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향기 37

행복을 들고 먼저 나를 찾아오신 당신 | 이진욱 미카엘 신부님(원신흥동 주임)

행복을 들고 먼저 나를 찾아오신 당신                                                                                이진욱 미카엘 신부님(원신흥동 주임)  마리아가 사촌 엘리 사벳을 찾아간다. 중 요한 것은 마리아가 먼 저 엘리사벳을 찾아갔 다는 사실이다. 그리 고 더 중요한 것은 마 리아를 향한 엘리사벳 의 칭송 속에 마리아가 가졌던 믿음에 대한 확 증이 들어있다는 사실 이다. 루카는 표현한다. 엘 리사벳이 성령으로 가 득 차 이렇게 외쳤다고.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 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지 않은가? 마리아는 이 표현을 메시아 탄생 예고의 순간에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이미 들었다. “하느님께는 불..

사제의 공간 2024.12.24

너 참 불쌍타 | 노승환 요셉 신부님(사회복지국장)

#대전교구 #말씀의 향기 #너참불쌍타 #노승환요셉신부님_사회복지국장  너 참 불쌍타                                                            노승환 요셉 신부님(사회복지국장)  ‘레 미제라블’ - 예전 에 ‘장 발장’으로 알려진 프랑스 소설이다. ‘불쌍 한 사람들’, ‘비참한 사 람들’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데 1914년 우리나 라에서 이런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너 참 불쌍타’빵 한 조각 훔쳐서 20년 감옥살이하는 장 발장, 딸 생활비 보내려 머리카락을 잘라 팔고 생이빨을 뽑아서 파는 엄마 팡티 느, 엄마가 보낸 생활비를 나쁜 놈들에게 갈취당하고 학대당하는 꼬마소녀 코제트… 읽다 보면 그들이 처한 현실에 분통이 터지고 불쌍한 마음이 솟구친다. 복지국에 부..

사제의 공간 2024.12.15

우선순위 | 김용태 마태오 신부님(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우선순위                                               김용태 마태오 신부님(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네 사람이 물에 빠졌 다. 대통령, 의사, 본 당신부, 대학생이다. 과연 누구를 먼저 구해 야 할까? 정답은… 넷 중에서 가장 ‘수영 못 하는 사람’이다. 우리 삶에는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다. 한정된 시간, 한정된 능력 안에서 모든 것을 다 챙길 수는 없으니 가장 소중하고 가장 절박한 것부터 먼저 챙기는 것이다.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은 남녀노소, 빈부귀 천을 막론하고 동등한 존엄성을 지닌다. 따라서 모든 인간의 생명은 다 같이 소중하다. 대통령의 생명이 말단 공무원의 생명보다 더 귀하다고 말할 수 없고, 부자의 생명이 가난한 이의 생명보다 더 값지다..

사제의 공간 2024.12.06

우리도 진정으로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자! | 김종민 사도요한 신부님(만년동 주임)

우리도 진정으로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자!                                                                                             김종민 사도요한 신부님(만년동 주임)  오소서 성령님!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뭐예요? 예수님이 오늘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어떤 것을 청하시겠습 니까? 오늘 복음에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가 나옵니다. 눈먼 바르티매오는 예수님을 향해서 “다윗의 자손 예 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치고 또 외쳤습니다. 이런 바르티매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진정으로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을 수 있기를 청해 봅니다. 바르티매오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로부터 주워들 었던 나자렛 사람 ..

사제의 공간 2024.10.27

전교, 사랑과 자비의 사명 | 김인호 루카 신부님(도룡동 주임)

전교, 사랑과 자비의 사명                                                                     김인호 루카 신부님(도룡동 주임)  오늘 복음은 복음선 포와 관련된 두 가지 중 요한 사실이 소개됩니다. 첫째, 복음을 전하는 일 은 주님의 명령으로부터 시작된다. 둘째, 이 명령 을 받은 최초의 사람들은 사도들이다. 그런데 사도들은 자신 들이 복음을 전하는 이 유를 주님의 명령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사도 4,20).” 그들이 ‘보고 들은 것’이라고 말한 내용에 주목해 봅시다. 사도들은 병자를 치유하시고,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굶주린 이들을 먹이시고, 참 행복을 알 려주신 ..

사제의 공간 2024.10.16

눈물로 봉헌된 한국천주교회 | 고봉연 요셉 신부님(화현이벽/포천홍인 성지전담)

눈물로 봉헌된 한국천주교회                                                                   고봉연 요셉 신부님(화현이벽/포천홍인 성지전담)  이벽 성지에는 이벽께서 감금되어 순교하신 집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출입문은 큰 자물쇠로 잠겨 있는데, 자물쇠를 여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배교입니다. 신앙을 버리면 즉시 문이 열리고 살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죽음입니다. 신앙을 고수하면 그 안에서 죽고, 그제야 문이 열립 니다. ‘나’ 라면 집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조선 조정에서는 100년 동안 4번의 박해를 일으켜 천주교회를 말살하려 하였고, 1만 명이 넘는 이 들이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순교자들은 육신의 살..

사제의 공간 2024.09.23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 김영삼 베드로 신부님(버드내 주임)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김영삼 베드로 신부님(버드내 주임)  요즘 지방 군소도시 들이 앞으로 소멸할 위 기가 있다는 전망이 나 오고 있습니다. 인구는 감소하고 출산율은 저 조한 가운데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으니 그런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이 있지만 이 시 대의 떠남은 싫어서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생존을 위 해 떠나는 것이 아닐까요? 누구나 더 좋은 것을 찾아 떠나기 마련입니다. 그 러나 이 떠남이라는 선택은 항상 올바르지만은 않습 니다. 아브라함의 떠남은 하느님 말씀을 믿고 따르 는 가운데 일어난 떠남이고 복음 말씀의 비유 중에 아..

사제의 공간 2024.08.23

열두 광주리를 마주한 시간! | 최현규 이냐시오 신부님(죽림동 주교좌 본당 보좌)

열두 광주리를 마주한 시간!                                                                 최현규 이냐시오 신부님(죽림동 주교좌 본당 보좌)  첫 본당으로 부임한 주교좌 죽림동 성당은 본당 전례와 함께 교구 전례가 이루어지는 공간 중 하나 입니다. 본당 전례를 진행할 때는 정성스럽게 경문을 읽고, 강론 준비를 열심히 하며 전례를 봉 헌하면 크게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교구 전례를 진행할 때는 준비할 것도 신경 써야 할 부분 도 많았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미사 참례 수’ 였습니다. ‘성유 축성 미사’ 는 오히려 준비하기 편했습니다. 하지만 신부님들의 ‘추모 미사’ 혹은 ‘사제 장례 미사’ 는 준비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얼마나 많은 신부..

사제의 공간 2024.07.30

“회복” | 허숭현 안셀모 신부님(대전 가톨릭 농민회 전담)

“회복”                                                     허숭현 안셀모 신부님(대전 가톨릭 농민회 전담)  찬미 예수님!저는 올해 대전 가톨릭 농민회 전담신부로 발령 을 받은 허숭현 안셀모입 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지난 6개월 동안 대전 가톨릭 농민회 전 담신부로 지내면서 계속 묵상이 되었던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회복”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하느님 구원계획의 완성은, 창조 때의 모습으로 다시금 되돌아가는 회복의 모습일 것 입니다. 그리고 그 회복을 향한 첫걸음은, 바로 우리 들의 삶의 근간이며, 뿌리인 땅에서부터 시작되지 않 나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의 회복을 위해 이 땅에서 우 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태어나셨..

사제의 공간 2024.07.19

섭리를 바라보는 시선 | 김성태 요셉 신부님(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섭리를 바라보는 시선                                                 김성태 요셉 신부님(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내포, 너른 들에서 나고 자란 선생님은 천주를 두려 워한다고 했다. 그의 두려움 은 광활한 들판의 변화무쌍 에도 불구하고, 정연한 질서 로 조화를 이뤄가는 대자연 의 신비에서 비롯되었을 것 이다. 그게 천주의 섭리라는 걸 선조들은 알고 있었다. 그 시절엔 혹독한 가뭄이 흔하게도 찾아왔다. 다 자란 모를 내지 못한 농부의 가슴은 말라서 갈라진 땅만큼이나 깊이 패고 아렸을 것이다. 교우들은 그때마다 비를 청하는 9일 기도로 천주께 의지했다. 제아무리 메마른 하늘도 기도 끝에 다가온 ‘베드로·바오로 축일’에는 영락없이 비 를 주셨다고 했다. 세상을 대하는 선조..

사제의 공간 2024.06.22

어머니와 어느 교우의 편지 | 조철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주문진 본당 주임 겸 영동가톨릭사목센터 관장)

어머니와 어느 교우의 편지                                                조철희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주문진 본당 주임 겸 영동가톨릭사목센터 관장)  대만에서 자취 생활을 하며 공부하던 시절, 나의 몸과 마음이 너무나 엉망이 되어버린 때가 있었 다. 다급했던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그렇게 어머니는 아들 신부를 위해 대만 으로 넘어오셨고, 주방도 없는 단칸방에서 나를 위해 손수 식사를 챙겨 주셨다. 어느덧 한 달의 시간이 지 나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공항에서 어머니는 나에게 두 통의 편지를 건네주셨다. “신부님, 여기 두 개의 편지가 있어요. 하나는 내가 신부님에게 어머니로서 쓴 편지이고, 다른 하나는 신부님을 가장 사랑하는 교우가 쓴 편지예..

사제의 공간 2024.06.08

우리 잠깐 이야기 나눠요! | 조수환 바오로(청소년국장)

우리 잠깐 이야기 나눠요!                                                        조수환 바오로(청소년국장)  “너희는 가서 모든 민 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 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 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 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 라”(마태 28,18~20). 오늘 복음은 마태오 복 음서의 마지막 말씀으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떠 나시며 주신 사명입니다. 그 역할은 특정한 사람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으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신앙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은 강의를 듣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따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보여주신 삶을 내 삶으..

사제의 공간 2024.05.24

예수님과 함께 하늘 집으로... | 김선류 타대오 신부님(문화홍보국장 겸 가정생명환경부장

예수님과 함께 하늘 집으로...                                                          김선류 타대오 신부님(문화홍보국장 겸 가정생명환경부장)  주님 승천 대축일을 기념하며, 승천이 지닌 두 가지의 의미를 나누고 싶습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을 기념하며, 승천이 지닌 두 가지의 의미를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심(강생)이 하느님 사랑의 정점이라면, 승천은 우리 인간을 위한 하 느님 은총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 예수님의 승천은 앞으로 맞이할 우리 승천을 뜻하며, 그분의 승천을 통해 우리 역시 하느님께로 돌아갈 은총의 길이 열린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깊이 성 찰하며, 삼위일체 하느님을 설명하고자 했던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께서는 ..

사제의 공간 2024.05.13

조건 없는 사랑 | 이태원 시몬 신부님(서석 본당 주임 겸 사법대리 및 법원장)

조건 없는 사랑                                      이태원 시몬 신부님(서석 본당 주임 겸 사법대리 및 법원장)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크고 높고 깊게 사랑하십니 다그리고 우리도 당신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일생을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사랑하신 주님이 계시 기에 그 사랑을 살 수 있는 힘을 바로 예수님에게서 얻을 수 있습니다. 아니, 얻어야 합니다. 오늘 제 2독서의 말씀대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

사제의 공간 2024.05.06

“서로 사랑하여라” | 박성민 요한금구 신부님(법동 주임)

“서로 사랑하여라”                                                       박성민 요한금구 신부님(법동 주임)   오늘 전례는 사랑이 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 습니다. 세상에는 사랑 의 종류와 사랑하는 방 법은 많습니다. 단순하 게 이기심과 탐욕을 좇 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전혀 사심 없는 사랑도 있고, 또 전적으로 물 질적이고 육체적인 사 랑이 있는가 하면 내적이며 영성적인 사랑도 있습니 다. 하느님을 무시하면서까지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 도 있고, 반대로 자신을 잊으며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 람도 있습니다. 사랑은 또 그 특성에 따라 여러 용어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오늘 둘째 독서와 복음에서 성 요 한은 그리스도교 사랑의 고유한 특성을 표현하고 있습 니다. 그리스..

사제의 공간 20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