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시 76

동심

동심 松竹/김철이 얼마큼 자랐을까… 한 걸음 앞서가는 세월 따라가려 날마다 보이지 않는 키 재기를 한다. 너는 엄마, 나는 아빠 저만치 물러나 앉은 아빠 엄마 모습으로 미리 어른이 되어 본다. 마냥 놀고만 싶은데 공부해라, 학원가라 쉴 틈 없는 엄마 성화 귓전 밖 물로 흘려보낸다. 늘 정직해라 충실해라 아빠 교훈마저 싫증 나서 귀 막고 눈 가리고 몇 점 바람으로 달아난다.

松竹♡동시 2023.03.14

눈사람

눈사람 松竹 김철이 나비도 아니지만 허공을 날아 이 땅으로 내려왔지요 금수강산 삶터 삼아 살고파서 팔랑팔랑 내려왔지요. 온갖 소음 다 씻어내고 이 세상 새하얀 마음 전하고파 이 땅에 살고 싶어요 세상 사람 하얀 마음 일러주고파 소복소복 이 땅 위에 쌓였어요. 눈도 코도 삐뚤지만, 마음 하나 바르게 살고파서 이 땅속 젖어 들래요 성난 사람 모난 사람 모두 손잡고 천년만년 스며들래요.

松竹♡동시 202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