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실 연실 松竹/김철이 높다란 하늘가에 춤추는 어릿광대 칼바람 등에 업고 연 따라 노는 구나 언제나 아스라이 그 모습 애처롭다 한 시절 곡예사로 진종일 뛰어봐야 충실한 심부름꾼 연로는 춤 길 따라 그림자 같더란다 야생화 꽃피우듯 춥지도 않은가 봐 동장군 칼바람이 천지에 널뛰듯이 .. 松竹동시조 2017.12.20
성에 성에 松竹 김철이 시린 손 호호 불며 그려본 우리 엄마 유리창 한가운데 빙그레 웃으신다. 작년도 올겨울도 늘 같은 표정으로 늙지도 않는가 봐 하늘간 우리 아빠 가실 적 그 모습이 손끝에 아롱거려 멀어진 기억으로 품 안에 안겨본다 한 시절뿐이라서 아쉬움 태산 같네 내 부모 그리 울.. 松竹동시조 2017.12.19
귀뚜라미 귀뚜라미 松竹 김철이 짧아진 해 그림자 서산을 걸터앉아 아쉬운 이별가를 부르다 지쳤는지 토막 난 가사 속에 그리움 적어갈 쯤 고요한 숲 속 마을 손님이 찾아왔나 온 마을 시끌벅적 가을이 무르익네 솔방울 굴러가는 사연도 외면한 채 시절의 아쉬움이 온 들녘 늘려가고 못다 한 이야.. 松竹동시조 2017.07.05
석류 석류 松竹/김철이 초록빛 가지 끝에 꽃불을 붙이더니 설익은 계절 위에 또아리 뜨는구나 불그레 짓는 미소 온 뜨락 물 들이게 따가운 가을 햇살 그을린 얼굴일까 홍조 띤 그 표정이 시절을 표현하네 떠나갈 소슬바람 붙잡아 앉혀놓고 짓궂은 실바람이 얼굴을 간질이니 꽉 다문 붉은 입술 .. 松竹동시조 2017.06.23
여름 냇가 여름 냇가 松竹/김철이 버들치 자유로운 헤엄이 그리워서 짜디짠 소금쟁이 냇물에 몸을 푸니 노루발 기죽어서 하얗게 질리더라 송사리 방울만 한 몸집이 귀여워서 닮은꼴 방울벌레 시샘이 나는구나 금낭화 부러움도 못 본채 미뤄놓고 피라미 잽싼 동작 물속을 차지하니 하강한 선녀벌레.. 松竹동시조 2017.02.22
여름 들녘 여름 들녘 松竹/김철이 설익은 계절 틈에 몰래 핀 들꽃 송이 수줍어 머뭇머뭇 얼굴만 붉히더니 새파란 물감 풀어 여름을 그려가네 시원한 계절풍이 산 아래 내려서서 무심코 둘러보니 파랗게 질려가는 시절의 틈바구니 피멍이 들어간다 놀다 갈 길섶이라 무심히 여겼더니 어느새 녹색 물.. 松竹동시조 2017.02.21
봄이 왔네요 봄이 왔네요 松竹/김철이 산 까치 발돋움이 꽃 시절 기다리다 진달래 큰 외침에 날갯짓 한참이고 개나리 꽃 웃음이 빈 가지 수놓는다. 씀바귀 기는 걸음 산 아래 거닐다가 개구리 큰 고함에 화들짝 놀라더니 잰걸음 물이 들고 금낭화 봄 줄 친다 골담초 생김새에 온천지 어리둥절 명자꽃 .. 松竹동시조 2017.01.26
민들레 민들레 松竹/김철이 뒷동산 꽃샘바람 아직도 멈칫멈칫 엿보기 한참인데 솜털로 솟는 기운 온 누리 좁은 듯이 봄 소풍 즐기더라. 내 동생 첫돌 박이 어눌한 걸음 같네. 홀씨로 세상천지 못 갈 곳 어디냐고 큰소리 태산이라 꽃 바람 애처롭다 새손님 뒤 담장을 노랗게 걸터앉아 콧노래 불러.. 松竹동시조 2017.01.24
첫눈(2) 첫눈(2) 松竹/김철이 동구 밖 언저리에 들까치 노래하네 설익은 계절 길에 첫 손님 오실 거라 부리로 짖는 노래 사연도 깊더란다. 어젯밤 꿈길에서 만났던 그 길손이 밤사이 소식 없이 다녀갈 손님이라 희미한 그림자에 무늬만 남더구나 아쉬운 마음결에 하얀꽃 꽃씨 담아 비어갈 계절품에 골고루 뿌려놓고 반겨줄 가슴마다 그리움 심어가네 松竹동시조 2016.12.21
싸락눈 싸락눈 松竹/김철이 춤추는 발레리나 닮고픈 마음일까 허공에 내려앉는 그 모습 어여뻐라 한 시절 머물다 갈 그리움 길을 튼다. 아무도 심지 않은 꽃송이 곱더구나 하늘을 가로질러 내리는 그 표정이 천사라 말하기엔 부족한 표현이지 계절을 심어가는 농부의 손길 같네 빈 논밭 두루 살.. 松竹동시조 2016.12.21
은행알 은행알 松竹/김철이 동구 밖 갈바람이 한 다름 달려와서 설익은 계절 구설 단숨에 익혀가니 금 방울 떼굴떼굴 길섶에 쟁여둔다. 영양가 더 높아서 보배라 부르지만 냄새는 스컹크라 길손들 코를 막네 노오란 은행알의 체면이 땅을 긴다. 정 붙여 함께 살던 잎사귀 이별하고 기약도 없는 .. 松竹동시조 2016.05.19
홍시 홍시 松竹/김철이 감나무 가지마다 흘러간 세월걷이 수고한 손길들이 알알이 영그는데 감잎은 쓸쓸하게 허공만 바라본다. 세월이 지어놓은 빠알간 이야기가 시절의 끝자락에 매달려 바둥바둥 안간힘 다 쓰더니 빈 의자 깔고 앉네 새색시 시집온 지 몇 해나 되었길래 그 모습 변치 않고 .. 松竹동시조 2016.05.18
통통배 통통배 - 松竹/김철이 - 아침 해 조각들이 온 바다 내릴 적에 위풍도 당당하게 큰 물결 타고 노네 온종일 놀다 보니 어느새 해 질 무렵 해녀들 닮고 싶어 물질을 해보건만 마음만 달아나고 걸음은 뒷걸음질 갈매기 돌아보고 코웃음 파도 타네 곰방대 연기처럼 오르는 연기 속에 숨겨진 바.. 松竹동시조 2016.03.30
독도 독도 - 松竹/김철이 - 아무도 찾지 않는 외로운 아기 섬에 물새들 떼 지어서 하루를 쟁여가고 고깃배 기적 소리 큰 바다 메워간다. 은물결 들락날락 새 소식 전해주고 갈매기 기럭기럭 섬 노래 불러주니 아기 섬 외로움이 물 씻듯 사라진다. 물새알 둥지 삼아 새 삶 터 닦아가니 물새들 애.. 松竹동시조 2016.03.25
봄나들이 봄나들이 松竹/김철이 시냇가 동무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종다리 날갯짓에 물살도 신이 난 듯 흐르는 소풍 길에 수선화 반갑더라 개나리 가지마다 시절이 매달리고 물오른 가지 끝에 매달린 노랫가락 노랗게 물들이다 온 동네 차지하네 청보리 하소연이 논두렁 머물 적에 씀바귀 기는 걸.. 松竹동시조 201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