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위령성월(慰靈聖月) | 2023년 11월 위령성월 신앙 시

松竹/김철이 2023. 11. 1. 09:45

위령성월(慰靈聖月)

 

                                    김철이 비안네 

 

 

세상 모든

삶과 죽음을 관장자여!

 

은혜로운 이즈음

내 앞서 이승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세속에 머물러

앞길 닦는 육신들을 위해 기도하며

뒤서 죽어갈 내 죽음을 묵상하게 하소서

 

저물어 가는 가을

길 잃은 낙엽은 서릿바람에 갈팡질팡

이승과 저승 사이

자신만 위하며 산 넋들이 우왕좌왕

제 몫 다한

실과들 죄다 뿌리로 거듭 앉듯이

제 영혼 속에 생멸을 되새기게 하소서

 

춘삼월 꽃이 피고

가을철 꽃이 지듯이

인생도 늙어 황혼길 접어드니

산 자랑 물리치며

살아온 삶터에 죽을 자랑 늘어놓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