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개똥 | 2024년 4월 신앙시

松竹/김철이 2024. 4. 1. 09:01

개똥

 

                     김철이 비안네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허물어지는 듯한 아픔도

사흘 만에 꿋꿋이 딛고

되사신 내 임이여

 

그 숱한 상처

죄다 어디다 감추시고

그 허다한 흉터 어디에 숨기시고

두 팔 펼쳐

제게 주실 참사랑만 고심하시나요.

 

당신 배고파 허덕일 적에

내 배만 불리기 급급했고

당신 목말라 쓰러질 적에

내 목만 축이기 여념 없었는데

 

살이 터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 감내하며

십자가 지고 골고다 언덕 오르실 적도

성혈이 흘러 강을 이룰 적도

애써 외면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는데

 

길섶에 예사로 굴러다닐

개똥만도 못할

제 영혼 어루만져 주시며

날 닮으라고 하셨나요.

 

보소서

제 영혼 받아주신 드높은 은혜

기워 갚으려고

어눌한 사랑 내어드리오니

날 도와

당신 성심 영광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