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
김철이 비안네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허물어지는 듯한 아픔도
사흘 만에 꿋꿋이 딛고
되사신 내 임이여
그 숱한 상처
죄다 어디다 감추시고
그 허다한 흉터 어디에 숨기시고
두 팔 펼쳐
제게 주실 참사랑만 고심하시나요.
당신 배고파 허덕일 적에
내 배만 불리기 급급했고
당신 목말라 쓰러질 적에
내 목만 축이기 여념 없었는데
살이 터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 감내하며
십자가 지고 골고다 언덕 오르실 적도
성혈이 흘러 강을 이룰 적도
애써 외면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는데
길섶에 예사로 굴러다닐
개똥만도 못할
제 영혼 어루만져 주시며
날 닮으라고 하셨나요.
보소서
제 영혼 받아주신 드높은 은혜
기워 갚으려고
어눌한 사랑 내어드리오니
날 도와
당신 성심 영광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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