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115

독백 | 2025년 1월 신앙시

독백                         김철이 비안네  창조주 그 드높은 이름에감히 아버지라 부르며나날이 살아 숨 쉬는 저희 일상 맡겨드리오니외면하지 마시고한 걸음 한 동작 동행하여 주소서 한 줌 흙을 빚어세상 뭇 인간을 창조하셨으니저희가 당신 은총 늘 되새김질하며제 곁에 살아계신 당신 숨결 절로 느끼게 하소서 제 아플 때 보듬어 주셨고제 외로울 때 친구 돼 주시며괜찮다. 괜찮다.늘 귓전에 맴돌던 그 음성영영 잊지 못할 영혼 양식 삼게 하소서 저희 행여 잘못된 길 걸을 적에사랑으로 바로잡아 주시고혹시 어긋날 적에어버이 사랑의 매로 다스려 주소서 내 아버지,내 영혼의 아버지시여이다음 제 아버지 나라들 적에제 눈곱만한 선행 귀히 보시고문전박대 마옵소서

松竹신앙시 2025.01.01

빛 | 2024년 성탄 맞이 신앙 시

빛                       김철이 비안네  무섭도록 고요한 적막에소쩍새도 숨죽여 뜨덤뜨덤 우는데깊은 밤빛의 소리 야밤을 흔들어 깨운다. 가난한 자외로운 자아픈 자 참 벗 되려낮은 곳 찾아 절절히 뒤흔든다. 기쁜 자 외면하고슬픈 자 쓸어안아어두운 세상 곳곳을 밝히려갓난쟁이 고사리손 종탑을 잡으셨지 종소리 드높더라.참사랑 드넓더라.참 평화 씨앗외양간 구유 속 싹이 천지에 피웠네. 밤하늘 별들도 경배하고밤바다 물결도 찬양하니온 누리 구세주불꽃으로 세상천지 밝히리니

松竹신앙시 2024.12.01

아버지 날 품으셨으니 | 2024년 11월 위령성월 신앙시

아버지 날 품으셨으니                             김철이 비안네  예습도 복습도 없는내 생애 굽어보시고현세에 드높은 은혜 베푸사한 생애 다복하게 살았으니내 주군 가시는 길 따르게 하옵소서 물처럼바람처럼 넋의 춤 너울너울 추다가예비해 두신 그날불나비 영혼으로 부르심에 보답하리니 세속에 살아내 베푼 선행 멀리하고내 행한 악행 가까이하여연옥 문 가로세로 두들길 적에헛말이나마 제 이름 고이 불러주소서 이승의 천국 살이저승의 지옥살이인걸예전에 왜 미처 몰랐을까.내 묻힐 묘에 엎드려 간곡히 청하오니제 생애 마지막 날 모른 채 마옵소서

松竹신앙시 2024.11.01

회심(回心) | 2024년 10월 묵주기도 성월 신앙 시

회심(回心)                       김철이 비안네  어디선가 홀연히 들려오는어머니 음성사랑하는 내 아들, 딸들아배곯고 신음하는 그리스도 더는 외면 말고너희 갈 길 너희가 닦으렴. 이천 년을 하루 같이드넓은 모성애로 가르쳐 주신기도 품앗이영혼에 새겨 엮어내리 듯한 타래 두 타래 엮어 내려야지 내 배부르면 그만이고나 아프지 않으면 다행이라며무심한 방관자로 살다가이다음 지옥 갈 적엔누구 가랑이 붙잡고 늘어질 건지 내 잘못 네 잘못 하나로 묶고네 탓도 내 탓내 탓도 내 탓으로 엮어천국 가는 그날까지기도 꾸러미 영영 놓지 않으리

松竹신앙시 2024.10.01

꽃 | 2024년 9월 순교자 성월 신앙 시

꽃                       김철이 비안네  꽃잎도 줄기도 눈이 차지 않은피꽃이산천마다 고을마다 송이송이소담스레 피었구나. 두 번 살 수 없는한 생을 고스란히 다 바쳐부나비처럼 한 몸 불사르니하늘이 울고땅이 곡하누나 살길은 지천이요죽을 길은 외길인데한순간 망설임 없이죽음의 길로 찾아들었대 임 향한 참사랑이잎 되고 줄기가 되어드높고 드넓은 하늘 아래뿌리도 깊게흔들리지 않는 고목이 되었지 영영 시들지 않은참사랑 씨앗으로 거듭나려예습도 복습도 하나 없는 생애도초개처럼 버리는구나. 무섭고도 두려운 길한 송이 주바라기 된 채홀연히 떠났으니이들을 우러러 높여 불러순교 성인 성녀라 한단다.

松竹신앙시 2024.09.02

천상영복(天上永福) | 2024년 8월 성모승천대축일 맞이 신앙 시

천상영복(天上永福)                           김철이 비안네  이천 년을 하루같이장미꽃 송이마다 참사랑 담으시고세상 죄인들 회개를 위해두 무릎 피멍이 절로 드셨지 푸른 망도 휘날리며종종걸음 치실 적에뒷짐 지고 먼 산 보듯 눈 감은 죄석고대죄 엎드려 비나이다. 몽매하고 우매하여헐벗고 배고픈 이 등 돌려 외면하니천국행 열차 멀어지고지옥행 열차 기적만 재촉일세 천상에 고하니때늦은 참회인 줄 능히 아오나이 죄인 가히 여기시어부디 드높은 은총 허락하소서 성모 엄마 치맛자락에먹물 같은 저희 죄 매다 오니저희 잘못 다 보지 마시고우리 영혼 백옥보다 더 희게 하소서 입이 일천 개라 해도사뢸 말씀, 없사오나똥개도 주인 버린 빵부스러긴 얻어먹듯울 엄마 희생 한 톨 내리소서 어머니 천국 거니실 적천하 둘..

松竹신앙시 2024.08.01

꽃 | 2024년 7월 신앙시

꽃             김철이 비안네  뿌리도 줄기도 불멸한 데잘난 이 못난 이 차별 않고사시사철 뭇 가슴마다 피어 지지 않는상사화붉은 꽃잎이더이다. 물도 거름도 하나 주지 않고가꾸는 손길 없어도밤낮 가리지 않고잡초처럼 송이송이 피어나는 짝사랑이어라 가진 자 덜 가진 자하나 차별 없이다 내주고도 늘 부족한 듯내리사랑 참사랑 주지 못해늘 피땀을 흘리시네 낮엔 해바라기요밤엔 달맞이꽃 바라보듯한순간 찰나도 한눈팔지 않고 따르리니피로 피워내신 사랑의 꽃제 영혼에 피어 영영 지지 마옵소서

松竹신앙시 2024.07.01

민들레 홀씨처럼 | 2024년 예수 성심 성월 맞이

민들레 홀씨처럼                                    김철이 비안네  탄생도 밤을 택하셨고죽음도 해 질 짬을 택하셨으며어둠을 환한 빛으로 닫고 일어서신부활마저도 칠흑빛 야밤을 택하시면서도우리 영혼 늘 새벽이어라 하셨지요. 나누지 못해 늘 억억대는 저희 욕심 보풀어헤치는 법 일러주시고비울 줄 몰라열매 맺지 못하는 저희 마음 밭에참사랑 영글게 해 주셨지요. 용서할 줄 몰라 방황하는 우리 마음속에앞서 나는 철새도 용서하고뒤처져 나는 텃새도 배려와 관용으로 고면 하며잡은 손 놓지 말고머나먼 천국 살이 앞당겨 오라시네 봄 들 민들레한해살이 마감하고 홀씨로 돼 피어더부살이 떠나듯이묶이지도 매이지도 않고빈 마음 빈 몸으로 짝사랑 전하려 헤매시지 민들레 홀씨처럼...

松竹신앙시 2024.06.01

모정(2024 가톨릭복지회 성모의 밤 봉헌 시)

모정                               김철이 비안네   평생을 하루같이, 하루를 평생 같이해바라기 해 보듯이달맞이꽃 달 보듯이병들고마음 다친 자식 행여 상할세라전전긍긍 인고의 세월 살아내신어머니 참사랑을 애써 모른 척 외면했었는데 어머니 세상 떠나신 지언 몇십 년이름만 들먹여도가슴 먹먹한 모정 찾아밤이면 밤마다 꿈길에서마저 허우적허우적 잡힐 리 없고만져질 리 없는 모성애 구하려고하루에도 열두 번허공만 멍하니 올려다보길 수십 년 공허한 영혼 채워질 리 없고육신은 광야에 내몰린 탕아 신세였는데 믿음의 꽃 영혼에 피고참사랑 육신에 움틀 적에만개한 오월의 하늘 아래로어렴풋이 들려오는 천상의 모성성모 어머니! 당신의 다정한 음성이더이다 비오니모르쇠로 회피했던 숱한 세월은총의 어머니푸른 망토로..

松竹신앙시 2024.05.13

꽃 | 2024년 5월 성모성월 맞이 신앙시

꽃                         김철이 비안네  오월이라 푸르른 달어머니 품에 안고 그리는 계절세상 갖은 화려한 꽃들올 엄마 아리따운 성심에죄다 시들었네 숱한 고통 다 삭이시고드높은 하늘 내리신장미 화관 받들 적에하늘나라 천사들 환호하며 즐겼었지 이천 년을 하루같이한 올 한 올 내리사랑 베푸실 적에찌든 죄도 씻어지고먹물 같은 죄도 희게 되니세상 갖은 죄인들 모정으로 모시더라 꽃이면 다 꽃이더냐생가슴 칼날로 도려내고피눈물 강을 메워가도하늘 뜻 받으신 성심이 참꽃이지 가장 고운 오월,하늘 엄마 내 엄마로 오신다니오시는 그 길섶내 영혼 꽃씨 삼아 장미꽃 길 깔아드리리  #꽃

松竹신앙시 2024.05.01

개똥 | 2024년 4월 신앙시

개똥 김철이 비안네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허물어지는 듯한 아픔도 사흘 만에 꿋꿋이 딛고 되사신 내 임이여 그 숱한 상처 죄다 어디다 감추시고 그 허다한 흉터 어디에 숨기시고 두 팔 펼쳐 제게 주실 참사랑만 고심하시나요. 당신 배고파 허덕일 적에 내 배만 불리기 급급했고 당신 목말라 쓰러질 적에 내 목만 축이기 여념 없었는데 살이 터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 감내하며 십자가 지고 골고다 언덕 오르실 적도 성혈이 흘러 강을 이룰 적도 애써 외면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는데 길섶에 예사로 굴러다닐 개똥만도 못할 제 영혼 어루만져 주시며 날 닮으라고 하셨나요. 보소서 제 영혼 받아주신 드높은 은혜 기워 갚으려고 어눌한 사랑 내어드리오니 날 도와 당신 성심 영광 받으소서

松竹신앙시 2024.04.01

증거자 | 2024년 3월 신앙시

증거자 김철이 비안네 이듬해 겨울 혹한에 얼어 죽은 뿌리그루에도 새싹이 새파랗게 돋듯이 말라비틀어진 가지 끝 잔가지마다 새순이 솟고 연분홍 새잎이 눈부십니다. 허허벌판 하찮은 풀포기도 거듭 되살리시고 어둠도 몸소 이겨내시며 죽음마저 물리쳐 부활하신 예수님 깊은 잠에 빠진 제 신심 속 말라비틀어진 제 신앙도 당신과 더불어 되살리고 싶사오니 당신이 되살아나신 동굴 속 기적으로 이슬 머금은 풀포기로 부활하게 하소서 유연한 믿음 향기 나날이 풍겨내게 하시고 연년이 부활의 증거자 되게 하소서

松竹신앙시 2024.03.01

선교 | 2024년 2월 신앙시

선교 김철이 비안네 태어나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한눈팔지 않고 늘 하늘만 떠받들며 살아가는 세상 갖은 나무들은 제각기 주님을 흠숭할 하나의 성전이다. 수다스러운 기도 떠벌리고 내세우는 봉사 떠들썩한 찬미 찬양은 없어도 그 틈바구니에 들면 왠지 숙연해져 마음가짐을 여미게 한다. 세속적 갖은 욕심 물거품이 되듯 순식간에 흔적이 없고 드맑아지는 영혼 속 내 몸가짐에 새로운 신앙이 싹튼다. 더없이 거룩하고 고결한 곳 나무 성전. 사물이 벌벌 떠는 한겨울 시절에 잎 내주고 빈 가지들뿐인 나뭇가지에 홀연히 날아와 앉은 이름 모를 새 두 마리 묵상에 빠진 듯 지저귐도 작은 움직임도 없이 숨마저 멎을 듯한 침묵 속에 깊디깊은 묵도에 잠기더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교 살이 훠이훠이 날아간다.

松竹신앙시 2024.02.01

거듭나는 신앙 | 2024년 1월 신앙시

거듭나는 신앙 김철이 비안네 엄동설한 칼바람에 살이 터지고 눈보라에 뼈가 녹아도 두 팔 펼쳐 참사랑 내어주신 내 임을 따르리 해도 하나 달도 하나 꽃피고 잎이 져도 하나이신 십자가 우러러보리라 낮이 저물고 밤이 깊어도 값없는 짝사랑 철철이 내주시고 나날이 피와 살로 내 영혼 살리신 주바라기로 살겠네 내 육신 죽어 한 줌의 흙으로 되돌아갈지라도 한순간 뒤돌아보지 않고 외나무다리 홀로 걸으리라

松竹신앙시 2024.01.01

탄생 | 2023년 성탄 맞이 신앙 시

탄생 김철이 비안네 드높은 권세에 만백성 오금이 저리는데 큰 별 하나 세상 곳곳 밝히려 뜬다. 그 누가 빛이고 그 누가 어둠인지 도무지 아리송한 세상사 한 줄기 빛이 되려나 그늘진 잡초밭 햇살이 되고 양 짓 녘 화초밭 비구름 내리려 고사리손 안 먹구름 햇볕도 쟁여 넣었지 타고날 운명 비운인지 풍운인지 알 순 없지만 십자가 못 박는 소리 앞선 길잡이로 들리누나 잡새도 활개 치고 물살도 마냥 자유로운데 네 모퉁이 참사랑에 얽매일 운명이라 첫울음조차 마냥 슬프도다.

松竹신앙시 2023.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