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선교 | 2024년 2월 신앙시

松竹/김철이 2024. 2. 1. 09:00

선교

 

                          김철이 비안네

 

 

태어나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한눈팔지 않고

늘 하늘만 떠받들며 살아가는

세상 갖은 나무들은

제각기 주님을 흠숭할 하나의 성전이다.

 

수다스러운 기도

떠벌리고 내세우는 봉사

떠들썩한 찬미 찬양은 없어도

그 틈바구니에 들면

왠지 숙연해져 마음가짐을 여미게 한다.

 

세속적 갖은 욕심 물거품이 되듯

순식간에 흔적이 없고

드맑아지는 영혼 속

내 몸가짐에 새로운 신앙이 싹튼다.

 

더없이 거룩하고 고결한 곳

나무 성전.

 

사물이 벌벌 떠는 한겨울

시절에 잎 내주고

빈 가지들뿐인 나뭇가지에

홀연히 날아와 앉은

이름 모를 새 두 마리 묵상에 빠진 듯

 

지저귐도 작은 움직임도 없이

숨마저 멎을 듯한 침묵 속에

깊디깊은 묵도에 잠기더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교 살이 훠이훠이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