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묵상글

어머니란 이름은 | 2024년 5월 성모 성월 묵상글

松竹/김철이 2024. 5. 7. 09:37

어머니란 이름은

 

                                                             김철이 비안네

 

 

매우 가난한 어머니가 있었다. 고등학생인 아들이 책을 사달라고 졸랐다. 소년을 극진히 사랑했던 어머니는 서점으로 달려가 아들이 원하는 책을 사다 주었다. 그 날밤, 어머니는 머리에 수건을 두른 채 잠자리에 들었다. 소년이 밤중에 어머니의 머리를 풀어보니 머리카락이 몽땅 잘려져 있었다. 어머니는 머리카락을 팔아 아들의 책을 사다 준 것이다. 소년은 삭발 모정에 목 놓아 통곡했다. 소년은 어머니의 사랑을 평생 가슴에 품고 타인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신학대학을 입학하여 서품식을 거쳐 사제가 되었다. 어머니의 사랑은 환경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한 소년이 바다를 정복할 꿈을 그리면서 성장했다. 소년은 일평생 뱃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어느 날 소년은 큰 선박회사에 취직해서 먼 나라로 항해를 떠날 채비를 갖추었다. 그는 배에 자신의 짐을 모두 실은 후, 어머니께 작별의 인사를 드렸다. 그때 어머니는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을 향해

“너를 떠나보내는 것이 너무 괴롭구나.”

라고, 말했다. 평소에 효심이 지극했던 소년은 어머니의 눈물을 보고 슬픔의 이야기를 듣고는 바다를 정복하기 위한 항해를 포기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잡으며 고맙다고 하면서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는 복을 받는다.”

라며 성경 말씀을 들려주었다. 하느님의 말씀대로

“너도 복을 받을 것이다.”

어머니는 그날부터 효자 아들을 위해 매일 눈물의 기도를 바쳤다. 소년은 위대한 지도자로 성장했다. 이 소년이 바로 미국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워싱턴이다.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는 반드시 하느님의 복을 받는다.

 

어느 고등학교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교실로 들어가

"진짜 위대한 사람"

에 대하여 수필을 쓰라고 하였다. 학생들은 자기가 아는 사람 중에 이 같은 "위대한" 삶의 본질을 잘 보여준 사람을 골라 그에 대하여 수필을 써냈다. 한 소녀는 자기 어머니에 관하여 쓰기로 하였다. 그 소녀는 자기 어머니가 매주 주일마다 세탁기, 탈수기도 없이 그 숱한 빨래를 손수 하고 있다고 썼다. 어머니는 빨랫감 하나하나를 손수 정성 들여 빨고 밖에 내어 가지런히 널어서 말리는 것이다. 소녀의 수필에 나타난 그날 어머니가 손수 빤 빨래를 빨랫줄에 가지런히 널어놓고 나서 막 돌아서서 부엌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그만 빨랫줄이 끊어져 버렸고 금방 깨끗하게 빨았던 빨래가 모두 땅에 떨어져 흙과 집 먼지로 더럽혀지고 말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없이 다시금 빨랫감을 주워 처음부터 하나씩 빨았다. 다 빤 후에 빨래를 들고 나가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푸르고 한적한 앞뜰에 놓인 평상 위에 가지런히 펴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빨래를 펼쳐 놓자마자 어디서 달려왔는지 미운 강아지 두 마리가 천방지축 뛰어와 빨래 더미 위에서 침을 흘리고 발 도장을 찍으며 이리저리 뛰어 돌아다녔다. 그래도 우리 어머니는 화를 내시는 기색이 없었다. 이 같은 모습 위대한 어머니 삶의 특성일 것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그 일어난 일, 주위 환경에 대한 우리들의 마음가짐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추구해 나아가야 한다.

 

사십여 년 전인 1988년 성탄절을 앞둔 십이월 어느 날. 옛 소련에 속해 있던 아르메니아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부상한 비극적 대참사였다. 그때 9층짜리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생긴 철근과 콘크리트 틈새에서 한 어머니와 네 살 된 딸이 가까스로 목숨을 유지한 채 구조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처럼 빨리 구조되지 않고 하루 이틀 사흘 자꾸만 시간이 흘러갔다. 어머니와 딸은 점점 기진맥진해 가고 있었다. 그때 어머니는 언젠가 TV에서 대형 사고로 폐쇄된 장소에 조난 당한 이들이 먹을 것, 마실 것이 없자 피를 나누어 마시던 장면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주변에서 유리 조각을 찾아 자기 팔뚝을 그어 흐르는 피를 사랑하는 딸의 입에 떨어뜨렸다. 그렇게 수일을 버텼고 극적으로 구조대에 발견되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의 마음에 큰 감동을 주었다. 그야말로 딸의 어머니 피 흘림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것이다.

 

우리는 내가 원하는 사랑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잘되어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을 누르려는 이기적인 사랑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 참된 사랑.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랑을 기억하면서, 또 한해의 성모성월을 맞아 성모 어머니께서 거룩한 하느님 뜻에 순명 하사 구원 사업에 모태로 다가서는 복되신 동정녀의 생애를 습관처럼 묵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