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속에 김철이 비안네 한 꼬마가 닭장 앞에 턱을 고인 채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닭장 안에서는 암탉이 병아리를 까기 위해서 알을 품고 있었다. 하루 이틀 시간이 갈수록 꼬마는 초조해졌다. 언제쯤이면 병아리가 나올까, 그것만 기다리며 학수고대하고 있던 어느 날, 꼬마는 암탉이 품고 있던 알을 빼앗았다. 그리곤 알을 깨뜨려 버렸다. 알에서 병아리가 나올 줄 알았던 꼬마는 깜짝 놀랐다. 계란 속에서는 채 모습을 갖추지 못한 병아리가 죽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주시에서 성산포로 가는 길목에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항상 떠나간 자기의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어느 늙은 아버지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천구백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