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소통

말씀의 이삭 | MBTI가 뭐예요?

松竹/김철이 2024. 4. 16. 10:15

MBTI가 뭐예요?

 

 

지난 한 해, 많은 사람들이 MBTI에 열광했습니다. MBTI란, 간단히 말해 사람을 16개의 유형의 성격으로 구 분하는 성격유형 검사입니다. 저도 처음 들었을 때는 ‘흥! 나를 16가지 중 하나로 규정짓는다고? 안 해! 내가 나지 뭐!’ 하며 검사를 미루었습니다. 그런데 이 유행 같은 바 람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결국엔 저 역시 동참하 여 서로의 MBTI를 공유하던 친구들의 단톡방에 제 성 격유형을 올렸습니다. 반응은 다양했습니다.“어! 윤지는 INFP구나!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아니 근데 J가 아니라 P 야?” “다시 해봐. 너 솔직하게 했어?” 등등 말이죠. 친구 들은 신이 났습니다. 서로 비교도 해보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라와 있는 성격 궁합까지 들먹이며 단톡 방이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그때 문득 이 MBTI의 인기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 팬 데믹을 겪었던 지난 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쩌면 모 두 두렵고 외로웠던 게 아닐까’ 싶었던 것입니다. 이 유행 에는 만나지 못해도 서로를 알고 싶어하는 우리의 마음이 반영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MBTI가 물론 그 사람 전부를 표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에 충분히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화가 날 일도 ‘나는 F(feeling: 감정 중심의 성향)인데 저 사람은 분명 T(thinking: 사고 중심의 성향)일거야!’라고 생각하며 넘기기도 하니, 나를 좀 알게 되어 살아가는 요령 하나를 터득하게 된 건 아닐 까요? 어려웠던 그 시기에 저 또한 둘째를 출산하고, 첫 째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가까웠던 친구와 이별 하는 경험을 하며 두려운 날들을 보냈기에 팬데믹으로 고 통을 겪었던 분들과 위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마스 크로 얼굴을 가리고 초등학교 입학식에 갔던 큰아이는 이 제 마스크를 벗고 학교에 갑니다. 어느 날엔가 학교에서 들었는지 제 MBTI 유형을 묻더라고요. “엄마 INFP야? 나도 그런 거 같은데!” “엄마도 네가 그런 것 같다고 생각 해!” “그럼 어떡해, 망했다!” “왜 망했어?” “우리 둘이 같 으면 잘 통하겠지만, 도움을 줘야 할 때는 T도 필요한 거 아니야?” “그렇지. 근데 라니야, 너희 아빠가 T, 네 동생 도 왕 T인 것 같아. 걱정 마!” “앗! 그럴 줄 알았어! 어쩐지 소울이랑 잘 안 맞는다 했어. 망했다. 힝~.” 아이의 반응 에 너무 웃음이 났습니다.

 

“주님, 저희를 이토록 다르게, 이토록 잘 어울리게 만 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이제 는 주님의 사랑 안에서 성격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며 소중한 일상을 보내고자 합니다. 꽃 피는 봄이 되니 작 은 새싹들이 너무도 귀엽고 대견하여 눈물이 핑 돕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감사를 아이들과 매일 놓치지 않고 나누겠습니다. 그런데 주님, 큰아이와 제가 정말 궁금했 는데 지금껏 묻지 못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어떤 유형의 MBTI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