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전교, 사랑과 자비의 사명 | 김인호 루카 신부님(도룡동 주임)

松竹/김철이 2024. 10. 16. 10:30

전교, 사랑과 자비의 사명

 

                                                                    김인호 루카 신부님(도룡동 주임)

 

 

오늘 복음은 복음선 포와 관련된 두 가지 중 요한 사실이 소개됩니다. 첫째, 복음을 전하는 일 은 주님의 명령으로부터 시작된다. 둘째, 이 명령 을 받은 최초의 사람들은 사도들이다.

 

그런데 사도들은 자신 들이 복음을 전하는 이 유를 주님의 명령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사도 4,20).”

 

그들이 ‘보고 들은 것’이라고 말한 내용에 주목해 봅시다. 사도들은 병자를 치유하시고,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굶주린 이들을 먹이시고, 참 행복을 알 려주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고 그것을 자신들의 삶 에서 실천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이 전하는 복음을 믿어 그리스도인이 된 이들 역시 사도들로부 터 치유를 받은 이들, 음식을 함께 먹은 죄인들, 인 생의 참 의미를 알게 된 이들이었습니다. 사도들로부 터 복음을 체험한 이들은 곧 이어진 고난과 박해 속 에서도 신앙을 보존했고, 자신들이 체험한 신앙을 또 다른 이에게도 사도들의 방법 그대로 복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2천 년의 복음 선포 역사 안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복음 선포는 말이나 교 리가 아니라 삶입니다. 자신이 체험한 예수님의 삶이 자신을 통해 세상으로 흐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성전에서 흐르는 물이 닿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살아 나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에제 47,1-12 참조).

 

그동안의 역사가 보여 주듯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여러 가지 문제들은 부자는 더 부자가 되게 하고 가난 한 이는 더 가난하게 하는 극단적 양극화 사회를 만듭 니다. 젊은이들은 ‘삼포(연애, 결혼, 출산)시대’를 넘어 집, 희망, 인간관계, 꿈마저도 포기한 ‘칠포 시대’를 살고 있고 노인 빈곤률은 OECD 1위에 진입하였습 니다. 많은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불공정으로 인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전교는 단순히 안 믿는 이에게 교회의 가르침을 전 하는 것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체험한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전해지 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 선포의 사명은 곧 ‘사랑과 자비의 사명’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양극 화와 젊은이와 노인의 고통, 분노 사회에 예수님께로 부터 보고 들은 것으로 기여하는 것입니다.

 

전교 주일을 맞이하여 온 세상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사들 위해 기도합시다. 아울러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예수님의 사랑을 더 깊이 체험하고, 그 체험으로 온 세상을 살리는 데 힘을 모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