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寒露 2
松竹 김철이
한 해 가을이 점차 물러날 채비에 분주하니
푸릇푸릇하던 식물들
제 몫의 시절을 내려놓고
갈 길 바쁜 낙엽들 참도 을씨년스럽다.
편히 쉬던 찬 이슬
온 누리 두루 거니느라 종종걸음
시름 많은 사람들 드높은 산을 찾아
머리에 적색 꽃을 꽂으니
잡귀들 물러가고 평온이 절로 깃드네.
겨울의 문턱을 넘기 전
삼복을 살아내느라 심히 지친 몸과 마음을
용솟음치는 미꾸리 한 움큼 건져
뚝배기 제물로 삼은 추어탕으로 달래더라
곱디고운 춘삼월 즐기려
고단한 날갯짓도 아랑곳없이
천리만리 날아든 제비 가족들 고향을 찾고
귀뚜리 노랫소리 마루 밑 쟁여 들 때
혀 빼문 알곡들 소슬바람에 절로 영근단다
한로寒露 2 | 시인뉴스 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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