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말씀 108

유혹을 이기는 열쇠 |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서울대교구장)

유혹을 이기는 열쇠                                                       홍사영 바오로 신부님(청년·순례사목 담당)  교회의 전례력에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보내신 예수님의 일생이 나타납니다. 곧 예수님의 삶을 대림, 성탄, 사순, 부활, 연중 시기의 구분에 따라 알려주 는데, 오늘은 사순 시기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사순’이란 말은 숫자 40을 말하며 구약시대에도 하느 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40이라는 숫자와 연관된 기간 동안 특별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노아의 홍수 기간도 40 일이었고,(창세 7,12 참조)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서 탈출 한 후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도 40년이 걸렸습니다.(탈출 16,35 참조) 모세도 밤낮으로 40일간 시나이산에..

사제의 공간 2025.03.11

‘내로남불’과 ‘마음의 선한 곳간’ |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서울대교구장)

‘내로남불’과 ‘마음의 선한 곳간’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서울대교구장)  오늘 우리는, 루카복음 6장 예수님의 ‘평지 설교’의 한 부분을 복음으로 들었습니다. 첫 부분은 ‘형제 눈 속의 티 는 보면서, 제 눈 속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내용이고,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다.’라는 말씀은 두 번째 부 분입니다. 마태오복음의 ‘산상 설교’에도 비슷한 말씀이 나 옵니다. 그런데 작은 차이점은, 마태오복음은 ‘좋은 열매, 나쁜 열매’를 언급하신 다음,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 는 모두 잘려 불에 던져진다.”(7,19)라는 심판의 말씀으로 결론을 맺는 데 반해, 오늘 루카..

사제의 공간 2025.03.01

행복하게 역설을 살아가는 법 | 김민 요한 신부님_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행복하게 역설을 살아가는 법                                                          김민 요한 신부님_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라는 질문에 꽤 잘 어울리는 답변 가운데 하나가 ‘역설을 살아가신 분’이라는 표현이라 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지만 그다지 영광스 럽게 세상에 태어나지 않으셨습니다. 혼인도 아직 치르지 못한 처녀에게 잉태되셨으니까요. 또 태어나신 예수님 곁 에는 당시 그다지 좋은 대접을 받지 못했던 목동들을 비 롯해, 심지어 동물들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제 자들 역시 어부나 세리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예수님의 수 난과 죽음은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수치 그 자체였습니다. 사랑을 주었던 제자들은 모두 도망갔고,..

사제의 공간 2025.02.16

그리스도께 불꽃을 댕겨 받자 | 이경상 바오로 주교님(서울대교구 보좌주교)

그리스도께 불꽃을 댕겨 받자                                                              이경상 바오로 주교님(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우리는 주님 봉헌 축일, 빛의 축일을 지냅니다. 이날은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고통이 깔 린 우리 삶 한가운데에서도 용기를 내어 희망하며 살기로 다짐하는 날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성전에 봉헌되 심은 희생을 통해 세상의 빛이 되기 위함이었기 때문입니 다. 오늘 축성되는 초는 이 헌신과 봉헌의 빛을 나타내는 가장 아름다운 상징입니다. 제1독서 말라키서는 구약성경의 마지막 예언서입니 다. 말라키 예언자가 활동하던 때는 유배에서 돌아온 히 브리인들이 이미 수십 년 전에 성전을 재건했으나, 우울 과 절망 속..

사제의 공간 2025.02.04

말씀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 | 안승태 요셉 신부님(창5동성당 주임)

말씀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                                                             안승태 요셉 신부님(창5동성당 주임)  이번 주 미사 전례의 독서는 하느님 말씀의 중요성을 일 깨워줍니다. 제1독서 느헤미야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 론 유배에서 돌아온 후 사제요 율법 학자인 에즈라가 모세 의 율법을 엄숙하게 낭독하는 내용인데, 온 백성이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며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울었다고 전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자렛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의 한 구절을 읽으시고 다 음과 같이 해석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 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 주님의 영이 내리시 어,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

사제의 공간 2025.01.29

“그들에게” 포도주가 없구나 | 윤웅렬 하상바오로 신부님(등촌1동성당 부주임)

“그들에게” 포도주가 없구나                                                                 윤웅렬 하상바오로 신부님(등촌1동성당 부주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적 면모가 가장 잘 드러 나는 명칭은 바로 ‘나자렛 사람 예수님’입니다. 예수님께 서 태어나신 곳은 이스라엘의 남쪽 유다의 베들레헴이지 만,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이 터전을 잡고 산 곳은 이 스라엘의 북쪽 갈릴래아 호수로부터 왼쪽으로 40여 km 떨어진 곳에 있던 나자렛이라는 고을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예수’라는 이름 또한 흔했었기에, ‘나자렛’이라 는 지명을 붙임으로써 예수님의 고유함을 표시할 수 있었 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한 지명인 카나는 그 나자렛에서 걸 어서 두 시간..

사제의 공간 2025.01.18

당신, 최고의 선물 |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님(명동대성당 주임)

당신, 최고의 선물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님(명동대성당 주임)   사랑의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당 신의 외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주셨습니 다. 이러한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의 신비를 우리는 성탄 시기 동안 되새기고 있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사건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주님의 세례 축일’로 성탄 시기를 마무리하고, 내일부터는 연중 시기가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되새기는 ‘주님께서 세례받으신 사 건’은 ‘동방 박사들의 방문’과 ‘예수님께서 카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기적’과 함께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드러 내는 사건들입니다. ‘예수님’은 ..

사제의 공간 2025.01.13

희망의 순례자, 동방 박사 | 최광희마태오 신부님(문화홍보국장)

희망의 순례자, 동방 박사                                                            최광희마태오 신부님(문화홍보국장)  새해 첫 주일, 우리는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이합니다. ‘공현’은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며 그분이 메시아임을 세상에 알린 사건입니다. 공현 대축일은 단순 히 과거의 한순간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오늘날 우리 삶 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어린 시절 조금은 엉뚱했던 저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성탄을 기뻐하면서도, 삼왕이 안치되는 공 현 대축일을 더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마음에 성 탄 구유는 동방 박사들이 자리를 잡고 놓일 때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있습니 다. 어린아이의 단..

사제의 공간 2025.01.06

신비를 바라보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랑 | 윤웅렬 하상바오로 신부님(등촌1동성당 부주임)

신비를 바라보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랑                                                                            윤웅렬 하상바오로 신부님(등촌1동성당 부주임)  성가정(聖家庭), 거룩한 가정. 우리 신자들 안에서는 가 족 전체가 가톨릭교회의 세례를 받을 때 비로소 ‘성가정 이 되었다.’ 말하곤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인은 세례성사를 통해 자신의 모든 죄가 씻기고 하 느님의 자녀가 되기 때문입니다. 온 가족이 그렇게 거룩 하다면 당연히 성가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 서 많은 교우분들이, 이 성가정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직 성당에 나오지 않는 가족을 채근하곤 합니다. 때때로 그 ‘거룩한 독촉’에 자못 부작용이 뒤따르기도 하..

사제의 공간 2024.12.29

또 다른 마리아들이 되기 |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 |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또 다른 마리아들이 되기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 |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성탄을 코앞에 둔 대림 제4주일에 엘리사벳과 마리아가 만납니다. 두 분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분들입니다. 그러나 본받아야 할 지점은 다릅니다. 엘리사벳은 아이를 못 낳는 여자, 즉 석녀였으나 하느님의 사람을 낳았고, 마리아는 남 자를 모르는 처녀로서 하느님의 아드님을 낳았습니다. 그러 니 우리는 두 가지 차원에서 하느님을 낳는 것을 배웁니다. 첫 번째로 어떻게 엘리사벳처럼 석녀이면서도 하느님의 사람을 낳을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우리가 석녀,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영적 석녀가 되어 인간을 낳는 데는 불..

사제의 공간 2024.12.22

회개 | 문종원 베드로 신부님(주교좌 기도 사제)

회개                                            문종원 베드로 신부님(주교좌 기도 사제)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 의 세례를 선포하고, 오실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라고 외 칩니다. 공관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라고 선포하십니다. ‘회개하 여라.’의 의미는 ‘삶을 쇄신하라.’, ‘마음과 정신을 완전히 바꾸어라!’, ‘죄에서 벗어나 하느님께로 향하라.’ 등을 뜻 합니다. ‘회개’는 방탕한 짓을 그만두고 올바로 행동하라는 의미 만은 아닙니다. 품행이 단정하고, 행동에 어긋남이 없고, 책임감 있고, 율법을 철저히 지키고, 기도도 많이 하는 바 리사이들이 사실은 그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메시아와 가 ..

사제의 공간 2024.12.08

모든 피조물의 탄식과 고통에 아파하며…. | 구요비욥 주교님(서울대교구 총대리)

모든 피조물의 탄식과 고통에 아파하며….                                                                                     구요비욥 주교님(서울대교구 총대리)  교회 전례력으로 새해의 첫날을 맞이했습니다. 교회는 새해를 시작하면서 다시 오시는 구세주이신 주님을 맞이 할 준비를 하는 대림 시기로 믿는 이들을 초대합니다. 교 회의 시간 전례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한된 세계 안에 갇 혀 있는 인간의 삶과 역사 안에,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늘 찾아오시고 함께하신다는 진리를 일깨워 줍니다. 하느님 께서는 영원한 분이시고 시간의 주인이시며 영원한 현재 이시기에 신앙인들은 지금, 여기에서 그분의 현존과 역사 하심을 교감하고 통교(communio)하도록..

사제의 공간 2024.12.01

그 때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기 때문이다 | 황인수이냐시오 신부님(성바오로수도회)

그 때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기 때문이다                                                                                            황인수이냐시오 신부님(성바오로수도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지금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삼위일체 신앙을 고백하 지만, 교회 초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은 누구 이신가를 둘러싸고 교회 안에서도 대립이 일어났고, 로마 제국의 황제가 그 문제에 개입하면서 분열은 심각해졌지 요. 그 상황을 바라보면서 대 바실리오 성인은 깊이 고뇌 하게 됩니다. “… 이런 일들을 보면서 이토록 악한 일이 어디서 생겼 으며 왜 일어나는지 자문하는 동안 처음에 나는 짙은 어 둠 속에 있어서 마치 저울 위에..

사제의 공간 2024.11.23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서울대교구장)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서울대교구장)  오늘은 연중 제22주일이자 9월 ‘순교자 성월’에 맞는 첫 번째 주일입니다. 또한 매년 9월 1일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이기도 합니다. ‘공동의 집’인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2015년부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동방 정교회에서 먼저 시작한 이 기도의 날에 우리도 동참하도 록 정하셨습니다. ‘피조물 보호’는 왜 필요할까요? 우리 인간은 ‘자연의 정복자’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자연환경과 공존, 공생해야 하..

사제의 공간 2024.08.31

선택 |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작은 형제회_프란치스코회)

선택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작은 형제회_프란치스코회)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여호 24,15)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한 말입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없이 선택을 요구 받습니다. 그 요구는 실타래, 연 필, 활, 쌀, 돈 등을 놓고 치르는 어린 시절 돌잡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이 때부터 시작된 우리의 힘든 선택 은 인생 전체를 아우르며 계속됩니다. 어느 학교에 들어가 야 할지, 어느 직업을 택해야 할지, 어느 배우자를 선택해야 할지, 심지어 매일 같이 먹어야 하는데 무얼 먹어야 할지…. 다시 돌잡이 얘기로 돌아가 지금 그 가운데 하나를 집 어야 한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사제의 공간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