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
안승태 요셉 신부님(창5동성당 주임)
이번 주 미사 전례의 독서는 하느님 말씀의 중요성을 일 깨워줍니다. 제1독서 느헤미야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 론 유배에서 돌아온 후 사제요 율법 학자인 에즈라가 모세 의 율법을 엄숙하게 낭독하는 내용인데, 온 백성이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며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울었다고 전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자렛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의 한 구절을 읽으시고 다 음과 같이 해석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 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 주님의 영이 내리시 어,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 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신(루카 4,18-19 참조) 그 사명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통하여 실현되고 있음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예수 님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주님의 성령이 그 분 위에 내리셨기에 당신 말씀을 듣는 이들 가운데에서 주 님의 은혜로운 해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5년 정기 희년을 선포하시 며, “모든 이에게 이 희년이 우리 구원의 ‘문’(요한 10,7.9 참조)이 신 주 예수님과 참되고 인격적인 만남을 가지는 때가 되기 를 빕니다.”라고 초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이 되 시어 우리 가운데 오신 ‘말씀’이신 예수님 안에서 이러한 인 격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보이지 않 는 하느님 사랑과 은총의 가시적 표지’인 성사 안에서 이러 한 만남을 지속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만남은 주님의 말씀 안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 황님께서는 교황 권고 <주님의 말씀>에서 이러한 ‘말씀의 성사적 성격’을 강조하십니다.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실 제적으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그와 유사한 방식으 로 전례에서 선포된 말씀 안에도 현존하십니다.”(56항)
우리는 미사를 봉헌하면서,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 면서, 성체 앞에 머무르면서 우리 가운데에서 이루어지는 주님의 현존과 사랑, 구원의 은총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 리고 그 구원의 은총을 안고 세상에 파견되어 복음의 일 꾼으로 살아가도록 초대를 받습니다. ‘하나인 몸과 여러 지체’에 관한 제2독서 코린토 1서의 말씀은 한 성령 안에 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된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친교 를 함께 나누어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 해외 원조 주일을 지내며, 주님의 말씀을 듣고 세례성사와 성체성사로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주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베풀 어주시는 사랑과 자유와 기쁨을 나누며 은혜롭고 거룩한 희년, 성년을 지낼 수 있는 은총을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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