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들(1) 부들(1) 松竹 김철이 연꽃만 꽃인가 연못에 피는 나도 꽃인데 그 이름 쉽지 않아 찾는 이 드물다. 기세부려봐야 솜털인데 솜털 창 곧게 세워 너른 연못 홀로 지킨다. 황소개구리 울음 거창하나 원기둥 꽃이삭 곱게 피워 청개구리 울음 솜 가슴 품어 안는다. 너른 대지 고운 자리 널려있는데 하필이면 물에 피냐고 물어본다면 어딜 가나 대자연 슬하 물이 좋아 늘 물에 산단다. 松竹♡동시 2022.07.06
반딧불 반딧불 松竹 김철이 하늘에 별이 땅으로 내려왔나 봐 여름 냇가 총총걸음 어디로 갈까 갈 곳도 없이 고향으로 갈 테지 여름밤 불 밝혀 하늘로 오른다. 松竹♡동시 2022.06.29
봄 소풍 봄 소풍 松竹 김철이 달래 냉이 나물 캐서 진달래 붉은 찬 통에 담고 아직 덜 녹은 먼 산 눈송이 수선화 수통에 담아 강남 갔던 제비 뒷산 아지랑이 아롱대며 불러 모으니 깜짝 놀란 개구리 양 볼에 도시락 챙겨 들고서 개골개골 소풍을 가죠 松竹♡동시 2022.05.04
봄비 봄비 松竹/김철이 후드득 툭! 툭! 누구세요…? 창문을 두들기는 소리 이 밤중에 누가 오신 걸까… 혹시… 빈 들녘 봄씨를 심으러 오신 봄비라도… 아이의 동심은 어느 사이 몇 줄기 비로 온 들판 새봄을 심는다. 松竹♡동시 2022.04.20
봄나물 봄나물 松竹 김철이 긴 겨울 얼마나 추웠을까 칼바람 무서워 새파랗게 질렸겠지 숨마저 제대로 편히 쉴 수 없었던 모양 꽃샘추위 친구 하자 손 내미는 걸 보면 松竹♡동시 2022.03.09
설날 설날 松竹 김철이 밤 대추 배 사과 때때옷 차려입고 차례차례 떡국차례 지내요. 돼지 개 양 소 말이 앞다투어 파릇파릇 새봄 윷 밭갈이하지요. 방패연 가오리연 드높은 하늘 까불까불 차고 올라 해님께 세배하네요. 널빤지 하나 놓고 영희도 순희도 오르락내리락 멍멍이도 덩달아 뛰지요. 松竹♡동시 2022.02.01
안경 안경 松竹 김철이 울 할배 안경은 돋보기안경 울 할배 닮았지요. 울 엄마 안경은 금도금 안경 울 엄마 닮았고요. 눈사람 안경은 수수깡 안경 눈사람 얼굴에 제격이지요. 松竹♡동시 2022.01.26
소쩍새 소쩍새 松竹 김철이 캄캄한 숲속 마을 잠든 줄 알았더니 엄마 새 아가 새가 끊어진 밤 이야기 떠듬떠듬 속삭속삭 목쉰 울음으로 잇지요 메아리 잠든 사이 계곡물 몰래 흘러 밤마실 떠날 적에 아빠 새 아가 새가 봄소식 그리운 듯 목멘 건울음을 울지요 松竹♡동시 2021.12.01
겨울 허수아비 겨울 허수아비 松竹/김철이 얼마나 추울까 논두렁 저 허수아비 참새마저 떠난 벌판 외로워 어떡하나 기워입은 누더기 칼바람이 숭숭 한숨이 절로 난다. 松竹♡동시 2021.11.24
가을 산 가을 산 松竹 김철이 행여 물들까 몸을 움츠린 지 어저께인데 온 산은 가을물 얼룩이 진다. 어디서 왔을까 세상 제일의 화가 붓도 들지 않고 온통 환칠을 한다. 고추잠자리 시절에 취해 맴을 돈다. 온 산이 불타는 줄도 모른 채 가을 산 깊은 경치에 빠진다. 계곡마다 기슭마다 거센 불길로 타는데 산등성이 들국화 자리 깔고 느긋함이 온몸에 배어 간다. 松竹♡동시 2021.10.20
송편 송편 松竹 김철이 분단장 곱게 하고 시집가는 새색시처럼 온 밥상을 구른다. 뜨겁지도 않을까! 펄펄 끓는 가마솥 속에 알몸으로 눕는다. 솔 향기에 취했을까! 활활 타는 장작불 속에 진초록 물이 든다. 松竹♡동시 2021.09.22
숨바꼭질 숨바꼭질 松竹 김철이 쏴~아 철썩! 밀물과 썰물이 순례가 되어 바닷속 가족들을 찾는데 어디 어디 숨었을까?… 미역도 빼죽 파래도 빼죽 숨기에 바쁘네 멍게와 성게는 어디에 숨었는지 파도만 숨이 턱에 차니 누가 누가 잘 숨나 내기라도 해볼까… 거북도 쏘~옥 집게도 쏘~옥 들고 나는 바닷물 어깨를 걸고 걸어 숨은 가족 찾기에 하루가 다 간다. 松竹♡동시 2021.08.11
방학 방학 松竹 김철이 야! 방학이다. 오버! 학교 운동장 한가운데 뽀얀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한 달 동안 놀아볼 심사에 신발주머니 머리 위 뱅글뱅글 프로펠러로 돈다. 두 발 헬리콥터 바퀴가 되고 신명 나는 동심 달랠 길 없어 하늘을 향해 떴다 앉았다, 떴다 앉았다. 두두두두, 두두두두 어떻게 놀아볼까… 방학 동안 놀 생각에 빙글빙글 큰 하늘을 날아오른다. 松竹♡동시 2021.07.28
엄마 오리 꽥꽥 새끼오리 꽥꽥 엄마 오리 꽥꽥 새끼오리 꽥꽥 松竹 김철이 엄마 오리 새끼오리 한나절 한가로이 물가를 거닐다 엄마 오리 버럭 화를 낸다. 얘들아! 너희들… 엄마가 그렇게 가르쳐 줘도 모르겠니…? 이렇게 똑바로 걸으란 말야… 뒤뚱뒤뚱 글구… 목소리가 그게 뭐니…? 이렇게 고운 목소리로 말해 보렴. 꽥꽥 새끼오리 뒤뚱뒤뚱 꽥꽥 온종일 엄마 따라 배워도 제자리걸음 새끼오리 뒤뚱뒤뚱 꽥꽥 심통이 난다. 松竹♡동시 2021.06.09
아기 아기 松竹 김철이 시큼한 젖 냄새 뭐가 그리도 좋아서 고사리손 엄마 젖가슴 움켜쥔다. 알 수 없는 말은 어디서 배웠을까 앵두 같은 입술 쫑긋쫑긋 나팔꽃 피고 달맞이꽃 필 때까지 옹알이한다. 앞집 개도 짖지 말고 뒷집 개도 짖지 마라. 우리 엄마 구성진 자장가에 칭얼대던 우리 아기 꿈나라 여행하네 우리 아기 선잠 깰까 생쥐도 몰래몰래 고양이도 살금살금 까치발 딛고 숨바꼭질한다. 하늘나라 천사라도 만났을까 고운 꿈길 사뿐사뿐 꼭 다문 입가에 앙증맞은 미소 곱게도 번지네 松竹♡동시 2021.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