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샘 21

“가정은 가장 중요한 기초 공동체” | 윤정엽 세례자 요한 신부님(휴천동 본당 주임)

“가정은 가장 중요한 기초 공동체”                                                                       윤정엽 세례자 요한 신부님(휴천동 본당 주임)  어느덧 한 해 마지막 주일입니다. 교회는 해마다 성탄 대축일 바로 다음에 오는 주일을 성가정 축일로 지냅니다 오늘 축일의 정식 명칭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 가정 축일’입니다. 우리는 가정공동체 안에서 태어나고 살아왔습니다. 오늘날 가족의 해체를 쉽게 말하지만, 인간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가정공동체 아니겠습니까?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성가정을 본받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보면 예수님의 가정이 그렇게 화목한 가정이었던가? 라는 의문이 듭니다. 예수님은 12살이 되..

사제의 공간 2024.12.30

재림 (再臨, 齋任, 다시 오심, 마음을 깨끗이 하여 맡김) | 류성태 안드레아 신부님(가흥동 본당 주임)

재림 (再臨, 齋任, 다시 오심, 마음을 깨끗이 하여 맡김)                                                                                  류성태 안드레아 신부님(가흥동 본당 주임)  “이번 한 주간도 주님의 사랑 안에서 지낼 수 있도록 은총 주시려 우리를 불러모으신 하느님은 찬미와 감사를 받으소서.” 찬미예수님!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승천하신 이후 이 땅에 다시 오실 것임을 예고하시며, 그때에는 분명한 하늘의 징표가 나타날 것임을 알려주십니다. 이를 예수님의 재림이라 합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빛을 잃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은 힘을 잃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예수님의 재림으로 우..

사제의 공간 2024.11.15

외유내강(外柔內剛) | 김유강 시몬 신부님(풍양 농촌 선교 본당 주임)

외유내강(外柔內剛)                                                         김유강 시몬 신부님(풍양 농촌 선교 본당 주임)  저는 사람의 생김새 모양이나 형태는 잘 기억하지만, 사람 이름은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첫 만남에 수시로 여러 번 이름을 묻곤 하죠. 한번 들은 이름을 까먹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름을 외울 때 그 사람의 특징이나 별명, 애칭으로 기억하려고 합니다. 휴대폰에 상대방 이름을 저장할 때에도 그때의 상황과, 그 사람의 별칭 등을 함께 사용하여 휴대폰에 저장하곤 하죠. 저와 같이 특별히 사람들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으리라 생각하여, 상대방에게 저의 이름을 소개할 때 자주 쓰는 말로, 외유..

사제의 공간 2024.09.29

“하늘을 쳐다보며 죽는 것이 낫다.” | 김유강 시몬 신부님(풍양 농촌 선교 본당 주임)

“하늘을 쳐다보며 죽는 것이 낫다.”                                                                                    김유강 시몬 신부님(풍양 농촌 선교 본당 주임)  오늘은 한국 순교 성인의 대축일입니다. 103위 순교 성인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대로 믿음으로 사셨고, 삶으로 실천하신 분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24) 우리나라에 많은 순교 성인들이 있겠지만, 오늘은 특별히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성인을 바탕으로 그들이 어떻게 순교의 피를 흘렸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124위 순교성인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사제의 공간 2024.09.21

언제 어디서나 | 박석일 베드로 신부님(문경 본당 주임)

언제 어디서나                                                 박석일 베드로 신부님(문경 본당 주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27)하고 물으십니다. 이에 제자들이 다양한 대답을 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고 물으십니다. 이에 베드로는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마르 8,29)라고 답합니다. 그리스도란 하느님의 일을 하기 위해 기름 부음 받은 사람을 뜻합니다. 이스라엘에선 이 그리스도란 명칭이 메시아 곧, 구원자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구원자시다’라는 베드로의 말에 예수님 께서는 이제 자신이 사람들을 어떻게 구원할 것인지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사제의 공간 2024.09.11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김영식 요셉 신부님(공검 본당 주임)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김영식 요셉 신부님(공검 본당 주임)  운이 좋아서 성당 뒤편에 900평 과수원을 두고 살게 되었다. 자기 일을 하는 것도 코가 석 자인 교우들의 도움을 받아 개량종 살구(하 코트, 플럼코트) 를 처음으로 조금 수확했다. 지금은 사과, 대추가 무럭무럭 보살핌을 받으면서 자라고 있다. 수확이 끝난 살구와 곧 익게 될 대추를 보면서 오늘 성경 말씀(제1 독서 : 2열왕 4,42-44; 복음 : 요한 6,1-15)을 떠올리게 된다. 독서와 복음은 보잘것없고 변변치 못한 사람들이 내어놓은 것을 배곯던 가난한 사람들이 나누어 먹고 배부르게 되었고 남은 것은 차고 넘쳤다고 한다..

사제의 공간 2024.07.29

농업을 포기한 사회, 목자 없는 양들 | 안영배 요한 신부님(농민사목 전담)

농업을 포기한 사회, 목자 없는 양들                                                                               안영배 요한 신부님(농민사목 전담)  통계청에서 지난해 평균 농가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5 천만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치적으로 홍보했지만, 농촌 지역에 살아가는 그 누구도 농가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소득 구조가 더 열악한 1인 농가는 제외된 결과이며, 소득이 증대했다지만 농가 부채도 동반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재 1천만원 남짓 하는 농업소득은 농가소득의 20% 정도로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직불금을 비롯한 농외소득이 많다고들 하지만 이를 더해도..

사제의 공간 2024.07.22

받아들이는 마음에서 기적은 시작된다. | 차호철 세례자요한 신부님(가톨릭상지대학 총장)

받아들이는 마음에서 기적은 시작된다.                                                                            차호철 세례자요한 신부님(가톨릭상지대학 총장)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마르 6, 4 오늘 예수님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고향인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구세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목수인 요셉의 아들 정도로 여겼고, 자라던 모습을 봐 왔던 동네 사람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예수라는 사람을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러니 예수님의 말씀과 기적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의 바탕에는 바로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예수님도..

사제의 공간 2024.07.06

두려움을 용기로... | 황재모 안셀모 신부님(춘양 본당 주임)

두려움을 용기로...                                         황재모 안셀모 신부님(춘양 본당 주임)  복음서를 보면 수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러 찾아옵니다. 특히 마르코 복음서는 1장에서부터 많은 사람이 주님께 모여드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마르 1,37)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찾은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대부분 자기의 ‘갈망’ 혹은 ‘바램’을 채우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의 근본에는 ‘두려움’이라는 것이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건강에 대한 두려움,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삶과 죄에 짓눌린 삶에 대한 두려움, 죽음의 두려움 등 말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도 이와 같은 배경의 말씀입니다. 거센 돌풍이 불어 배가 난파 위기에 처했을..

사제의 공간 2024.06.21

세 살 버릇을 극복하고 하느님 뜻을 실행하기 | 김기환 요셉 신부님(용상동 본당 주임)

세 살 버릇을 극복하고 하느님 뜻을 실행하기                                                                                    김기환 요셉 신부님(용상동 본당 주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심성에 대한 정확한 통찰을 담고 있는 조상의 지혜라는 생각이 든다. 70세까지 사는 것도 지극히 드문 시절에 80세라는 설정은 죽을 때까지 간다는 뜻이다. 또한, 세 살 버릇이라는 것은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의 인격 형성에 끼치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의미한다. 요즘처럼 영유아들이 어린이집에 가서 사회성을 배우면서 집단의 문화에 노출될 일이 없는 시절이기에 세 살 버릇이 형성되는 데 절대적 영향은 아버지, 어머니이다. 우리는..

사제의 공간 2024.06.09

내어주는 삶 | 김지성 안토니오 신부님(교구청 주일학교 담당)

내어주는 삶                                              김지성 안토니오 신부님(교구청 주일학교 담당)   짤막한 영상을 별생각 없이 돌려 보고 있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인상 깊은 인터뷰 장면을 봤습니다. 인터뷰 주인공은 식당 사장님(직업 두 개)입니다. 24시간 식당을 운영하는데, 새벽 장사 때문에 이익을 많이 못 남긴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24시간 운영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주 늦은 새벽에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 늦은 새벽에 하루를 살고 있는 몇몇 사람들을 위해 국밥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혜택 많이 받았었나 봅니다. 손해 그득한 새벽 장사는 그의 낭만이었습니다. ‘불이익을 감당하면서까지 낭만을 챙긴다? 직업이 두 개라서..

사제의 공간 2024.05.28

기도와 사랑의 사람으로 부활하기 | 김시영 베드로 신부님(하망동 본당 주임)

기도와 사랑의 사람으로 부활하기 김시영 베드로 신부님(하망동 본당 주임) 참 신앙인은 어떤 모습으로 사는 사람입니까? 어떻게 하면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신앙생활을 하는 겁니까? 거기에 대한 답을 찾으셨습니까? 못 찾았다면 더 늦기 전에 찾으시기 바랍니다. 주님 곁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오늘일지 내일일지 그다음 날일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무와 벼와 풀이 어떻게 크고 자라고 열매를 맺습니까? 나무와 벼와 풀은 비와 바람과 햇빛을 받아야 성장하고 열매를 맺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물이 필요합니다. 우선 땅속의 물을 빨아 당겨야 싹도 틔우고 줄기를 내고 잎도 냅니다. 그리고 햇빛과 비와 바람에 의해 성장하고 열매를 맺습니다. 나무와 벼와 풀은 땅의 물을 빨아 당기고 하늘의 햇빛과 비와 바람을 받아먹..

사제의 공간 2024.04.14

십자가를 진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구원된 것은 세상 전체였다. | 김정현 마태오 신부님(후포 본당 주임)

십자가를 진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구원된 것은 세상 전체였다. 김정현 마태오 신부님(후포 본당 주임) 오늘을 시작으로 우리 교회 안에서 가장 거룩한 시 간들이 진행됩니다. 목요일 저녁엔 예수님과 제자들이 마지막 만찬을 갖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께서는 성 찬례를 제정하십니다. 그리고 그 밤에 찬미가를 부르며 올리브 산으로 가십니다. 올리브 산 겟세마니 동산에서 십자가의 길을 앞두신 예수님께서는 공포와 번민에 휩싸이시어 제자들에게 함께 깨어 기도하자고 하십니다. 곧이어 배반자 유다를 앞세워 군사들이 들이닥쳤고 예수님께서는 빌라도 앞에 끌려가 심문을 받으십니다. 군중의 아우성에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내어놓게 됩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는 금요일 오후 3시경에 숨을 거두십니다. 무덤에 묻히신 ..

사제의 공간 2024.03.22

46시간? | 오정형 세례자 요한 신부님(점촌동 본당 주임)

46시간? 오정형 세례자 요한 신부님(점촌동 본당 주임) 스위스의 80살 먹은 노인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 생을 회고하면서 재미 삼아 자신이 써 온 시간 들을 계산해 보았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시간들을 꼽아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잠자는 데 쓴 시간 26년, 일한 시간이 21년, 식사 시간이 6년, 약속 기다리는데 5년 불안과 조바심으로 낭비한 시간이 5년, 세면 시간 228일, 넥타인 매는 데 18일, 담배 불붙이는 데 12일 아이들과 노는데 26일, 기쁘고 행복했던 시간은 총 46시간 뿐.. 46시간? 80년을 사신 분이 기억하는 ‘기쁘고 행복했던 시간’이 고작 46시간이라는 말이 우리를 씁쓸하게 만듭니다. 조금 과장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바쁘게 산 시간에 비해 기쁘고 행복했던 기억이 많지 않은..

사제의 공간 2024.02.05

불편한 말씀 | 박효재 F. 하비에르 신부님(강구 본당 주임)

불편한 말씀 박효재 F. 하비에르 신부님(강구 본당 주임) “에너지 사용을 줄여 사랑을 나눕시다!” 올해 교구 실천사항입니다. 본래 사제총회에서 검토되었던 구 호의 초안은 “불편하게 삽시다!”였는데 듣기에 좀 덜 불편했으면 하는 취지로 쓴 약에 사탕을 좀 발랐습니다. 말은 달콤하게 했지만, 하느님 백성이 굳이 불편하고 좁은 길을 택해 걸어야 한다는 진리는 어떻게 희석될 수 있는 게 아니겠지요. 하느님 말씀을 경청하는 주님 백성은 세상의 99%와는 다르게 살 수밖에 없고, 그 과정은 불가피한 불편, 예언자적 고난을 동반합니다. 예언자들은 99%의 사람들이 보고도 보지 못하는 것을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이들입니다. 99%의 사람들이 저 가 유리할 때만 정의 찾고, 적당히 서로 속이고 또 속아 넘어가 주며, 애..

사제의 공간 202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