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듣기 66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x7Ndo1UwVnQ 시메온에 이어 또 한명의 예언자 한나가 등장합니다. 평생을 성전에 머무르며 밤낮 없이 단식과 기도로 하느님 안에서 머문 사람입니다. 시메온과 마찬가지로 이 나이 많은 예언자 역시 이 아기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예루살렘의 속량이 이루어질 것임을 예언합니다. 성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성인이 되신 예수님의 놀라우신 능력과 가르침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보며 구원을 말한 시메온과 한나는 주님의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기 전 세상을 떠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말한 구원은 먼 미래에 대한 예고였을 뿐이었을까요?..

사제의 공간 2020.12.30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GT_xh0XUG48 엘리사벳의 인사를 받으신 성모님은 우리 귀에 익숙한 기도를 들려주십니다. 이 기도의 내용은 하느님 안에서 당신의 마음과 주님이 세상에 하실 일에 대한 소망입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성탄은 위대한 인물의 탄생의 가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한 사람이 세상에 끼칠 영향에 관한 것을 포함합니다. 비천하고 부족한 자신을 선택하신 하느님의 놀라운 자비를 기억하고 감사하며 기뻐하는 성모님은 이 선택으로 모든 세대가 기억할 당신의 삶을 아십니다. 그리고 그런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고백합니다. 그 고백 속의 세상에 우리는 주목할 이유가 있습니다. 마음 속 교만한 자들이 흩어지고, 통치자들이 ..

사제의 공간 2020.12.22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Ii_vnrOFy5g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말씀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께 다가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젠가부터 주님께 다가간다는 의미가 그분 곁에 머물며 그분이 주시는 은총을 받으며 사는 것처럼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기복신앙'이라고 말하는 복을 빌고 짓는 식의 신앙이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을 이루는 것을 봅니다. 기도하면 들어주실 것이라 말하고 하느님과 주고 받기를 지속하는 것으로 신앙을 파악하기도 합니다. 주님은 전지전능하시니 당연히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고 주님 말씀처..

사제의 공간 2020.12.09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WgkhozxnHmw 예수님의 기분 좋은 기도를 듣습니다. 그 기도는 아버지에게 드리는 예수님의 고백입니다. 세상에 와서 누리는 자신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이자, 아버지의 뜻을 알게 된 아들의 흥얼거림과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복음 속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많은 말씀과 사건 속에서 주로 예수님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과 사람들에게 주목합니다. 물론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실천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자신의 부족함을 생각하고 반성하거나 감사를 드리는 이유는 그 묵상의 중심이 그리스도를 벗어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시작은 예수님의 마음이 드러납니다. 세상에서 하느님 아..

사제의 공간 2020.12.01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eA_DTkEqx3I 하느님을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눈에 보이는 당장의 박해는 없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우리이고 그리스도교의 영향마저 많이 유입되어 있는 우리 사회입니다. 우리가 가진 신앙과 삶이 세상에 해가 된다고 생각하거나 위협이라고 여기는 이들은 없습니다. 오히려 사회와 사람들은 '제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 말하는 이들이 더 많습니다. 아니면 외면이나 냉담이 가장 마지막에 내리는 결단이 전부인 세상입니다. 그렇게 교회는 안전하게 지켜지고 나름대로 유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우리 교회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오히려 우리 안의 문제로 골치 아파하고 교..

사제의 공간 2020.11.25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MQGtdjXwuOQ 이스라엘에 성지순례를 갔을 때 예수님 눈물 성당을 갔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예루살렘을 보며 우셨다는 예수님의 드문 모습을 생각하며 예루살렘이 예수님을 몰랐던 그 때의 모습과 우리 곁에 계셨던 하느님을 알지 못한 이유에 대해 한동안 생각에 잠긴 기억이 납니다. 성경을 공부하는 이들은 이 복음이 이후 70년의 예루살렘의 멸망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 미래에 대한 예수님의 안타까움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복음의 시간 속에서 바라보는 예루살렘은 무엇인가의 이유로 하느님을 멀게 느끼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먼저 보게 됩니다. 그들이 훗날 멸망의 날..

사제의 공간 2020.11.19

"이 악한 종아, 나는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심판한다."

"이 악한 종아, 나는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심판한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GZNE2xLpw74 지난 주일 우리는 탈렌트의 비유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미나의 비유를 읽습니다. 탈렌트가 능력에 따른 재산의 분할이었다면 미나는 모두에게 균등하게 한 미나씩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능력이 각자의 노력에 따라 결과로 나타납니다. 첫째 종은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벌어들였습니다. 또한 둘째 종도 다섯 미나를 벌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주인이 한 미나를 가지고 벌이를 하라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종은 그 미나를 수건에 싸서 보관했습니다. 벌이를 하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보다 이 종은 손해를 보았을 때 주인의 성격이 더..

사제의 공간 2020.11.18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MTxvIPs2bpM 예리코에 가까운 길에 한 사람이 길 한편에 앉아 소리를 지릅니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기에 목소리로 그의 처지를 알려야 하고 도움도 청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잃어버린 시선이 아니라 그의 목소리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예수님에 대한 소리가 들렸을 때 그는 큰 소리로 사방을 향해 외칩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긴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그 상황에서는 소리가 모든 것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전하는 것도 또 알..

사제의 공간 2020.11.16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nNdAVstTPYE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를 보면 우리는 예수님의 능력과 하느님의 사랑을 말합니다. 당연히 놀라운 기적으로 사람에게 치유나 기적을 베푸신 예수님에게서 매력을 느끼는 것이고 그를 통해 우리의 믿음은 확신이 되고 그것이 주님에 대한 증명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기적들을 살피다 보면 이 기적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꼭 우리와는 다른 시선 하나가 느껴집니다. 그것은 주인공이신 주님의 시선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모든 기적의 주인공은 예수님이 아니시라는 느낌에 접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의 기적이 주님을 드러내는 증명이라면 주님에게 이 모든 것은 단지 아..

사제의 공간 2020.11.11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nRn4MNRxVL0 우리에게 성전은 어떤 의미입니까? 예루살렘 성전의 정화 사건은 예수님의 분노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지만 동시에 성전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합니다. 성전에는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이들이 있었고 그를 위해 돈을 바꿔주는 환전상들도 있었습니다. 곧 성전이 사람들에게 경제의 한 부분이 되었다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은 좀 더 편리하게 성전의 의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시장이 아니라 성전에 드려질 봉헌물들이니 그것에 부정이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렵고 멀리 집에서 끌고 온 동물들보다 더 좋은 것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사제의 공간 2020.11.09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십시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iNo5FIcCysg 하느님을 사랑하는 우리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도 부족해도 하느님을 열심히 믿고 사랑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시험을 해 본다면 그 시험에 무사하게 통과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 시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려 주십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떤 이가 예수님께 드린 말씀에서 출발합니다. 곧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라는 고백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예수님은 곧바로 이야기를 들려 주십니다..

사제의 공간 2020.11.03

"어서 이곳을 떠나십시오."

"어서 이곳을 떠나십시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SqBghE2e-uc "헤로데가 선생님을 죽이려고 합니다." 는 경고가 예수님에게 전해집니다. 권력자 앞에서 예수님은 맞설 수 있는 위치가 아니셨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왕이시지만 세상이 말하는 왕은 아니셨고 걱정하는 바리사이들의 충고를 들어야 하는 처지의 예수님이셨습니다. 헤로데를 여우로 말씀하시는 예수님은 당신의 입장을 밝히십니다. 예수님의 일은 그치지 않을 것이고 그 일은 어떤 일로 인해서도 멈출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예루살렘을 향해 당신의 집이 있고 당신의 끝이 있는 곳을 향해 가시리라 이야기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 속 예루살렘은 이미 죽음의 자리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

사제의 공간 2020.10.29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LJ4dI6efYYc 안식일에 회당에 나타나신 예수님. 이스라엘 사람으로 안식일을 지켜 회당에 들리신 예수님은 회당 안에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하느님의 뜻을 보여주시고 들려주십니다. 안식일에 그저 회당에 들려 기도하는 것이 전부였던 사람들에게 하느님은 언제나 사람들을 마주하시고 기도를 들으시는 멈추어 계신 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하느님의 구원하심의 역사에 감사드리며 정성을 바치는 독백과 같은 움직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안식일에 유일하게 살아있는 하느님을 보여주시고 또한 살아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으로 ..

사제의 공간 2020.10.26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H_zTps5ygA 양팔을 벌리고 있는 천칭저울은 무게의 정도를 재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상대적인 무게를 통해 무게의 경중을 가리거나 같은 값을 구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 저울은 '상대적'인 가치의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그 저울의 접시에 올려지는 것은 늘 비교를 당합니다. 그렇게 서로를 비교하는 것이 우리의 삶과 더욱 닮아 보이는 것은 우리는 보편적인 것보다 훨씬 개인적인 가치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잴 수 없는 가치의 상징적인 개념도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

사제의 공간 2020.10.24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8uHTtw4ZoUk 현대를 나타내는 말은 아주 다양하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해진 말은 바로 '개인'이라는 가치입니다. 사람의 사회에 언제는 세상이라는 말이 자연을 포함한 개념이 더 컸던 시대가 있었다면 또 그 속에서 사람이라는 존재를 더 중요하게 본 시기라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보다 더 구체적인 '개별적 존재'로서의 개인이 더 중요해져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말씀 중 '스스로'라는 말과 닮아 있는 듯 보이는 '개인'이라는 단어이지만 그러나 그 내용은 전혀 달라보입니다. 개인은 물론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

사제의 공간 2020.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