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네요 봄이 왔네요 松竹/김철이 산 까치 발돋움이 꽃 시절 기다리다 진달래 큰 외침에 날갯짓 한참이고 개나리 꽃 웃음이 빈 가지 수놓는다. 씀바귀 기는 걸음 산 아래 거닐다가 개구리 큰 고함에 화들짝 놀라더니 잰걸음 물이 들고 금낭화 봄 줄 친다 골담초 생김새에 온천지 어리둥절 명자꽃 .. 松竹동시조 2017.01.26
민들레 민들레 松竹/김철이 뒷동산 꽃샘바람 아직도 멈칫멈칫 엿보기 한참인데 솜털로 솟는 기운 온 누리 좁은 듯이 봄 소풍 즐기더라. 내 동생 첫돌 박이 어눌한 걸음 같네. 홀씨로 세상천지 못 갈 곳 어디냐고 큰소리 태산이라 꽃 바람 애처롭다 새손님 뒤 담장을 노랗게 걸터앉아 콧노래 불러.. 松竹동시조 2017.01.24
첫눈(2) 첫눈(2) 松竹/김철이 동구 밖 언저리에 들까치 노래하네 설익은 계절 길에 첫 손님 오실 거라 부리로 짖는 노래 사연도 깊더란다. 어젯밤 꿈길에서 만났던 그 길손이 밤사이 소식 없이 다녀갈 손님이라 희미한 그림자에 무늬만 남더구나 아쉬운 마음결에 하얀꽃 꽃씨 담아 비어갈 계절품에 골고루 뿌려놓고 반겨줄 가슴마다 그리움 심어가네 松竹동시조 2016.12.21
싸락눈 싸락눈 松竹/김철이 춤추는 발레리나 닮고픈 마음일까 허공에 내려앉는 그 모습 어여뻐라 한 시절 머물다 갈 그리움 길을 튼다. 아무도 심지 않은 꽃송이 곱더구나 하늘을 가로질러 내리는 그 표정이 천사라 말하기엔 부족한 표현이지 계절을 심어가는 농부의 손길 같네 빈 논밭 두루 살.. 松竹동시조 2016.12.21
은행알 은행알 松竹/김철이 동구 밖 갈바람이 한 다름 달려와서 설익은 계절 구설 단숨에 익혀가니 금 방울 떼굴떼굴 길섶에 쟁여둔다. 영양가 더 높아서 보배라 부르지만 냄새는 스컹크라 길손들 코를 막네 노오란 은행알의 체면이 땅을 긴다. 정 붙여 함께 살던 잎사귀 이별하고 기약도 없는 .. 松竹동시조 2016.05.19
홍시 홍시 松竹/김철이 감나무 가지마다 흘러간 세월걷이 수고한 손길들이 알알이 영그는데 감잎은 쓸쓸하게 허공만 바라본다. 세월이 지어놓은 빠알간 이야기가 시절의 끝자락에 매달려 바둥바둥 안간힘 다 쓰더니 빈 의자 깔고 앉네 새색시 시집온 지 몇 해나 되었길래 그 모습 변치 않고 .. 松竹동시조 2016.05.18
통통배 통통배 - 松竹/김철이 - 아침 해 조각들이 온 바다 내릴 적에 위풍도 당당하게 큰 물결 타고 노네 온종일 놀다 보니 어느새 해 질 무렵 해녀들 닮고 싶어 물질을 해보건만 마음만 달아나고 걸음은 뒷걸음질 갈매기 돌아보고 코웃음 파도 타네 곰방대 연기처럼 오르는 연기 속에 숨겨진 바.. 松竹동시조 2016.03.30
독도 독도 - 松竹/김철이 - 아무도 찾지 않는 외로운 아기 섬에 물새들 떼 지어서 하루를 쟁여가고 고깃배 기적 소리 큰 바다 메워간다. 은물결 들락날락 새 소식 전해주고 갈매기 기럭기럭 섬 노래 불러주니 아기 섬 외로움이 물 씻듯 사라진다. 물새알 둥지 삼아 새 삶 터 닦아가니 물새들 애.. 松竹동시조 2016.03.25
봄나들이 봄나들이 松竹/김철이 시냇가 동무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종다리 날갯짓에 물살도 신이 난 듯 흐르는 소풍 길에 수선화 반갑더라 개나리 가지마다 시절이 매달리고 물오른 가지 끝에 매달린 노랫가락 노랗게 물들이다 온 동네 차지하네 청보리 하소연이 논두렁 머물 적에 씀바귀 기는 걸.. 松竹동시조 2016.02.17
병아리 병아리 - 松竹/김철이 - 노오란 계절 아기 노오란 털옷입고 개나리 그늘 아래 걸음마 배울 적에 성급한 종종걸음 어미 닭 찾아가요 털실로 지어 입은 노오란 때때옷이 개나리 꽃잎 닮아 뜰 안을 메우더니 어느새 꼬박꼬박 봄들에 잠들지요 유채꽃 꽃잎 끝에 봄 재롱 한참이고 병아리 재롱.. 松竹동시조 2016.02.16
팽이 팽이 - 松竹 / 김철이 - 고향을 잃었나 봐 갈 길은 천리인데 쉼 없이 돌아봐야 제자리걸음인걸 어디로 가고 싶어 자꾸만 도는 걸까 작년도 그랬듯이 올해도 돌아보렴 겨우내 친구 되어 추위도 몰아내고 찾아올 봄 뜨락에 새 약속 심어보게 신 나게 도는구나 매질만 당하는데 얼음판 돌고 .. 松竹동시조 2015.12.30
첫눈(1) 첫눈(1) - 松竹 / 김철이 - 밤사이 장독 위에 소복이 쟁여가고 첫 손님 그리움이 줄지어 노래하네 애타는 기다림은 가슴을 쓸어가며 어디로 들어왔나 흔적도 없으련만 놀다 간 그 자리엔 꼬리만 밟혀가네 노크도 하지 않고 뒷문만 열어놓고 달아난 그 언저리 아쉬움 쌓여가고 새벽길 길섶에는 설레임 눈물짓네 이다음 오실 적엔 편지나 쓰고 오길… 松竹동시조 2015.12.28
코스모스 코스모스 松竹/김철이 가을 길 길섶마다 들리는 소리 있어 귀여겨들어보니 지나간 옛 시절의 몇 구절 옛이야기 꽃잎에 조롱조롱 다시금 쓰고 지울 사연은 밤중인데 불어올 바람결에 줄기는 개미허리 꽃잎은 어긋나니 꽃심만 울긋불긋 흘러간 사연일랑 잊고서 피라 하니 길손들 눈길 잡.. 松竹동시조 2015.08.10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 松竹/김철이 높다란 가을하늘 놀이터 삼아노니 시절은 어느사이 황토색 물이 들어 온 들녘 풍년노래 더 높아 가더란다. 떠돌이 곡예단의 광대를 닮았을까 빠알간 불이 붙는 코끝을 바라보니 춤추는 어릿광대 그 모습 흡사하다. 가냘픈 날갯짓에 오곡이 무르익고 논두렁 허수.. 松竹동시조 2015.08.07
해바라기 해바라기 松竹/김철이 커다란 얼굴 속에 새까만 씨앗들이 온종일 내리쬐는 따가운 뙤약볕에 알차게 익어가니 시절도 무르익네 진종일 돌고 돌아 제자리걸음인데 끝없는 미소 지어 더위에 지친 이들 한시름 쉬어가라 큰마음 내어주네 소나기 내릴 적에 지나간 옛이야기 잊을까 두려워서 .. 松竹동시조 201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