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161

말씀의 이삭 | 나만의 안전기지

나만의 안전기지  저는 상담심리사입니다. 누구나 살면서 여러 어려움들 을 겪고, 때로는 혼자 이겨내기 힘들다고 느끼기도 합니 다. 그럴 때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기 위해 찾아오시는 분 들을 제가 맞이합니다. 상담실에 오시는 분들은 환경도, 직업도, 연령도 다양합니다. 만나는 분들이 모두 귀한 인 연이지만, 몇 년 전 뵈었던 한 분은 짧은 만남이었음에도 종종 생각나곤 합니다. 당시 그분은 어찌하기 힘든 현실 의 어려움으로 고통받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고단했던 사 연과 달리 그분 얼굴은 제 기억 속에 평온한 느낌으로 남 아있습니다. 상담을 하던 무렵 우연히 발견한 ‘기쁨’에 대 해 얼마나 행복하게 말씀하시던지요. 집 근처에서 오가 며 늘 지나치던 성당에 문득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드 셨다는데요, 한번 들어..

세대간 소통 2024.06.04

[초등부] 2024년 하계레크연수😎 너희는내사랑안에머물러라

[초등부] 2024년 하계레크연수😎 너희는내사랑안에머물러라(클릭):https://www.youtube.com/watch?v=8qdoBdHgbto  노래 : 주제곡 “너희는 내 사랑안에 머물러라” 댄스ver.곽형준 마르코 / 원경아 소피아 / 고성은 엠메누엘라까리따스 박수녕 베드로 / 유지민 로사 / 이문경 안젤라레크 자료는 http://www.chota.or.kr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

동심과 성경 2024.05.30

말씀의 이삭 | 두부 한 모, 웃음 한 입

두부 한 모, 웃음 한 입   아빠를 기다렸습니다. 엄마와 남동생과 함께 영화를 보 러 갈 거거든요. 그런데 침을 맞고 오시겠다며 휴대폰을 두고 나가신 겁니다. 아빠를 찾아서 동네 골목을 돌았습니 다. 저만치에서 자전거 한 대가 다가옵니다. 아빠였습니 다. 입가에 뭉실한 미소 한 자락 얹으시고 기분 좋은 표정 이십니다. 큰딸이 온 게 반갑고 기쁘신 거지요. 자전거 바 구니엔 까만 비닐봉지가 있었고, 아빠는 자랑하듯이 뭔가 를 꺼내 보이십니다. 커다란 두부 한 모와 흙 묻은 당근입 니다. 따끈한 두부에 김장 김치를 싸서 당근 주스랑 먹이 고 싶었던 겁니다. 불과 몇 분도 안 되는 짧은 찰나지만, 영 화 어디에선가 봤음직한 장면 같습니다. 콧등이 시큰해지 며 눈물이 나려는 걸 참고 영화를 봤습니다. 아빠와 ..

세대간 소통 2024.05.21

말씀의 이삭 | 한 걸음씩 자분자분, 그래도 괜찮아

한 걸음씩 자분자분, 그래도 괜찮아  꽃들에게 물을 주었습니다. 대문 안에 있는 수도와 연결 박지현 요셉피나 | 방송작가 겸 수필가 잔돈을 바꿔서 10센트를 넣으니 바로 열렸습니다. 아무도 된 긴 호스로 주면 되는데, 그조차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그럼 물통에 받아서 물을 주게 되는데, 문제는 물통이 커 서 저에겐 버겁다는 겁니다. 그걸 알면서도 저는 한꺼번에 물을 가득 채워서 물을 줍니다. 욕심이지요. 무거운 물통 을 들고 물을 준 날엔 어깨와 허리, 갈비뼈 부분이 뻐근해 집니다. 그럴 땐 물통을 3분의 1 정도만 채운 다음, 한 번 이 아닌 몇 번에 나눠서 왔다 갔다 합니다. 뭔가를 할라치 면 예전엔 완벽하게 다 채워야만 하고, 한 번에 많은 양의 일을 해내야만 그다음 일이 수월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대간 소통 2024.05.14

말씀의 이삭 | 하느님도 우리의 가족이십니다

하느님도 우리의 가족이십니다  잠자는 성요셉상을 선물 받았습니다. 요셉은 꿈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아내 마리아와 아들 예수님을 잘 인도하신 분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책상 위엔 잠자는 요셉상이 있는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지향을 적어 그 밑 에 넣어 두신답니다. 그러면 잘 전구해 주시기에 맡겨드리 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느님께 청할 땐 꼭 영적인 것 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삶에 필요한 일상 적인 지향들은 신앙이 부족한 사람들이나 하는 걸로 여기 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하느님을 우리의 ‘아빠’라고 하 면서도 가족처럼 친밀하게 대화하거나, 일상의 사소함을 시시콜콜하게 말씀드리고 상의하는 게 어려운 겁니다. 가 족이지만 편하고 스스럼없는 가족은 아니었던가 봅니다. 가족은 ..

세대간 소통 2024.05.07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 양해룡사도요한 신부님(제13 관악지구장)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양해룡사도요한 신부님(제13 관악지구장)  저는 지구장이 되고 난 후, 본당 사제일 때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서 신앙인들을 바라보면서 사람들 사이의 관 계 문제를 좀 더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오늘 복음 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 한 15,12)는 명령을 신앙인들이 어떻게 실천하면서 살아가 고 있는지 묵상하게 됩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관계의 대상은 배우자일 것이고, 다 음은 자녀이며, 마지막으로는 부모님일 것입니다. 과연 배 우자를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 것처럼 지금도 사랑할 수 있 을까요? 저는 다소 회의적으로 봅니다. 시..

사제의 공간 2024.05.03

말씀의 이삭 | 반려견 만드레에게

반려견 만드레에게  마지막 글을 어떤 주제로 써야 할까 고민을 해보았습 니다. 노트북 빈 페이지를 열어놓고 커피를 한 잔 마셔봅 니다. 말없이 한 잔을 다 비우고 다시 빈 화면을 쳐다보 는 순간, 저의 손은 어느새 타닥타닥 자판을 두드리고 있 었습니다. ‘반려견 만드레에게.’ 네, 맞습니다. 만드레는 2년 전 3월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저희 가족이었던 반려견입니 다. 15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 노견 만드레는 엄청난 동 안을 자랑하던 멋쟁이 요크셔테리어였습니다. 수컷이었 는데도 저희 엄마는 ‘엄마’로, 저는 ‘언니’라고 부르며, 가 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던 때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 다. 어린것들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쩜 그리도 작고 귀 엽고 사랑스러운지…. 경계심 어린 눈빛도, 넘어질 것 같 은 걸..

세대간 소통 2024.04.30

말씀의 이삭 | 다 계획이 있으시군요?

다 계획이 있으시군요? 어린 시절, 다른 집과 경제적인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 던 우리 가정 형편 안에서 엄마는 먹성 좋은 저희를 먹이 고 가르치시느라 애를 쓰셨던 것 같습니다. 허리띠를 졸 라 매면 공부를 곧잘 하는 둘째인 저를 조금이라도 더 가 르칠 수 있겠다는 엄마의 생각을 저는 잘 읽을 수 있었습 니다. 그렇게 저는 부모님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으며 학창 시절을 보냈고 대학도 원하는 곳으로 입학했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 돌이켜보니 ‘이 모든 것은 주님의 큰 그림 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를 말씀드리기 전에 다시 한 번 어린 시절로 가보려고 합니다. 둘째인 저는 발달이 늦된 오빠를 대신해 첫째여야 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오빠 손 을 붙잡고 엄마가 한 글자 한 글자 써가며 한참 한글을 가르 ..

세대간 소통 2024.04.23

말씀의 이삭 | MBTI가 뭐예요?

MBTI가 뭐예요? 지난 한 해, 많은 사람들이 MBTI에 열광했습니다. MBTI란, 간단히 말해 사람을 16개의 유형의 성격으로 구 분하는 성격유형 검사입니다. 저도 처음 들었을 때는 ‘흥! 나를 16가지 중 하나로 규정짓는다고? 안 해! 내가 나지 뭐!’ 하며 검사를 미루었습니다. 그런데 이 유행 같은 바 람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결국엔 저 역시 동참하 여 서로의 MBTI를 공유하던 친구들의 단톡방에 제 성 격유형을 올렸습니다. 반응은 다양했습니다.“어! 윤지는 INFP구나!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아니 근데 J가 아니라 P 야?” “다시 해봐. 너 솔직하게 했어?” 등등 말이죠. 친구 들은 신이 났습니다. 서로 비교도 해보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라와 있는 성격 궁합까지 들먹이며..

세대간 소통 2024.04.16

말씀의 이삭 | 너에게 주는 선물

너에게 주는 선물 첫 글이니 인사를 먼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 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두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윤 지 마리아라고 합니다. 몇 달 전, 4주에 걸쳐 저의 이야기를 주보에 실어보자는 제안을 들었을 때 보통 부담이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올해의 새로운 미 션으로 여기고 해봐야겠다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저는 유아세례를 받고 가족들과 주일마다 성당을 다닌 전 형적인 모태 신앙 신자입니다. 성당에 대한 저의 기억은, 미 사 시간에 유아방에서 뒹굴었던 단편적 기억을 제외하곤 첫 영성체 교리를 받던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시작합니다. 집안끼리 지금도 가깝게 지내는 초등학교 동창 친구 한 명 과 저 그리고 제 오빠와 함께 첫영성체를 하였고, 예식이 있 던 날 ..

세대간 소통 202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