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어머니 새어머니 松竹 김철이 <1절> 입후 한 배의 새순 곱게 품은 사과나무 상처로 쓰린 두 몸 일심동체 감싸 안고 일평생 한 뿌리 되어 살신성인 살지요. <2절> 오긋한 둥지 속에 몰래 낳은 뻐꾸기 알 종다리는 갖은 정성 다 쏟으며 보살펴요 제 새끼 쫓아낸 사연 소문인 양 눈감고서 松竹동시조 2019.04.04
하늘 가신 우리 엄마 하늘 가신 우리 엄마 김철이 <1절> 성에 낀 유리창에 손으로 쓴 편지 한 장 하늘 가신 우리 엄마 그리워서 붙였지요 응석받이 옹알이로 꼭꼭 눌러 마음 적어 여태껏 못한 말 백지에 적어 띄워 보냈지요. <2절> 봄에 핀 벚꽃 위에 남몰래 쓴 사연 하나 마파람에 업혀서는 엄마한테 보.. 松竹동시조 2019.03.27
시월 시월 松竹/김철이 시월은 잔치 뜨락 흥겨운 노랫가락 논두렁 두렁마다 흥을 돋우면 귀뚜리 방아깨비도 어깨춤 둥실둥실 누렁이 황소 등엔 꽃향유 득세하고 앞들엔 쑥부쟁이 가을소풍 신이 나니 기러기 날개 품 팔아 둥지 찾아 떠나네 松竹동시조 2019.01.07
가을 하늘 가을 하늘 松竹/김철이 그 누가 꾸몄을까 무지개 뜨는 동산 어여쁜 사연들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한해를 꾸미는 숨결 내 마음에도 담고 싶다. 저만치 달아나는 한 시절 추억들을 남김없이 돌돌 말아 살포시 품에 안고 사르르 잠드는 꿈길 내년에도 소망해 본다. 松竹동시조 2018.07.10
여름이 오는 소리에 여름이 오는 소리에 松竹/김철이 <1절> 앞마당 감나무에 설익은 감 알들이 옹기종기 걸터앉아 몸집을 불리느라 온 계절 늘 바쁘단다 다음 계절 맞으려 <2절> 윤사월 여치들이 까치발 딛고 서서 높새바람 오시기를 손꼽아 기다리다 온 여름 운동장 삼아 뛰는 소리 크더라 <3절> .. 松竹동시조 2018.05.15
내 동생 내 동생 松竹/김철이 <1절> 우리 집 태어나서 사랑이 된 우리 보배 온종일을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웠어요 혼자만의 옹알이로 행복 꽃을 피웠어요 봄 동산 우리 집 화사한 사랑 꽃을 피웠어요 <2절> 우리 집 하늘나라 천사로 온 우리 아기 새근새근 잠든 모습 별 아기를 닮았어요 하.. 松竹동시조 2018.05.08
개나리 개나리 松竹/김철이 메마른 가지마다 남풍이 스며들어 몰래 볼 봄 편지에 사연을 적어가듯 부풀은 꽃망울에 새봄이 매달린다. 게으른 꽃샘추위 뒤뜰에 노는대도 노오란 꽃망울이 떼 지어 노닐듯이 때 이른 시절 앞에 앞질러 수를 놓네. 땅속에 발을 뻗고 물 담은 꽃 뿌리가 홀로 설 물구.. 松竹동시조 2018.03.26
봄비 봄비 松竹 김철이 도리질 두세 번에 추위는 달아나고 손짓도 안 했는데 마파람 다가앉네. 새색시 부끄러워 얼굴만 붉히듯이 산 제비 넘나드는 산마루 저편에도 새봄은 오시려나, 비 빼문 먹구름이 메마른 대지 위에 호미질 한창이네 먹구름 호미질에 온 땅이 들썩이고 빗줄기 쟁여가는 .. 松竹동시조 2018.03.22
겨울나무 겨울나무 松竹/김철이 외롭지 않은가 봐 계절의 끝자락에 가지는 메마르고 잎사귀 떠나갈 때 힁하니 찬바람만 성화를 부린단다. 어느 날 잿빛 구름 무심히 흘러가다 처량한 이 모습이 가엾게 느껴져서 따뜻한 솜털 송이 골고루 뿌려주네 들 까치 가지마다 울음을 짖어대니 알알이 뿌리 .. 松竹동시조 2017.12.22
연실 연실 松竹/김철이 높다란 하늘가에 춤추는 어릿광대 칼바람 등에 업고 연 따라 노는 구나 언제나 아스라이 그 모습 애처롭다 한 시절 곡예사로 진종일 뛰어봐야 충실한 심부름꾼 연로는 춤 길 따라 그림자 같더란다 야생화 꽃피우듯 춥지도 않은가 봐 동장군 칼바람이 천지에 널뛰듯이 .. 松竹동시조 2017.12.20
성에 성에 松竹 김철이 시린 손 호호 불며 그려본 우리 엄마 유리창 한가운데 빙그레 웃으신다. 작년도 올겨울도 늘 같은 표정으로 늙지도 않는가 봐 하늘간 우리 아빠 가실 적 그 모습이 손끝에 아롱거려 멀어진 기억으로 품 안에 안겨본다 한 시절뿐이라서 아쉬움 태산 같네 내 부모 그리 울.. 松竹동시조 2017.12.19
귀뚜라미 귀뚜라미 松竹 김철이 짧아진 해 그림자 서산을 걸터앉아 아쉬운 이별가를 부르다 지쳤는지 토막 난 가사 속에 그리움 적어갈 쯤 고요한 숲 속 마을 손님이 찾아왔나 온 마을 시끌벅적 가을이 무르익네 솔방울 굴러가는 사연도 외면한 채 시절의 아쉬움이 온 들녘 늘려가고 못다 한 이야.. 松竹동시조 2017.07.05
석류 석류 松竹/김철이 초록빛 가지 끝에 꽃불을 붙이더니 설익은 계절 위에 또아리 뜨는구나 불그레 짓는 미소 온 뜨락 물 들이게 따가운 가을 햇살 그을린 얼굴일까 홍조 띤 그 표정이 시절을 표현하네 떠나갈 소슬바람 붙잡아 앉혀놓고 짓궂은 실바람이 얼굴을 간질이니 꽉 다문 붉은 입술 .. 松竹동시조 2017.06.23
여름 냇가 여름 냇가 松竹/김철이 버들치 자유로운 헤엄이 그리워서 짜디짠 소금쟁이 냇물에 몸을 푸니 노루발 기죽어서 하얗게 질리더라 송사리 방울만 한 몸집이 귀여워서 닮은꼴 방울벌레 시샘이 나는구나 금낭화 부러움도 못 본채 미뤄놓고 피라미 잽싼 동작 물속을 차지하니 하강한 선녀벌레.. 松竹동시조 2017.02.22
여름 들녘 여름 들녘 松竹/김철이 설익은 계절 틈에 몰래 핀 들꽃 송이 수줍어 머뭇머뭇 얼굴만 붉히더니 새파란 물감 풀어 여름을 그려가네 시원한 계절풍이 산 아래 내려서서 무심코 둘러보니 파랗게 질려가는 시절의 틈바구니 피멍이 들어간다 놀다 갈 길섶이라 무심히 여겼더니 어느새 녹색 물.. 松竹동시조 2017.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