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김철이 비안네
태어나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한눈팔지 않고
늘 하늘만 떠받들며 살아가는
세상 갖은 나무들은
제각기 주님을 흠숭할 하나의 성전이다.
수다스러운 기도
떠벌리고 내세우는 봉사
떠들썩한 찬미 찬양은 없어도
그 틈바구니에 들면
왠지 숙연해져 마음가짐을 여미게 한다.
세속적 갖은 욕심 물거품이 되듯
순식간에 흔적이 없고
드맑아지는 영혼 속
내 몸가짐에 새로운 신앙이 싹튼다.
더없이 거룩하고 고결한 곳
나무 성전.
사물이 벌벌 떠는 한겨울
시절에 잎 내주고
빈 가지들뿐인 나뭇가지에
홀연히 날아와 앉은
이름 모를 새 두 마리 묵상에 빠진 듯
지저귐도 작은 움직임도 없이
숨마저 멎을 듯한 침묵 속에
깊디깊은 묵도에 잠기더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교 살이 훠이훠이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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