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淸麴醬)
松竹 김철이
천사백 년 전
고려장 이름표 붙이고 태어나
천사백 년을
코흘리개로 살아온 개구쟁이
사시사철
희멀건 콧물 빼물고
방방곡곡 두루 다니며
갖은 사랑 한 몸에 받더라
유년 시절
눈썰매 지지다
시린 손 호호 불며 들어선 안방
아랫목 차지하던 얄미운 고 녀석
그날이 오늘인 양
어느새 건강식품으로 개명하고
현대인 전신을 파고드는 꼴일랑
눈꼬리 시어 못 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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