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松竹/김철이 2020. 12. 22. 09:31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GT_xh0XUG48

 

 

엘리사벳의 인사를 받으신 성모님은 우리 귀에 익숙한 기도를 들려주십니다. 이 기도의 내용은 하느님 안에서 당신의 마음과 주님이 세상에 하실 일에 대한 소망입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성탄은 위대한 인물의 탄생의 가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한 사람이 세상에 끼칠 영향에 관한 것을 포함합니다. 

 

비천하고 부족한 자신을 선택하신 하느님의 놀라운 자비를 기억하고 감사하며 기뻐하는 성모님은 이 선택으로 모든 세대가 기억할 당신의 삶을 아십니다. 그리고 그런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고백합니다. 그 고백 속의 세상에 우리는 주목할 이유가 있습니다. 

 

마음 속 교만한 자들이 흩어지고, 통치자들이 왕좌를 잃으며 비천한 이들이 들어 높여집니다. 굶주리는 이들은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되고 부유한 자들의 손이 비어 버립니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의 자비하심 때문이라고 노래하는 성모님은 하느님의 자비하심이 우리와 늘 함께 있었으며 우리의 삶이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면 모든 이가 이기적인 삶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음이 아니라 모두 서로 함께 살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 노래는 예수님의 삶과 일치합니다. 자신 스스로 담을 쌓고 자신의 자리를 높이던 이들이 지닌 그 경계와 선이 주님에 의해 무너진 것은 주님이 그들과 같은 자리에 계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백성이셨고 그들과 식사를 나누시고 당신의 모든 것으로 함께 식탁을 차리셨습니다. 그분의 식탁에 예외는 없었으며 그분의 가르침에 부유한 이들도 스스로 그 그것을 나누어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머물러 하느님의 경계를 알려주셨고 그 머문 곳이 구원의 선이며 구원받을 사람들의 한계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 속에 왕도 부유한 사람도 자신이 가진 것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성탄을 기다리는 우리는 이 작은 어머니의 기도를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이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바로 이런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살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계실 곳을 마련하지 않았고 그 결과 그분의 자리를 마굿간으로 기억하지만 주님은 그곳에서부터 우리를 모두 사랑하셨습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어린 사람. 그리고 그 사람에게서 가장 힘겹게 태어난 한 생명. 우리가 지금 구원이라는 말에 기대를 거는 분이 바로 이 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