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 104

누룩 | 우리 가정에 예수님 모시기

우리 가정에 예수님 모시기  우리 가정엔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인 두 아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새 벽미사와 가정기도를 함께 드렸습니다. 가정의 크고 작은 어려움과 바람들을 늘 함께 기도하며 살았습니 다. 그런데 큰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되자 미사와 가 정기도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부 모로서 신앙교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러던 중 교구 가정사목국에서 진행하는 ‘가정성화미 사 및 성가정상 순회기도’가 우리 본당에서 개최되었 고, 우리 부부는 희망을 품고 ‘성가정상 순회기도’에 신 청했습니다. 신앙에 대한 아이의 차가운 마음과 무분 별한 태도를 되돌릴 수 있는 기회로 여겼습니다. 드디어 본당에서 ‘가정성화미사’를 봉헌하는 날, 자 녀들과 함께 ..

세대간 소통 2024.12.28

모든 가정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 최재현 베드로 신부님(선교사목국장)

모든 가정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최재현 베드로 신부님(선교사목국장)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우 리나라에서는 이번 한 주간을 ‘가정 성화 주간’으로 지 내면서 성가정을 본받고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도록 합니다. “주 하느님께서 사람에게서 빼내신 갈빗대로 여자 를 지으시고, 그를 사람에게 데려오셨다. 그러므로 남 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창세 2,22.24 참조)는 말씀에서 남녀의 만 남과 가정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남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하느님의 섭리’입니다. 누군가의 주선으로 혹은 ..

사제의 공간 2024.12.27

누룩 | 들음의 성모님을 만나다

들음의 성모님을 만나다  아들 부부는 결혼한 지 6년 만에 쌍둥이를 안았다. 결혼 이후, 아들 부부는 아기를 낳기 위해 많은 노력 을 했지만 주님의 뜻이 아니었는지 계속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말하지 않아 도 느끼게 되었다. 다른 방법은 없었고 기도하는 수밖 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나는 나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하는 기도가 전부였던 우리에게 언젠가 조각 작품으로 본 ‘들음의 성모님’이 생각났다. 나는 남편에게 9일 기도를 함께 하자고 제의 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새벽 5시 55분에 일어나 묵주의 9일 기도에 들어갔다. 새벽에 일어나 함 께 기도드린다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묵주를 든 손에 절실함을 담았다. 묵주 한 알 한 알에 정성을 다했다. 청 원기도와 감사..

세대간 소통 2024.12.21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짐을 믿는 여러분! | 곽용승 요셉 신부님(해운대성당 주임)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짐을 믿는 여러분!                                                                                                                      곽용승 요셉 신부님(해운대성당 주임)  주님의 성탄을 목전에 두고 있는 대림 제4주일은 우 리를 성령에 가득 찬 엘리사벳의 믿음으로 이끕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5) 이 믿음의 고백은 태중의 아기 예 수님을 모시고, 출산을 앞둔 엘리사벳을 돕기 위해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오신 성모님께 드리는 고백입니다. 이 고백이 가능한 것은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 다. 말씀하신 대로 저..

사제의 공간 2024.12.19

누룩 | 나의 신앙 일지

나의 신앙 일지  2015년 3월. 갓 20살이 된 나는 부산에 내려오게 되었다. 19년간 서울에서만 살아왔던 나에게 부산 사 투리와 거친듯하지만 누구보다 따듯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모습은 정겹게 느껴졌다. 부산에 내려와 가 장 먼저 찾아본 곳은 성당이었다. 주일 저녁,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집에서 제일 가까운 남산성당으로 발 걸음이 향했고, 때마침 청년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다. 미사가 끝난 후 수녀님 한 분이 나에게 다가와 청년회 에 가입을 권유하셨는데, 첫날 바로 가입하는 것이 부 담스럽기도 했지만 기쁘게 수녀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청년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청년회 사람들은 서울에 서 온 나를 신기해하며 반갑게 맞아주었고, 이렇게 부 산에서의 신앙생활이 시작되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대의 막바..

세대간 소통 2024.12.14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이동화 타라쿠스 신부님(당감성당 주임)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동화 타라쿠스 신부님(당감성당 주임)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대림 3주의 복음 은 우리를 세례자 요한에게로 인도합니다. 세례자 요 한 역시 오실 분을 기다리는 이였습니다. 요한은 구원 의 때를 기다리고 준비하며 회개의 세례를 선포합니 다.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회개입니다. 회개란 삶의 방향 전환을 뜻합니다. 그러나 막상 삶의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어디서 부터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는 막막합니다. 이런 맥 락 안에서 오늘 복음은 군중들의 질문으로 시작합니 다. “그러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사제의 공간 2024.12.12

누룩 | “그 누구도 죽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 누구도 죽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메시지를 받습니다만, 언제나 제 심장을 순간적으로 멈추게 하는 문자가 있습니다. “○○○사업장에서 ○○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시에 사망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노동사목에 몸담고 있지만, 이 들의 죽음은 아직도 그리고 언제나 저에게는 익숙함 이 아니라 무거움과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수많은 노 동자가 죽어가고 있지만, 그리고 대형 참사로 이들의 죽음이 어느 정도 알려지긴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리 사회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한 인간의 생명’을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죽을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를 그대로 둔 사이, 또 다른 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립니 다. 무관심 속에서 ‘인간’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 또 한 이 무관심의 일원이기에 아프..

세대간 소통 2024.12.07

하느님을 향한 삶의 방향 전환 | 강헌철 펠릭스 신부님(복산성당 주임)

하느님을 향한 삶의 방향 전환                                                              강헌철 펠릭스 신부님(복산성당 주임)  대림 시기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실 것을 희망하고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희망과 기다림의 시간 안에서 오늘 복음은 구세주 오 심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 례를 선포합니다. 루카 복음은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 유다 총독 본시 오 빌라도, 헤로데를 비롯한 3명의 영주, 그리고 대사 제 한나스와 가야파의 이름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구 세주 예수님 탄생의 역사적 신빙성을 강조합니다. 구 세주의 오심은 꾸며낸 이야기, 단순한 신화(神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확인되..

사제의 공간 2024.12.05

늘 깨어 기도하고 하느님의 선하심을 실천합시다. | 강병규 야고보 신부님(교정사목 담당)

늘 깨어 기도하고 하느님의 선하심을 실천합시다.                                                                                          강병규 야고보 신부님(교정사목 담당)  언젠가 죽음이 임박한 환자의 보호자께서, 환자가 인생의 여명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병자 성사를 청해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보호자는 환자가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당부의 말을 곁들였습니다. 과연 죽음을 어떻게 잘 준비시킬 수 있 을까 하고 고민하고 기도하다가, 그 환자에게 가서 이 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마지막 숨을 내쉬는 그 순간까 지 희망은 남아 있으니, 삶에 대한 희망을 절대 내려놓 지 마세요.” 그리고 손을 잡고서 함께 기도했습..

사제의 공간 2024.11.30

2025년 부산교구 사목지침 | 청소년·청년의 해(2) - ‘배움과 체험의 해’ | 손 삼 석 요셉 주교님(천주교 부산교구장)

2025년 부산교구 사목지침청소년·청년의 해(2) - ‘배움과 체험의 해’                                                                                     손 삼 석 요셉 주교님(천주교 부산교구장)  사랑하는 성직자, 수도자, 교형 자매 여러분! 우리는 2024년 ‘환대와 경청의 해’를 보내면서 청소 년과 청년 사목에 대하여 많이 고민하였고, 각 본당에 서도 다방면으로 젊은이를 초대하고 환대하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수고하신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 모든 교우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들 공감하시듯이 청소년과 청년 사목은 단기간에 끝낼 수도, 짧은 시간 안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도 없습니다. 젊은이와 함께 하기..

사제의 공간 2024.11.28

누룩 | ‘내던져진 존재’들에게 부치는 가을 편지

‘내던져진 존재’들에게 부치는 가을 편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 간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 관하게 지금의 내가 처한 시대와 환경과 상황 속으로 ‘내던져짐을 당한 존재’, 그것이 인간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날 때부터 훌륭한 인격의 부모에게 서 금수저로 태어나고, 또 누군가는 부모에게조차 버 림받은 채 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운명으 로 태어나는가 봅니다. 하늘에서 내던진 씨앗이 싹을 틔우기에 딱 알맞은 옥토에 떨어지기도 하고, 가시를 피우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사막 한가운데 떨어 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갈밭의 결핍과 갈증 속에서 온통 가시로 뒤덮인 꽃을 피운 엉겅퀴를 누가 탓할 수 있겠습니까.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면..

세대간 소통 2024.11.23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 신동원 다니엘 신부님(물금성당 주임)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신동원 다니엘 신부님(물금성당 주임)  교회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는 오늘은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이 온 누리의 임금으로 오신 참된 왕이심 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지난 대림 제 1주일을 시작으로 새해를 맞이한 교회는 예수님의 부 활사건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탄생과 공생활을 통한 하느님 나라의 신비,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기 념하고 고백함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믿고 고백하며 따랐던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 참된 왕 중의 왕이시며, 진정으로 백성을 위해 왕으로서의 삶을 사시다가 백 성을 위해 ..

사제의 공간 2024.11.22

누룩 | 찰리 채플린 명언 4가지에 숨겨져 있는 진실!

찰리 채플린 명언 4가지에 숨겨져 있는 진실!  영국의 배우이며, 코미디언, 영화감독, 음악가인 찰 리 채플린은 88세에 세상을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 합니다. 첫째,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들의 문제조차 도. 둘째, 난 빗속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도 내 눈 물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우리 삶에서 가장 의 미 없는 날들은 웃지 않는 날이다. 넷째, 세상에서 가 장 좋은 의사 6명은 * The sun (태양) * Rest (휴식) *Exercise (운동) *Diet (다이어트) *Self-Respect (자존감) *Friends (친구) 라고. 삶은 여행일 뿐입니다. 웃음은 몸 안의 조깅입니다. 이 아름다운 명제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참사랑 의 이야기입니다. 주님 말고는 세상..

세대간 소통 2024.11.16

지금, 여기에서 | 도정호 바오로 신부님(초량성당 주임)

지금, 여기에서                                                 도정호 바오로 신부님(초량성당 주임)  온 마음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가난한 무명가수, 간 절함으로 뛰는 운동선수들의 땀의 진심이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그 진심의 힘은 대단합니다. 나를 돌아보 게 하고,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마음을 열게 합니 다. 그렇습니다. 힘 있는 사람, 많이 가진 사람도 나를 움직이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지만 가진 것 없는 사 람, 힘없는 사람, 작은 일에 변함없이 성실한 사람, 몸 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른바 날개 없는 천사, 얼굴 없는 천사들은 더 큰 힘으로 사 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가슴을 열게 합니다. 대림절이 가까우면 교회는 자신을 돌아보게..

사제의 공간 2024.11.14

누룩 | 평신도 아카데미에 대하여...

평신도 아카데미에 대하여...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는 시노드 역사상 처음으로 주교님들만이 아닌 우리 평신도들도 참여하여 성직자, 수도자와 더불어 하느님 백성 모두가 친교와 사명과 참여에 대해 논의하여 교회가 새롭게 되는 기회를 모 색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시노달리타스는 투표하는 민주주의가 아니기에 시노드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 다.”라고 하시며, “시노달리타스 정신 안에서 하느님 백성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함께 일하며 미래의 계 획을 세우는데 있다.”라고 말씀하였습니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5월 9일에 2025년 희년을 공식 선포하시면서 칙서 『희망은 우리 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를 발표하셨습니다. 희망 은, 이 향주삼덕이 ..

세대간 소통 2024.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