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106

자제

자제 김철이 비안네 주님! 저는 매 순간 자신을 표출하고 싶은 욕망이 가득합니다. 당신이 주신 재능인데 소생의 재능인 양 이웃에 드러내 존경받으려 하고, 소생이 지닌 지식 노출하여 너보다 나은 나 자신을 돋보이려 합니다. 부질없을 이 마음 삶의 보람이란 망상에 더더욱 조급해집니다. 주님! 매 순간 자신을 표출하고 싶은 행실이 당신 가실 그 길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고 아울러 천박한 망념임을 깨닫게 하소서. 표출하려는 삶이 얼마나 얄팍하고 초조한 영역임을 알게 하시고, 참 아름다움은 고의로 분출하지 않아도 이미 드러나 생동하는 존재임을 절절히 깨닫게 하소서. 동심은 드러냄이 없이도 절로 아름답고, 산골짜기 야생화는 꼭꼭 숨어도 드밝고 드맑은 아름다운 진리 잃지 않게 하소서. 주님! 소생이 자신을 표출하기 위..

松竹신앙시 2023.02.07

한 해를 맞으며|2023년 새해 맞이

한 해를 맞으며 김철이 비안네 임이시여!. 허허벌판 잡초 같은 저희에게 거듭해, 한 해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새 빛 새 향을 절로 풍기는 온화한 얼굴, 그윽한 미소 다정한 언어의 전도사가 되게 하소서. 저희를 도구로 쓰시어 관용의 하늘과 포용의 바다를 가로질러 임께서 기뻐하실 행복의 꽃이 만개하게 하소서. 임이시여!. 올해는 햇살을 갈망하는 모든 생명체가 새 숨결 새 향기로 다가오게 하시고 저희를 연장으로 삼으시고 새 생명 새 삶을 얻게 하시어 하루살이 누구를 만나든 절대 비교하지 않는 선한 눈빛으로 올려다보게 하소서. 임이시여!. 저희가 한해살이 시간에 쫓기고 제아무리 바빠도 임을 위한 일을 미루지 않고 그늘진 구상 없이 드맑은 침묵으로 자연과 이웃 속 임을 우러러보게 하소서...

松竹신앙시 2023.01.01

하얀 기도

하얀 기도 김철이 비안네 대림절 한밤의 종소리 온 세상 하얗게 덮여 강복으로 널리 퍼짐에 다툼과 미움은 자비의 강수로 넘쳐흐르게 도우시고 심장과 정신은 환희의 하모니로 감돌게 하소서 천상 축복이 지상계 설화로 만개할 적에 탐욕과 불평은 눈처럼 희고 새털처럼 가벼이 하시고 흐뭇함과 흡족함이 벅참의 꽃 찬란히 만개하게 하소서 화평의 통지서 온 세상사 숭고미 빛내려 은혜로울 때 몸소 비우고 낮추어 가고 겸허의 울림에 마음을 기울이면 마침내 소통과 화합으로 일치되는 세상 온정과 나눔으로 심장 벅찬 메시지이게 하소서 오실 임 벌거벗은 맨몸으로 가르치시길 잘난 이 못난 이 갓난쟁이로 살라 하셨으니 풋사랑도 짝사랑도 아닌 참사랑 드넓은 가슴으로 살게 하시고 드높은 사랑 값없이 주셨으니 그 발길 그 흔적 따라 아래로 ..

松竹신앙시 2022.12.01

잊지는 말자

잊지는 말자 김철이 비안네 얼마나 기다렸소 천국 문 문전에서 기도 밥이 모자라서 배곯는 걸인처럼 허덕허덕 사셨네 세상 소풍 길 거닐 적에 베풀고 사셨으면 남의 밥상머리 우러러 밥 한 톨 떨어지길 기다리지 않았을걸 너나, 나나 한번은 살아야 할 삶이기에 내 밥상, 네 밥상 구분 말고 희생 반찬으로 채워주소 무덤에 묻혀 봐야 죽음인가, 나도 가고 너도 갈 길 기도 품앗이 미리 나누어 신앙 공동체 품앗이 가락 흘러넘치게 하세나

松竹신앙시 2022.11.22

2022년 묵주기도 성월 맞이 신앙시|시월의 장미

시월의 장미 김철이 비안네 오월의 장미 오래전 시들어 잠들었는데 짙은 향기 코를 찔러 잠든 영혼을 깨운다. 화들짝 놀라 낙엽 갈피를 뒤적이고 툭! 떨어진 감잎을 살펴도 꽃 그림자도 찾지 못했네 무심코 집어 든 묵주 알 쳇바퀴 돌렸을 적에 콧속으로 스며든 천상 어머니의 향기였네 시절 장미 세월에 시들어도 어머니 사랑으로 피는 시월의 장미는 신앙 텃밭에 영원불변 피어오르리

松竹신앙시 2022.10.01

2022년 순교자 성월 맞이 신앙시|길

길 김철이 비안네 고결한 성령의 인도(引導)인가. 간교한 사탄의 유혹(誘惑)인가. 남녀노소 두 손 모아 야밤 징검다리 건너듯 아슬아슬 차마 눈 뜨고는 못 볼세라 날도 밝지 않고 첫닭 울 기미는 까마득한데 눈먼 소경처럼 맨입만 달싹달싹 눈물마저 서럽네 누굴 위한 희생이고 무얼 위한 헌신인지 갖은 회유 협박에도 외눈 하나 깜빡 않고 목 늘려 생죽음을 재촉하더라 임 가신 그 길은 영광의 길이기에 새끼줄 굴비 엮듯 포승줄마다 않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천국 살이 가더란다

松竹신앙시 2022.09.14

몽소승천(蒙召昇天)

몽소승천(蒙召昇天) 김철이 비안네 모태 열어 삼십삼 년 앓은 가슴앓이 곪아 터져 십자가 영광이 되었네 서럽고 아픈 상처 드높은 은총으로 돌리셨으니 아버지 하늘 문 열어주셨지 살이 터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세속 아픈 천상 열쇠 되어 묵주 알 영혼에 맺혔네 육신의 삶은 헌신짝 영혼의 삶은 천금이라 육신도 영혼도 흩어짐 없이 하늘에 오르셨지

松竹신앙시 2022.08.03

물고기 다섯 마리와 보리빵 두 개

물고기 다섯 마리와 보리빵 두 개 김철이 비안네 이천 년 전 물고기 다섯 마리 보리빵 두 개로 오천 명을 먹이신 구세주 수천 명 먹이고 남은 부스러기 열두 광주리 되었다던데. 그 시절 그날 군중들이 먹었던 것은 육신의 배를 불릴 빵이 아니라 영신의 배를 불릴 빵이었네 먹이고 남은 열두 소쿠리의 빵은 육체를 살릴 빵이 아니라 영혼을 살릴 빵이었고 수천 군중 먹고 남은 열두 광주리 속 물고기 혼신을 먹여 살릴 생선이 아니라 우리 넋을 살릴 어류였으리

松竹신앙시 2022.06.15

오월의 언약(2022. 가톨릭복지회 성모의 밤 봉헌 시)

오월의 언약 김철이 비안네 하늘을 찌르는 불안함 땅인들 피할 곳 있으랴 한 꾸러미 묵주 돌려 어머니 부르던 날 단숨에 달려와 감싸 주셨지 비몽사몽 장미 향 코를 찌르고 모정이 영혼을 품어 드높은 천상, 은총인 줄 알면서도 물 흘려보내듯 무심코 흘려보낸 지난날의 숱한 세월 후회한들 돌아올 길 없어라. 몇십 년 몇백 년을 더 살아도 이천년을 무릎 꿇고 우릴 위해 피눈물 쏟으신 그 은혜 어찌 다 잊으리 이천 년을 하루같이 동고동락 걸어주신 드넓은 희생의 길 육신이 한 점 진토로 흩어져도 어머니 오실 길섶마다 영혼의 묵주 알 풀어놓고 피어 지지 않을 장미 꽃잎 깔아 드리리

松竹신앙시 2022.05.11

말을 위한 기도

말을 위한 기도 김철이 비안네 세 치 혀로 이 세상에 뿌려놓은 내 말의 씨들이 어떤 모양 어떤 향기로 열매 맺었을까? 돌처럼 차고 쇠처럼 굳은 말씨가 아니라 해처럼 따뜻하고 물처럼 흐르는 언행 짓기를 원하노니 침묵할 줄 아는 자비 베푸사 한 마디 말씨 심을 적에 열 개 말의 열매를 헤아리게 하시고 잡초처럼 자랄 언행 텃밭 가꾸게 하소서 매 순간 세 치 혀 다스리게 하시어 늘 헤프지 않게 하시고 늘 경박하지 않게 하소서

松竹신앙시 2022.02.16

하나 되게 하소서

하나 되게 하소서 김철이 비안네 드넓은 해변 흩어진 숱한 세월처럼 아무렇게나 깔린 몽돌 하나로 뭉칠 힘을 주옵시길 제, 잘났다 재잘대는 전깃줄 잡새들 생명 주신 그 은혜 되새기며 보듬을 줄 아는 가슴 주시고 갈팡질팡 불어대는 벌판 시절 계절풍도 주고받을 헛 사랑이나마 품어 뒹굴 수 있게 하소서 하나 되신 성부와 성자와 성령님처럼...

松竹신앙시 2022.01.19

밤은 깊은데_2021년 성탄 맞이 성시

밤은 깊은데 김철이 비안네 별이 총총 먼 훗날 아픈 역사를 새기듯이 밤하늘 가득 찬데 마구간 마소 여인의 산고에 숨죽였지 이 밤에 태어날 자 그 누가 세상 구원자라 했든가 십자가 못 박을 자들 산실을 엿보니 구유에 누운 갓난아기 슬픈 울음조차 멎누나 소쩍새 울음주머니 풀어 피맺힐 산모의 슬픔을 대신해 밤이슬 얼 듯 떠듬떠듬 울건만 이천년을 흐를 피눈물 여전하더라 세상 만민아! 내 죄 네 죄로 고사리손에 못 박을 미래를 보라 탄생은 기쁨이고 환희라 했는데 산모의 섬섬옥수 애처롭기만 하단다.

松竹신앙시 2021.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