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소나무 | 저서_삶의 고해 중에서

松竹/김철이 2024. 9. 22. 13:18

소나무

 

                       松竹 김철이

 

 

시절 비는 어정버정 내리는데

태풍 걸음걸음마다 눈길이 모이고

조급해진 텃새 울어도

본체만체 꼿꼿이 허공만 탄다.

 

넌 보았지

정 많고 인간미 넘치던 시절을

솔방울 땅에 굴러도

순박함이 가지에 걸려 웃었네

 

사계는 퇴색되어도

넌 푸르던 그 자리 머물고

잎사귀 한 잎 퇴색 없이

박해받는 이 늘 푸르게 품어주길

 

숱한 비바람 널 흔들 적에

푸른 초심 변하지 말고

뭇 나뭇가지 시들고 메말라도

너만은 늘 그 자리 녹색의 꿈을 꿔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