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입니다
길기문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당진수청 협력사목)
오늘은 사순절 세 번째 주일입니다.
우리는 지난 한 주일 새로운 삶의 길을 걷기로 하고 그러한 길을 걸어가 면서 만나게 되는 고뇌와 고난에 대하여 묵상하였 습니다.
오늘의 복음은 모든 사 람이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고 가르쳐 줍니다. 주님은 두 번씩이나 거듭해서 “당신들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입니 다.” 하고 되풀이하십니다.
이 말씀을 하시게 된 동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로마의 속국이 되어 있는 것 을 항상 불만스럽게 생각하여 기회만 있으면 반란을 일으키려 했던 것입니다. 그 반란의 근거지는 대개 축제가 있을 때, 성전을 중심으로 했었습니다.
오늘의 복음에서도 유다인들이 희생물을 바치고 있 을 때, 빌라도의 군사들이 달려들어 그들을 학살했다 는 말씀을 예수께 전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옛날 실로암 연못 근처에서도 탑이 무너져 18명이나 깔려 죽은 일이 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 두 가지 사건을 예로 들어 그 당시 사람들의 그릇된 생각을 고 쳐 주십니다. 즉 그 당시의 사람들은 그와 같은 참변 을 당하고 죽은 사람들은 무엇인가 특별한 잘못을 하 느님께 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들의 의식 속에도 이와 비슷한 생각 들이 있습니다. 불의의 참변을 당한 사람들에 대해 서는 은근히, 그들이 무슨 특별한 잘못을 하느님께 범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고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그와 같은 변을 당한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들보다 더 죄가 많아서 그렇게 된 줄로 생각합니까? 아닙니다. 잘 들어두시오. 당신들 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당할 것입니다.” 그 리고 실로암 탑이 무너질 때 깔려 죽은 사람들도 마찬 가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참변을 당한 그들이 지금 살아있는 다른 이들보다 더 죄가 많다든가 악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것은 모든 사람의 죄와 악에 대한 하느 님의 경고임을 깨우쳐 주십니다.
인간 세상에는 언제나 불행이 있고 참변이 있으며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불상사들이 항상 있기 마련 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코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빨리 회개 하라는 경고의 표시인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언제 자기에게 위험이 닥쳐올지 모르며, 언젠가는 종말의 그날이 닥쳐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빨리 회개해야 합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도 역시 그 것을 말해 줍니다.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회개 하기를 한 해만 더 기다려 주시는 주인처럼 우리의 회개한 삶을 기다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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