. 공감은 단지 한 순간 마음의 울 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20대였던 디자이너 패트리샤 무어는 시야를 흐리게 하는 안경, 귀를 틀..

세대간 소통 2024.06.18

[초등부] 2024년 하계레크연수😎 첫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초등부] 2024년 하계레크연수😎 첫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mm3FfI0Q_no   노래 : 첫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투어스)유지민 로사 / 한가람 유스티나 / 원경아 소피아 / 박수녕 베드로 / 이다솜 벨라뎃다레크 자료는 http://www.chota.or.kr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

동심과 성경 2024.06.11

말씀의 이삭 | 소원은 이루어진다

소원은 이루어진다  지난해 여름 저에게 정말 기쁜 일이 있었습니다. 살다 보 니 이런 날도 온다고 주변에 자랑하고 다녔죠. ‘반세기 무신 론자’였던 남편이 세례성사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된 것입 니다. 작년에 저희 부부는 결혼 25주년을 맞았는데, 무엇보 다 값진 결혼기념일 선물을 받은 셈입니다. 남편은 평소 매 우 논리적인 사람으로 종교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습니다. ‘종교는 호모 사피엔스가 만들어낸 일종의 가상공동체 개 념’이라고 말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말 잘하는 남편을 논쟁 으로는 이길 도리가 없었습니다. 과연 남편과 함께 성당에 가는 날이 올까, 어쩌면 인생의 황혼 무렵에는 가능하려나 하며 반은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남편을 설득하기는커녕 제 믿음조차 흔들리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식구들 챙기기 바쁘..

세대간 소통 2024.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