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 110

2025년 부산교구 사목지침 | 청소년·청년의 해(2) - ‘배움과 체험의 해’ | 손 삼 석 요셉 주교님(천주교 부산교구장)

2025년 부산교구 사목지침청소년·청년의 해(2) - ‘배움과 체험의 해’                                                                                     손 삼 석 요셉 주교님(천주교 부산교구장)  사랑하는 성직자, 수도자, 교형 자매 여러분! 우리는 2024년 ‘환대와 경청의 해’를 보내면서 청소 년과 청년 사목에 대하여 많이 고민하였고, 각 본당에 서도 다방면으로 젊은이를 초대하고 환대하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수고하신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 모든 교우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들 공감하시듯이 청소년과 청년 사목은 단기간에 끝낼 수도, 짧은 시간 안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도 없습니다. 젊은이와 함께 하기..

사제의 공간 2024.11.28

누룩 | ‘내던져진 존재’들에게 부치는 가을 편지

‘내던져진 존재’들에게 부치는 가을 편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 간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 관하게 지금의 내가 처한 시대와 환경과 상황 속으로 ‘내던져짐을 당한 존재’, 그것이 인간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날 때부터 훌륭한 인격의 부모에게 서 금수저로 태어나고, 또 누군가는 부모에게조차 버 림받은 채 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운명으 로 태어나는가 봅니다. 하늘에서 내던진 씨앗이 싹을 틔우기에 딱 알맞은 옥토에 떨어지기도 하고, 가시를 피우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사막 한가운데 떨어 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갈밭의 결핍과 갈증 속에서 온통 가시로 뒤덮인 꽃을 피운 엉겅퀴를 누가 탓할 수 있겠습니까.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면..

세대간 소통 2024.11.23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 신동원 다니엘 신부님(물금성당 주임)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신동원 다니엘 신부님(물금성당 주임)  교회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는 오늘은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이 온 누리의 임금으로 오신 참된 왕이심 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지난 대림 제 1주일을 시작으로 새해를 맞이한 교회는 예수님의 부 활사건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탄생과 공생활을 통한 하느님 나라의 신비,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기 념하고 고백함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믿고 고백하며 따랐던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 참된 왕 중의 왕이시며, 진정으로 백성을 위해 왕으로서의 삶을 사시다가 백 성을 위해 ..

사제의 공간 2024.11.22

누룩 | 찰리 채플린 명언 4가지에 숨겨져 있는 진실!

찰리 채플린 명언 4가지에 숨겨져 있는 진실!  영국의 배우이며, 코미디언, 영화감독, 음악가인 찰 리 채플린은 88세에 세상을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 합니다. 첫째,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들의 문제조차 도. 둘째, 난 빗속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도 내 눈 물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우리 삶에서 가장 의 미 없는 날들은 웃지 않는 날이다. 넷째, 세상에서 가 장 좋은 의사 6명은 * The sun (태양) * Rest (휴식) *Exercise (운동) *Diet (다이어트) *Self-Respect (자존감) *Friends (친구) 라고. 삶은 여행일 뿐입니다. 웃음은 몸 안의 조깅입니다. 이 아름다운 명제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참사랑 의 이야기입니다. 주님 말고는 세상..

세대간 소통 2024.11.16

지금, 여기에서 | 도정호 바오로 신부님(초량성당 주임)

지금, 여기에서                                                 도정호 바오로 신부님(초량성당 주임)  온 마음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가난한 무명가수, 간 절함으로 뛰는 운동선수들의 땀의 진심이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그 진심의 힘은 대단합니다. 나를 돌아보 게 하고,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마음을 열게 합니 다. 그렇습니다. 힘 있는 사람, 많이 가진 사람도 나를 움직이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지만 가진 것 없는 사 람, 힘없는 사람, 작은 일에 변함없이 성실한 사람, 몸 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른바 날개 없는 천사, 얼굴 없는 천사들은 더 큰 힘으로 사 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가슴을 열게 합니다. 대림절이 가까우면 교회는 자신을 돌아보게..

사제의 공간 2024.11.14

누룩 | 평신도 아카데미에 대하여...

평신도 아카데미에 대하여...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는 시노드 역사상 처음으로 주교님들만이 아닌 우리 평신도들도 참여하여 성직자, 수도자와 더불어 하느님 백성 모두가 친교와 사명과 참여에 대해 논의하여 교회가 새롭게 되는 기회를 모 색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시노달리타스는 투표하는 민주주의가 아니기에 시노드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 다.”라고 하시며, “시노달리타스 정신 안에서 하느님 백성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함께 일하며 미래의 계 획을 세우는데 있다.”라고 말씀하였습니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5월 9일에 2025년 희년을 공식 선포하시면서 칙서 『희망은 우리 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를 발표하셨습니다. 희망 은, 이 향주삼덕이 ..

세대간 소통 2024.11.09

“잘 사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 이세형 유스티노 신부님 (율하성당 주임)

“잘 사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이세형 유스티노 신부님 (율하성당 주임)  예수님은 외형에 치우친 율법학자들을 신랄하게 비 판하십니다. 인사받기를, 윗자리를 즐기고 남에게 보 이려고 기도는 길게 하는 그들은 엄중히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거만한 마음처럼 보기 흉한 것도 없 습니다. 거만한 마음을 가지면 사람은 겸손함을 잃어 버려 자기 자신을 고치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이 모든 중심에 있다는 그릇된 생각에 빠져 들어 잘못을 저지르기 쉽습니다. 거만한 마음이 죄는 아니지만 어 리석은 것입니다. 또한 자기혐오도 거만한 마음가짐의 하나로 봅니다. 주위의 사람들..

사제의 공간 2024.11.07

누룩 |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따뜻하게 꽁꽁 싸매고 다니길 바라는 요즘 입니다. 온몸을 내리쬐던 여름 기운은 꿈이었던 것처 럼 사라지고 쌀쌀한 바람만이 남은 걸 보니 딱 감기 걸 리기 좋을 것 같거든요. 2024라는 숫자가 어색했는지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는지 유독 올해는 날짜를 표기할 때 정말 실수를 많이 했는 데, 벌써 2025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습 니다. 몇 년 전과는 다르게 온몸으로 시간이 빠르게 지 나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을 생각하다 보면 머리에 제대 로 박힌 것처럼 떠오르는 기억이 한 해에 하나쯤은 있 기 마련입니다. 작년을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에 올라 온 후 처음 받은 성적표가 가장 충격적인 기억인 것 같 ..

세대간 소통 2024.11.02

사랑의 착각 | 신진수 골롬바노 신부님(송정성당 주임)

사랑의 착각                                                               신진수 골롬바노 신부님(송정성당 주임)  여러분은 혹시 적당한 신앙생활과 손해 보지 않는 봉사활동 정도로 하느님의 축복과 삶의 기적적인 변 화를 꿈꾸고 있지는 않습니까? 많은 신앙인들이 하느 님과 적당히 사랑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하느님의 사 랑을 전혀 느끼지 못하면서 불안해하지 않고, 이웃을 적당히 사랑하고, 미워하는 삶으로 자신의 행복이 보 장된다고 믿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첫째 계명과 둘째 계명을 적당히 지키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마음, 목숨, 정신, 힘을 다하라고 하셨고,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하셨 습니다.(마르 12,29-31참조) 불행하게도 오늘날 많은 신 앙..

사제의 공간 2024.10.31

누룩 | 확증편향

확증편향  덴마크 영화 ‘더 헌트’(The Hunt·2013)는 확증편향 (確證偏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 루카 스는 언제나 아이들 눈높이에서 최선을 다하는 유치 원 교사입니다. 루카스 친구의 딸이자 원생 중 하나인 클라라는 다정한 루카스를 좋아하지만, 루카스는 클 라라의 표현을 외면합니다. 속상했던 클라라가 엄마 에게 그만 지어낸 이야기를 말하고, 이로 인해 루카스 는 파멸의 길을 걷게 됩니다. 아이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는 맹신 속에 아무도 루카스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 다. 이후 클라라가 엄마에게 그런 일이 없었다고 고백 했지만,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어른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확증편향이 깊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루카스는 평생을 마을 사람들의 불신과 혐오..

세대간 소통 2024.10.26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오용환 가브리엘 신부님(동래성당 주임)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오용환 가브리엘 신부님(동래성당 주임)  헬렌켈러가 어느 날 숲속을 다녀온 친구에게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는 별반 특별한 것이 없 었다고 했습니다. 헬렌켈러는 두 귀를 열고 두 눈을 뜨 고도 별로 특별한 것을 보질 못했다는 말을 이해할 수 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만일 나에게 사흘만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첫째 날은 자신을 가르치고 이끌 어 주신 선생님을 보고 싶고, 둘째 날은 아침엔 먼동이 트는 태양을 보고 싶고, 저녁엔 노을과 별을 보고 싶 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대자연을 보고 싶다고 했습..

사제의 공간 2024.10.24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4년 제98차 전교 주일 담화 (요약)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4년 제98차 전교 주일 담화 (요약)‘가서 모든 사람을 잔치에 초대하여라’(마태 22,9 참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가 올해 전교 주일을 위하여 선택한 주제는 혼인 잔치의 비유(마태 22,1-14 참조)에 관한 복음 말씀입니 다. 이 비유의 주인공인 임금은 자신의 초대를 손님들 이 거절하자 종들에게 이렇게 이릅니다. “그러니 고 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 라.”(마태 22,9) 우리는 이 핵심 구절을 성찰하면서 복음 화의 여러 중요한 측면들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1. ‘가서 초대하여라!’ 주님의 잔치에 다른 이들을 초대 하러 끈기 있게 나아가는 선교 사명임금이 종들에게 내린 명령에서, 우리는 선교 사명 의 핵심을 표현하는 두 단어를 발..

사제의 공간 2024.10.20

주님과의 삶의 여정 | 전재완 안드레아 신부님(언양성야고보성당 주임)

주님과의 삶의 여정                                                                       전재완 안드레아 신부님(언양성야고보성당 주임)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는 점점 아기가 되어간다. 이 제 백 세를 넘어서 두 살이 넘었다. 옆에서 어머니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사랑스럽다. 방실 웃을 때는 아기 와 같다. 시골에 내려갔을 때 어느 날 어머니께서 아침 식사를 하시면서 어젯밤에 도둑이 들어와 자신이 끼 고 있는 반지 세 개를 홀딱 빼갔다는 것이다. 정말 어 이없어하신다. 살다 살다 보니 무슨 이런 해괴한 일이 있느냐며 어처구니없어하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웃었 다. 사실 그 도둑은 어머니를 지금껏 극진히 돌보고 있 는 나의 여동생이다. 어머니를 씻겨도 몸에..

사제의 공간 2024.10.17

누룩 | 爲羊獻身 司祭本分(위양헌신 사제본분)

爲羊獻身 司祭本分(위양헌신 사제본분)  신부님 수단의 겉모습만 보고 옷의 의미는 모른 채 동경했던 한 아이는, 욕심이 많았던지 군복과 사제복 을 동시에 입고 그 옷들의 의미와 무게를 삶으로 살아 내는 군종 사제가 되었습니다. 앞선 일화처럼 삶 속에 서 제복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다양하며, 제복 입은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그 옷이 주는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군인, 경찰, 소방관과 같이 생명과 재산 을 지키는 분은 물론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까 지, 이렇듯 많은 분야에서 제복을 입는 까닭은 제복이 주는 힘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복은 입은 사람의 마음가짐을 다지게도 하지만, 그 옷을 입은 사람을 대 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사람을 신뢰하게 하는 힘도 갖 게 하기 때문입니다. 국군은 도마 안중..

복음 그림책 2024.10.12

가진 것 | 서강진 스테파노 신부님(서대신성당 성사담당)

가진 것                                    서강진 스테파노 신부님(서대신성당 성사담당)   미사를 마치고 신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 다. 이제 겨우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한 아이 가 아장아장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곁에 있던 엄마가 아이에게 “손에 들고 있는 사탕을 신부님께 선물로 드 려.”라고 하였습니다. 순간 저는 궁금해졌습니다. ‘과 연 그럴 수 있을까. 저 아이에게 사탕은 가진 것 전부 일 텐데.’ 그 아이는 선뜻 사탕을 내밀었습니다. 지금 도 사제관의 책장 위에는 그 아이가 준 사탕이 있습니 다. 그 사탕을 볼 때마다 생각하게 합니다. 그 아이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가 진 것을 주저없이 누군가에게 내어놓을 수 있을까? 오..

사제의 공간 202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