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비행기 松竹/김철이 쇄엑~ 쇄엑~ 구름을 뚫고 날아간 비행기 하늘에다 농사를 지으려나 보다. 큰 소리 쟁기질하며 지나간 그 자리 구름먼지로 자욱하다. 뭉게구름 이랑마다 무슨 씨앗 심었을까… 2009, 10, 7 松竹鐵伊 松竹♡동시 2009.11.11
햇살 ● 햇살 ● 松竹 / 김철이 - 무지개빛 크레파스 곱게 그려 따슨 겨울 고이 피던 날 진종일 두루 놀던 햇살 아기 무심코 냇가 우뚝 솟은 부들을 본다 솜털 같은 잎사귀 모양 없는 손 가득 만져보다 작은 바람에도 크게 날리우는 솜방망이 얻어맞고 죄없는 냇물 속 송사리 화풀이 한다 버럭 화를 내는 메기.. 松竹♡동시 2009.06.30
시계 시계 - 松竹/김철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늦잠자는 내 머리맡에 가방 챙겨 학교 가라 꾸짖는 엄마처럼 책각책각 걸어간다 학교 가는 내 손목 잡아 사시사철 함께 가는 친구처럼 도란도란 속삭인다 정신 팔려 노는 내 귓가에 늦지 말고 돌아가라 이르시는 아빠처럼 松竹♡동시 2009.01.22
봄(1) 봄(1) 松竹/김철이 종다리 고이 울어 이른 아침에 뒷동산 아지랑이 따듯한 햇살 참빗 삼아 하늘 향해 거꾸로 머리를 빗는다. 목련꽃 하얀 미소 온 누리 번지고 겨우내 움츠려 살던 새싹들 떠나기 못내 아쉬운 잔바람 높은 위세에 파랗게 얼굴이 질린다. 엄마 말씀 듣지 않고 늦잠 자던 개구리 골골 대며 흐르는 시냇물 수다에 활짝 놀라 왕눈 크게 뜨니 개나리 욕심 없는 사랑이 온 세상 물들인다. 松竹♡동시 2008.10.18
들국화 들국화 / 松竹/김철이 이름 모를 산기슭 품속에서 태어나 이름없는 생을 살다 갈 흰색 소박한 모습이여 무지개빛 가을 정취 그리워 세상 온갖 삶들 다 살다 가을 문밖 서성이는가 쌍떡잎 초롱꽃 여러 해 대지 위에 피우고 지우는 달걀형 호롱불 연한 홍색 저고리 흰색 치마 곱게 차려입는 향기 짙은 향.. 松竹♡동시 2008.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