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뉴스 포엠 40

세월은 가도 | 시인뉴스 포엠

세월은 가도                  松竹 김철이  부평초 같은 세월이 흘러그대들 이름은 잊혀 가겠지만귀군들 아랫사랑도이녁들 치사랑도내 숨 쉬는 가슴속에 영영 읊어졌네 강풍이 일고소나기 무수히 몰아칠 때도나날이 지저귀듯 왔다가 사라지는 회상나는 되살아날 추억의 날을 잊질 못하지 인연은 가도 과거는 살아남는 법봄날의 민들레 가을날의 들국화추억 쌓아 놀던 그 장의자 위에꽃잎은 떨어지고낙엽이 한없이 쌓인다 한들가슴 내준 자네들 우정만은 하겠는가, 봄날 아지랑이인가당신들 함자는 멀어지지만따스했던 그 우정만은내 비어갈 가슴속에 영영 읊어졌네    시인뉴스 포엠(클릭):https://www.poetnews.kr/15704

작품 발표작 2024.04.25

인연 | 시인뉴스 포엠

인연 松竹 김철이 연줄도 없이 빈 지게 하나 덜렁 메고 홀로 왔던 세상 소풍 길에 가슴 내주고 품어준 이들 걸음마다 가시밭길 고비마다 인생 고초일 적에 인연이란 두 글자로 손 내밀어 토닥여준 이들 한 생을 다 살고 내 본향 돌아가는 날 남길 건 이름 석 자뿐이지만 따뜻했던 그대들 사랑 영영 잊진 않으오리다 혼자 왔던 소풍 살이 행복했다 천명하고 벗 되어 놀아준 그네들 마음 빈 지게 하나 가득 담아가니 천상 영복永福죄다 내 것일세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s://www.poetnews.kr/15704

작품 발표작 2024.04.18

곡우穀雨 | 시인뉴스 포엠

곡우穀雨 松竹 김철이 춘삼월 호시절을 떠나보려니 못내 아쉬운 듯 시절의 뒷문을 걸어 잠가놓고 농부들 한가한 손길 볏논으로 불러낸다. 대풍을 소망하는 농심을 채워주려는 듯 사부작사부작 비가 내리면 백곡은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점쳐질 한해 가을걷이 곡간을 배 불리네 분주한 농부의 손길 못자리 깔 적에 못자리 곤히 잠든 볍씨 잠 깨라고 봄비 내려 토닥토닥 느슨해진 황소 목에 멍에끈 졸라매지 조개에 살이 오르고 나무에 물이 오르니 봄철 밥상머리 밥도둑으로 입맛을 돋우고 곡우 물 몇 모금으로 불로장수 불러오리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589

작품 발표작 2024.04.11

청명淸明 | 시인뉴스 포엠

청명淸明 松竹 김철이 잘 영근 봄볕은 따사로우니 농한기 몇 달을 쉬던 황소걸음 바쁘고 가래질하는 농부들 걸쭉한 입질 못줄 삼아 가래소리 심누나 버드나무 느릅나무 비벼 일으킨 새 불 나라님 고을마다 하사하니 묵은 불 죄다 끄고 새 불 기다리던 민가 굴뚝마다 밥 냄새 폴폴 네 나무가 아닌 내 나무 심는 풍습 따라 산마다 들마다 내 나무 정성스레 심고 슬하 자식 출가할 적 혼수 장을 꾸리네 박토에 부지깽이 꽂아도 새싹이 트고 산에 들에 봄나물이 지천이니 주꾸미 안주 삼아 두견주 한 잔에 꽃놀이 어절씨구 어깨춤 절로 난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589

작품 발표작 2024.04.01

우수雨水 | 시인뉴스 포엠

우수雨水 松竹 김철이 억압 풀린 대동강에 잡고기 오르고 기러기 북녘으로 떠날 적에 수줍은 봄기운이 아지랑이 앞장세워 빈 들녘에 노닌다. 수달은 잡어 제물 삼아 앞발 싹싹 빌어 수신 전에 제를 올리고 농심은 논밭 태우기로 한 해 대풍을 기원하더라 갈 길 잃은 꽃샘추위 흐지부지 끝자락을 절로 훔치고 겨우내 벌벌 떨던 초목은 잎눈 뜨고 시절 문밖 새봄맞이 하려네 눈이 녹아 비로 내리고 얼음이 녹아 물로 흐르듯 얽히고설킨 세상 모든 앙금이 용서와 화해의 은혜로 죄다 풀렸으면 좋으리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494

작품 발표작 2024.02.15

입춘立春 | 시인뉴스 포엠

입춘立春 松竹 김철이 시냇가 물길 따라 노래가 흐른다. 쫄쫄 졸졸 곡조도 가사도 분명친 않지만 분명 희망의 노래일 거야 엄동설한 칼바람에 몸서리친 듯 차라리 얼음장 속 깊이 몸뚱이 숨긴 버들치들도 덩달아 흥얼흥얼 콧노래 불렀지 새봄이 저만치서 머뭇머뭇 서성일 적에 곧 물러날 꽃샘추위 갈팡질팡 갈지자걸음 을씨년스러운데 입춘대길 한해 길운을 빌더라 삼다도 수심당 입춘굿 굿판을 펼쳐갈 적에 붉은발도요 앞선 춤사위가 뭍으로, 뭍으로 화신을 업어 나른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494

작품 발표작 2024.02.05

대한大寒 | 시인뉴스 포엠

대한大寒 松竹 김철이 거듭거듭 곱해지는 한추위 허공마저 채우려나 눈발이 팔랑팔랑 길 잃은 고엽조차 미끄러질 빙판길 서산은 서둘러 해를 삼키고 겨울 달은 홀로 추운데 성에꽃 동창 너머로 필 듯 말 듯 굴뚝새 간밤 건울음이 싹터 야밤 소야곡으로 흐른다. 눈바람 심술궂게 전깃줄 늘려 집적대면 눈꽃 닮은 수선화 고결한 사랑 추운 계곡에 피고 맨발로 달리는 고속열차 줄행랑치네 밤공기 두려운 귀뚜라미 따뜻한 아랫목 파고들어 단잠 자는 악동들 울며불며 깨우더니 밤새우는 버들솔새 벗하더라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331

작품 발표작 2024.01.18

소한小寒 | 시인뉴스 포엠

소한小寒 松竹 김철이 옷 벗은 벌판 더더욱 시리게 할 심사인지 인연도 맺지 않고 사연도 짓지 않았건만 소복한 처녀 서릿발 한을 지어 내린다. 콩새도 발이 시려 콩콩거리고 재두루미 목 빼 춘삼월 호시절을 기다리는데 얼음장 몸 사려 살을 찌운다. 새봄이 머지않은 듯 기러기 북으로 돌려보내고 까치둥지 지으라니 덩달아 꿩이 울며불며 얼어붙은 계곡물 물꼬 열 속셈을 품는다. 늘 푸른 소나무도 사시나무 떨 듯하고 겨울 장미 속앓이는 더욱 붉은데 한추위 덧대려 거들먹댄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331

작품 발표작 2024.01.04

동지冬至 | 시인뉴스 포엠

동지冬至 松竹 김철이 금일은 동짓날 일 년 삼백육십오일 중 밤이 가장 긴 날 차가운 냉기에 얼어붙은 나날이 생기를 되찾아 봄의 싹이 돋는댔지 아궁이 장작불 성화는 목 빼 심청이 기다리던 되놈 같은데 몸단장하던 새알심 생떼를 부리듯 쟁반 위에 마구 구른다. 눈 뜨게 할 아비도 없는데 공양미 몇 석의 제물인가, 쌀가루 버무려 단장하고 펄펄 끓는 가마솥 팥물 속에 몸을 던지니 하현달도 서럽다. 팥죽 쑤어 집 안팎 뿌려주니 갖은 악귀 쫓겨나고 팥물로 물 든 스무이튿날 밤은 밤새들 울음으로 깊어만 간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209

작품 발표작 2023.12.14

대설大雪 | 시인뉴스 포엠

대설大雪 松竹 김철이 진종일 울상이던 제빛 하늘은 온 천하 은혜를 베풀 듯이 굵직한 눈송이를 훑어 내린다. 숲길은 가로막히고 숲속에 숨어 놀던 콩새 먹이 한 입 구하려다 잰걸음 하염없이 콩콩거리네 산길은 이미 끊겼는데 제 본분 잊지 않고 쏙독새 쏙 독독독~ 쏙 독독독~ 기나긴 밤 속절없이 울더라 눈산은 높아만 가는데 눈발은 잦아질 길 없으니 솔부엉이 쉰 울음으로 끊어진 산길 뜨덤뜨덤 잇누나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209

작품 발표작 2023.12.04

소설小雪 | 시인뉴스 포엠

소설小雪 松竹 김철이 제빛 하늘 못내 부담스러워 엉거주춤 길 잃은 고엽 을씨년스런 길섶 갈팡질팡하더라 햇살은 눈 부셔도 갠 하늘 무지개 뜨지 않고 눈바람 한 해 눈 이야기 미리 쟁이느라 소복단장 고이 하누나 이리저리 빚은 새하얀 꿈들이 더 얼마나 강물로 뛰어들어야, 다시금 하늘과 땅 사이 무지개 놓일까. 어느새 산기슭 산등성이마다 눈발 희끗거리는데 찬바람은 강물 속으로 설익은 눈송이를 거듭해 수장시킨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 http://www.poetnews.kr/15077

작품 발표작 2023.11.16

입동立冬 | 시인뉴스 포엠

입동立冬 松竹 김철이 칡부엉이 울음으로 다리를 놓고 지루한 밤 못다 나눈 뒷이야기가 쌓여가는 군불 대운 아랫목, 홀로 노는 콩새 콩콩거리는데 뒤꼍 솔숲에 이는 실바람에도 별빛 번지는 소리 아랫목 넘보던 귀뚜라미 솔깃하네 뻐꾸기 둥지 속엔 건들바람만 들락날락하고 시절의 꽃 무서리 진눈깨비 동무 삼아 서성인다. 초이레 상현달 아래 뒤진 단풍잎 바스락! 망가지는 외마디 비명으로 한 해 겨울의 문을 연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5077

작품 발표작 2023.11.02

가을걷이 | 시인뉴스 포엠

가을걷이 松竹 김철이 소달구지 덜컹덜컹 황소걸음 비틀비틀 다랑논 가는 걸음 못내 불안한데 뱃구레만은 저절로 찬다. 허기진 참새떼 호시탐탐 잘 여문 벼알만 노리는데 허수아비 버럭 대고 배부른 알곡들 논이랑에 늘어지게 쉬더라 농심의 낫질은 조급한데 밀낫의 행동거지 무디기만 하고 높다란 하늘 본체만체 산이랑 투구꽃 푸르르 간다. 귀갓길 소걸음 천근만근인데 달구지 드러누운 볏단은 희희낙락 속 모르는 풀잠자리 갈바람 동무 삼아 풍년가를 흥얼흥얼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4984

작품 발표작 2023.10.12

한로(寒露) | 시인뉴스 포엠

한로(寒露) 松竹 김철이 칠 년을 묵혀 토해내는 매미의 통곡은 늦여름 밤을 여태 들썩이는데 눈물은 풀잎이 흘린다. 밤사이 뭔 일? 열대야 길 잃고 헤매더니 그새 이별인가, 잎새마다 밤이슬 촉촉하다. 징검돌 외발 딛고 선 백로 한 마리 무심히 흘러갈 물돌이 내려다보며 물방개 걱정 태산이다. 댓돌 밑 귀뚜라미 호시탐탐 이날 오기만 기다렸건만 찬 이슬 절절하니 목쉰 울음 쓸쓸하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http://www.poetnews.kr/14984 ≪시인뉴스 포엠≫ 한로(寒露) 外 1편/ 김철이 한로寒露 칠 년을 묵혀토해내는 매미의 통곡은늦여름 밤을 여태 들썩이는데눈물은 풀잎이 흘린다. 밤사이 뭔 일?열대야 길 잃고 헤매더니그새 이별 www.poetnews.kr

작품 발표작 2023.10.06

추석 | 시인뉴스 포엠

추석 松竹 김철이 팔월 열나흘 밤은 깊어만 가는데 덜 여문 대보름달은 가정마다 기웃기웃 엿보더라 재촉하는 이 하나 없어도 송편 빚는 아낙들 등골엔 덜 가신 더위 탓에 구슬땀이 미끄럼을 타더군 오곡백과 차례상에 정결한데 제기 위에 나체로 누운 송편은 조상 손길에 앞서 철부지 손길 막무가내 유혹해 댔지! 여자애들 공깃돌이 폴짝폴짝 남자애들 씨름판이 들썩들썩 총각들 승경도놀이 해가 저물고 처녀들 강강술래로 중추절 밤은 저문다. 시인뉴스 포엠 (클릭): http://www.poetnews.kr/14851 ≪시인뉴스 포엠≫ 벌초 外 1편/ 김철이 벌초 이 빠지고날 무딘 밀 낫 하나 손에 든 채부모님 연년이 누워 계신종중산을 종종걸음 오른다. 자주 찾지 못해송구한 심정 감출 길 없는데소나무 www.poetnews.kr

작품 발표작 202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