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나무 꿈나무
松竹 김철이
누가 누가 심었나
글 나무 한 그루
연초록 잎사귀마다
파아란 물방울 조롱박처럼 머금어
진초록 꿈나무로 키워가네
곧은 뿌리 뿌리마다
두레박 줄 길게 달아
깊은 땅속 맑은 옥수 쉴 새 없이 길어 올려
젖먹이 아기를 품어 안듯
숱한 시절 끌어안는데
푸른 줄기 줄기마다
청실홍실 실을 엮어
긴 빨대 뿜어내고
땅에 흩어질 시간 약속 잡아
하늘로 오르는 외줄을 타더니
엇갈린 가지가지마다
무지갯빛 꿈으로 영그는 푸른 약속
엄마표 사랑인 양
넉넉한 베풂으로 내놓은 세월 끝에
매달려 크는 꿈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