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115

몽소승천(蒙召昇天)

몽소승천(蒙召昇天) 김철이 비안네 모태 열어 삼십삼 년 앓은 가슴앓이 곪아 터져 십자가 영광이 되었네 서럽고 아픈 상처 드높은 은총으로 돌리셨으니 아버지 하늘 문 열어주셨지 살이 터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세속 아픈 천상 열쇠 되어 묵주 알 영혼에 맺혔네 육신의 삶은 헌신짝 영혼의 삶은 천금이라 육신도 영혼도 흩어짐 없이 하늘에 오르셨지

松竹신앙시 2022.08.03

물고기 다섯 마리와 보리빵 두 개

물고기 다섯 마리와 보리빵 두 개 김철이 비안네 이천 년 전 물고기 다섯 마리 보리빵 두 개로 오천 명을 먹이신 구세주 수천 명 먹이고 남은 부스러기 열두 광주리 되었다던데. 그 시절 그날 군중들이 먹었던 것은 육신의 배를 불릴 빵이 아니라 영신의 배를 불릴 빵이었네 먹이고 남은 열두 소쿠리의 빵은 육체를 살릴 빵이 아니라 영혼을 살릴 빵이었고 수천 군중 먹고 남은 열두 광주리 속 물고기 혼신을 먹여 살릴 생선이 아니라 우리 넋을 살릴 어류였으리

松竹신앙시 2022.06.15

오월의 언약(2022. 가톨릭복지회 성모의 밤 봉헌 시)

오월의 언약 김철이 비안네 하늘을 찌르는 불안함 땅인들 피할 곳 있으랴 한 꾸러미 묵주 돌려 어머니 부르던 날 단숨에 달려와 감싸 주셨지 비몽사몽 장미 향 코를 찌르고 모정이 영혼을 품어 드높은 천상, 은총인 줄 알면서도 물 흘려보내듯 무심코 흘려보낸 지난날의 숱한 세월 후회한들 돌아올 길 없어라. 몇십 년 몇백 년을 더 살아도 이천년을 무릎 꿇고 우릴 위해 피눈물 쏟으신 그 은혜 어찌 다 잊으리 이천 년을 하루같이 동고동락 걸어주신 드넓은 희생의 길 육신이 한 점 진토로 흩어져도 어머니 오실 길섶마다 영혼의 묵주 알 풀어놓고 피어 지지 않을 장미 꽃잎 깔아 드리리

松竹신앙시 2022.05.11

말을 위한 기도

말을 위한 기도 김철이 비안네 세 치 혀로 이 세상에 뿌려놓은 내 말의 씨들이 어떤 모양 어떤 향기로 열매 맺었을까? 돌처럼 차고 쇠처럼 굳은 말씨가 아니라 해처럼 따뜻하고 물처럼 흐르는 언행 짓기를 원하노니 침묵할 줄 아는 자비 베푸사 한 마디 말씨 심을 적에 열 개 말의 열매를 헤아리게 하시고 잡초처럼 자랄 언행 텃밭 가꾸게 하소서 매 순간 세 치 혀 다스리게 하시어 늘 헤프지 않게 하시고 늘 경박하지 않게 하소서

松竹신앙시 2022.02.16

하나 되게 하소서

하나 되게 하소서 김철이 비안네 드넓은 해변 흩어진 숱한 세월처럼 아무렇게나 깔린 몽돌 하나로 뭉칠 힘을 주옵시길 제, 잘났다 재잘대는 전깃줄 잡새들 생명 주신 그 은혜 되새기며 보듬을 줄 아는 가슴 주시고 갈팡질팡 불어대는 벌판 시절 계절풍도 주고받을 헛 사랑이나마 품어 뒹굴 수 있게 하소서 하나 되신 성부와 성자와 성령님처럼...

松竹신앙시 2022.01.19

밤은 깊은데_2021년 성탄 맞이 성시

밤은 깊은데 김철이 비안네 별이 총총 먼 훗날 아픈 역사를 새기듯이 밤하늘 가득 찬데 마구간 마소 여인의 산고에 숨죽였지 이 밤에 태어날 자 그 누가 세상 구원자라 했든가 십자가 못 박을 자들 산실을 엿보니 구유에 누운 갓난아기 슬픈 울음조차 멎누나 소쩍새 울음주머니 풀어 피맺힐 산모의 슬픔을 대신해 밤이슬 얼 듯 떠듬떠듬 울건만 이천년을 흐를 피눈물 여전하더라 세상 만민아! 내 죄 네 죄로 고사리손에 못 박을 미래를 보라 탄생은 기쁨이고 환희라 했는데 산모의 섬섬옥수 애처롭기만 하단다.

松竹신앙시 2021.12.15

마중물|2021년 위령성월 맞이 성시

마중물 김철이 비안네 이승 살 적 생면부지라도 모른 체 마소 입 한번 놀려주면 천국 문 들어설걸 가신 길 험하다고 외면 마소 걸음걸음마다 천복을 지녔어도 손 모아 빌어줌세 꽃길이든 흙길이든 임 가신 그 길 우리도 가야 할 것을 힘겹고 두려워도 곱씹어 걸어보세 임들이여! 잊지 마소 우리네 천국 갈 적 길섶마다 장미꽃 피어지지 않게 한 줌 마중물 뿌려주오

松竹신앙시 2021.11.02

칠고(七苦)의 꽃|20201년 묵주기도 성월 맞이 성시

칠고(七苦)의 꽃 김철이 비안네 아버지 내려주신 사랑의 동아줄 매듭마다 뿌리 내려 싹 틔운 칠고의 꽃 일곱 빛 무지개 되어 어머니 태를 열고 이천 년을 하루같이 죄인들 영혼 속을 누비누나 내 아들, 내 딸들아! 방황하지 말고 돌아와 사랑 열매 잡아주렴 세상 숱한 죄 이천 년 전 성자 지고 갔으니 한 송이 두 송이 피운 꽃송이 드넓은 세상사 영영 피어 지지 않게 해주려마

松竹신앙시 2021.10.01

침묵 속의

침묵 속의 김철이 비안네 하루를 살아도 백 년을 산 듯이 내 안에 머물러 계신 임이시여! 무표정 무 향의 당신은 오늘도 내 삶에 동행하시어 투정도 불평도 죄다 들어주셨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으나 뒤를 봐도 당신 모습 옆을 봐도 당신 음성 외롭지 않아라 내 마음 빗장 열고 내 마음 문밖을 서성이실 내 사랑 받아 모셔 영원불변 살리라

松竹신앙시 2021.09.15

여명

여명 김철이 비안네 세상 필연 다 짊어지고 한 포기 연방으로 피어 세상 정화를 위해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지지 않게 하소서 비록, 하루살이 생이라지만 불을 찾는 한 마리 부나비처럼 살고파 늘 빈 가슴 되리니 늘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험한 세월 걷다 보면 중도 보고, 소도 보겠지만 한결같은 첫정으로 내일 없는 오늘을 살게 하소서 세상 온갖 사욕 감정도 없을 열일곱 작은 단추로 채워놓고 반딧불 혼이 되어 임 오실 그 길에 충복으로 남게 하소서

松竹신앙시 2021.07.14

민들레 홀씨

민들레 홀씨 김철이 비안네 아파트 보도블록 돌 틈 사이 홀로 핀 하얀 민들레 언제나 홀로 피어도 초연한 저 향기 꽃대 위에 철근 콘크리트 칠 리도 만무하고 쇳물을 씌울 리도 전무후무한데 철부지 천방지축 걸음 짓밟아도 주정뱅이 갈지자걸음 헛발 쳐도 영영 죽지 않고 참사랑 전령사로 떠나리 돌덩이 위에서도 쇳덩이 속에서도 공평한 사랑 나누려고

松竹신앙시 2021.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