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밑거름|2023년 성요셉 성월 맞이

松竹/김철이 2023. 3. 3. 09:00

밑거름

 

                          김철이 비안네



눈이 부셔서일까.
응달에 숨어 향기 없는 꽃으로 피어
이천 년을
늘 시들지 않았네!

친족 슬하 아들도 아니건만
뭘 바라고 피웠을까.
십자가 가지마다
돋는 건 희생이요 피눈물뿐인걸

밤이면 억새도 우는데
앙가슴 부여잡고
시시때때로 솟는 눈물샘 틀어막은 채
평생을 사셨으니

살아도, 살아도
허황한 빈터뿐인 우리 영혼의 텃밭에
잡초 몇 포기 걷어내시고
밑거름 돼 주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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