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희망의 순례자가 되자! | 김대건 베드로 신부님(대전가톨릭대학교 사무처장)

松竹/김철이 2025. 1. 5. 10:15

희망의 순례자가 되자!

 

                                                       김대건 베드로 신부님(대전가톨릭대학교 사무처장)

 

 

2025년 첫 주일인 오늘, 주님 공현 대축 일을 맞아 성년의 희년 을 보내는 이 땅의 모 든 하느님 백성은 희망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자가 되자. 그리하여 “성사 은총 안에서 형제 공동체인 교회”와 “복음을 전하 며 피조물을 돌보는 교 회”의 모습을 온 세상 에 전파하자. 이를 위 해 성탄 시기를 마무리하는 이번 한 주간, 우리는 아 기 예수님께 경배하러 그분의 별을 보고 동방에서 예 루살렘에 찾아온 박사들의 모범을 본받아야겠다. 이 로써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받은 아기 예수님 은 온 인류의 구세주가 되었으니, 이는 가난하고 연 약한 아기가 메시아 왕이요, 세상의 주님이란 뜻이 다. 그러니 이제 우리도 구원과 희망의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며 주님께 각자 준비한 예물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

 

또한 지쳤을 때는 뒤에서, 즐거울 때는 앞에서, 위 로할 때는 옆에서 함께하시는 주님과 밝고 희망찬 나 날을 보내자. 그러려면 자주 기도하면서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비추시는 그분의 별을 발견하고 경배하며 따를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자신의 계획들을 모두 주님께 맡겨드리면서 하느님께서 당신 친히 놀라운 섭리로 어떻게 이를 완성하시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 이다. 그렇다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주말농장이나 캠핑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벗어날 때만 누릴 수 있는 삶의

여유일 것이다. 그러니 새해에는 여유롭게 지내며 일 상의 사소함에 감사하는 생활을 만들어가자.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추억이 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이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헤로데 임금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동방에서 온 박사들처럼 “계시를 통하여 그 신비를 알게” 된 모 든 신앙인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 그러니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라는 말씀으 로 위안을 삼으며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주님께 맡겨 드리자. 한편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보편성이 바로 “주님 공현” 사건의 핵심이며,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의 구원 역사가 이제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을 벗어 나 모든 민족에게 펼쳐지게 되었음을 제2독서는 알려 준다. 그리고 제1독서는 어둠의 땅에 비추는 빛처럼 떠오르는 주님의 영광을 노래한다. 그러므로 이제 모 든 이들이 주님 안에서 구원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하늘의 별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곧 기도 안 에서 인생의 나침반을 자주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사람 은 일상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 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그들은 동방의 박사들처럼 주 님께 경배드리기 위해 땅에 엎드릴 줄 아는 겸손을 키 우고 지혜도 터득하게 된다. 그러니 새해의 계획들을 실천하는 가운데 자주 별을 보며 점검하는 시간을 만 들어가자. 특히 올 한 해 동안 가슴에 품으며 새기고 싶은 성경 말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가훈이나 인생 의 좌우명처럼 삶을 성찰하고 돌아보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꺼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바쁠수록 천천히 돌아가라는 말처럼 일이 잘 안 풀리고 꼬일 때마다 오 히려 모든 것을 내려놓는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