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시 76

아기

아기 松竹 김철이 시큼한 젖 냄새 뭐가 그리도 좋아서 고사리손 엄마 젖가슴 움켜쥔다. 알 수 없는 말은 어디서 배웠을까 앵두 같은 입술 쫑긋쫑긋 나팔꽃 피고 달맞이꽃 필 때까지 옹알이한다. 앞집 개도 짖지 말고 뒷집 개도 짖지 마라. 우리 엄마 구성진 자장가에 칭얼대던 우리 아기 꿈나라 여행하네 우리 아기 선잠 깰까 생쥐도 몰래몰래 고양이도 살금살금 까치발 딛고 숨바꼭질한다. 하늘나라 천사라도 만났을까 고운 꿈길 사뿐사뿐 꼭 다문 입가에 앙증맞은 미소 곱게도 번지네

松竹♡동시 2021.05.05

글 나무 꿈나무

글 나무 꿈나무 松竹 김철이 누가 누가 심었나 글 나무 한 그루 연초록 잎사귀마다 파아란 물방울 조롱박처럼 머금어 진초록 꿈나무로 키워가네 곧은 뿌리 뿌리마다 두레박 줄 길게 달아 깊은 땅속 맑은 옥수 쉴 새 없이 길어 올려 젖먹이 아기를 품어 안듯 숱한 시절 끌어안는데 푸른 줄기 줄기마다 청실홍실 실을 엮어 긴 빨대 뿜어내고 땅에 흩어질 시간 약속 잡아 하늘로 오르는 외줄을 타더니 엇갈린 가지가지마다 무지갯빛 꿈으로 영그는 푸른 약속 엄마표 사랑인 양 넉넉한 베풂으로 내놓은 세월 끝에 매달려 크는 꿈나무

松竹♡동시 202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