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2) 자전거(2) 松竹 김철이 동그란 두 마음 길을 간다 삐뚤빼뚤 넘어질 듯 넘어질 듯 험한 산길 잘도 오른다. 둥근 두 마음 하나 되어 둥글게, 둥글게 둥근 세상을 굴러서 간다. 두 마음 하나 되면 잘도 가던 길, 흩어지면 외로워 금세 뒤뚱거린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시금 마음 모아 달리다 보니 세상은 저만치 바로 눈앞에 보인다. 松竹♡동시 2020.02.24
자전거(1) 자전거(1) 松竹 김철이 둥근 세상 둥글게 닮고파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애도 좋게 길고 험한 세상 한 몸이 되어 비탈길 험한 길 비틀비틀 잘도 간단다. 松竹♡동시 2020.02.10
독도 독도 松竹/김철이 한겨레 한민족 슬하에 태어나 피 나누고 살 나눈 애틋한 형제애로 늘 푸른 소나무 병풍을 친다. 후손들 기억 속에 지워질까 넘나드는 물살도 안타까워 보배로운 동, 식물 깊은 모정 한없이 베푼다. 넘보는 눈이 많아 행여나 잃을세라 돌창 높이 세워 민족애를 굳게 지킨.. 松竹♡동시 2020.01.22
고드름 2 고드름 2 松竹/김철이 동장군 슬하 가출한 찬바람 들어올까 처마 밑 발을 엮지요. 하늘을 날고픈 소망 언 마음 가득히 담아 영창에 거꾸로 키 제기하고요. 날개도 돋지 않았는데 동굴 속 박쥐를 닮으려나 거꾸로 달려 세상을 보지요. 어린 동심 부추겨 옛날 옛적 명 장군 명검으로 살아나 .. 松竹♡동시 2020.01.09
고드름 고드름 松竹 김철이 창공을 나는 박쥐를 닮고 팠나 날개도 없을 텐데 수정 같은 마음을 엮어 처마 밑 거꾸로 매달린다. 온 유월 뙤약볕도 없는데 주렁주렁 발을 엮어 동지섣달 칼바람 온 겨울 막아준다. 개구쟁이 꼬마들 빨리 자라고 싶은 급한 마음일까 밤새 아무도 몰래 거꾸로 발돋움.. 松竹♡동시 2019.12.18
촛불 촛불 松竹/김철이 무섭지도 않나 봐 밤새 한잠 못 자고 까만 밤 하얗게 밝히는 걸 보면 뜨겁지는 않을까 머리엔 불꽃 모자 눌러쓰고 하얀 몸 빨갛게 태우는 걸 보면 누굴 위해 살고 누굴 위해 밝히는 걸까 먹물 같은 긴 밤 홀로 졸면서 누가 시킨 것인지 전혀 알 순 없지만, 작은 몸 긴 밤을.. 松竹♡동시 2019.09.05
나뭇잎 배 나뭇잎 배 - 松竹 / 김철이 - 어디로 갈까… 살랑살랑 부는 바람 등 떠밀려 노 젖는 이 없이도 잘도 간다. 외롭지 않을까… 가도 가도 끝없는 냇가 혼자 된 외로움에 파랗게 질려 움츠리는 몸짓 가엾기만 하다. 그립지 않을까… 두고 온 고향이 어딘지 몰라도 찰랑 되는 물살에 힐끔힐끔 되.. 松竹♡동시 2014.09.18
모기 모기 - 松竹 / 김철이 - 온 여름밤 늘 한결같다. 열대야 극성 함께 하자고… 왜~엥 왱!~ 불이라도 났나 보다. 왔다 갔다 분주한 걸 보니 더운 여름밤 훔치러 온 밤손님일까… 어두운 창가 늘 서성인다. 귀찮은 여름밤 숨바꼭질이라도 하자는 걸까 보이지 않는 틈새로 용케도 숨는다. 松竹♡동시 2014.09.17
우표 우표 松竹/김철이 봄 꽃동산에 나풀대는 나비는 새봄이 곱게도 찍어낸 우표이지요 꽃잎에 팔랑팔랑 새봄의 새 소식 전하려고 꽃잎에 붙이는 우표이지요 고운 사연 곱게 담아 봄 소식 띄우려고 꽃잎마다 춤추는 우표이지요. 2010, 3, 1 松竹鐵伊 松竹♡동시 2010.03.01
봄씨 봄씨 松竹/김철이 씀바귀 작은 꽃 걸음 살금살금 기어다니며 몰래 심어놓은 계절의 표정, 입 큰 개구리 긴 하품 소리에 깜짝 놀라 언 땅 갖가지 봄 씨를 뿌린다. 2009, 10, 22 松竹鐵伊 松竹♡동시 2010.02.01
비행기 비행기 松竹/김철이 쇄엑~ 쇄엑~ 구름을 뚫고 날아간 비행기 하늘에다 농사를 지으려나 보다. 큰 소리 쟁기질하며 지나간 그 자리 구름먼지로 자욱하다. 뭉게구름 이랑마다 무슨 씨앗 심었을까… 2009, 10, 7 松竹鐵伊 松竹♡동시 2009.11.11
햇살 ● 햇살 ● 松竹 / 김철이 - 무지개빛 크레파스 곱게 그려 따슨 겨울 고이 피던 날 진종일 두루 놀던 햇살 아기 무심코 냇가 우뚝 솟은 부들을 본다 솜털 같은 잎사귀 모양 없는 손 가득 만져보다 작은 바람에도 크게 날리우는 솜방망이 얻어맞고 죄없는 냇물 속 송사리 화풀이 한다 버럭 화를 내는 메기.. 松竹♡동시 2009.06.30
시계 시계 - 松竹/김철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늦잠자는 내 머리맡에 가방 챙겨 학교 가라 꾸짖는 엄마처럼 책각책각 걸어간다 학교 가는 내 손목 잡아 사시사철 함께 가는 친구처럼 도란도란 속삭인다 정신 팔려 노는 내 귓가에 늦지 말고 돌아가라 이르시는 아빠처럼 松竹♡동시 2009.01.22
봄(1) 봄(1) 松竹/김철이 종다리 고이 울어 이른 아침에 뒷동산 아지랑이 따듯한 햇살 참빗 삼아 하늘 향해 거꾸로 머리를 빗는다. 목련꽃 하얀 미소 온 누리 번지고 겨우내 움츠려 살던 새싹들 떠나기 못내 아쉬운 잔바람 높은 위세에 파랗게 얼굴이 질린다. 엄마 말씀 듣지 않고 늦잠 자던 개구리 골골 대며 흐르는 시냇물 수다에 활짝 놀라 왕눈 크게 뜨니 개나리 욕심 없는 사랑이 온 세상 물들인다. 松竹♡동시 2008.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