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118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kPQw0yMS3fo 복음의 내용을 나타낼 사진을 찾다가 누군가의 뒷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누구도 하지 않는 일, 그래서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누구도 하지 않아서 옳지 않음을 그냥 인정하고 넘어가야 했던 시기에 그러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모두 알고 있는 그 일을 함으로써 바보가 되고 어리석은 이가 됩니다. 물론 그 댓가는 혹독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조차 반대하는 길을 걷는 일이니 말입니다. 예수님의 길은 누구도 생각하거나 청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은 전에 사람들이 그랬듯 정해진 운명처럼 신앙생활을 했고 하느님의 뜻도 백성의 스승들이 전해주는 것에 익숙해 살았습니다..

사제의 공간 2020.10.22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7CYfcv6hoAY 모두의 평등한 존귀함을 말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편견과 차별의 세상입니다. 그 속에 사람들은 저마다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애를 씁니다. 기쁨과 행복을 말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고통과 인내가 필수가 되어 버린 세상입니다. 어떤 차별의 벽은 넘어설 수 없고 또 넘어설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근본에서 오는 차별은 극복되지 않습니다. 전혀 달라질 정도가 되거나 남을 누를 수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그 근본적인 차이에서 그의 행동을 해석합니다. 그런 세상에 살면서 전혀 안그런척 사는 것도 또 하나의 불문율입니다. 나는 그러하지 않다고 ..

사제의 공간 2020.10.16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nMuY8LEmHQ4 어제는 묵상을 적고도 녹음도 하지 않고, 우울한 하루를 지냈습니다. 이 묵상이 끝나면 뒤늦은 녹음을 하게 되겠지만 진하게 휩싸고 도는 우울한 마음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습니다. 신자들에게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손들어 보라고 하면 극 소수의 사람, 아니 거의 사람들은 손을 들지 않습니다. 귀찮음으로 그럴 수 있다고 위안해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판 앞에서는 자신 없는 사람들로 겸손한 모습을 보입니다. 벌써 20년째 이렇습니다. 본당에서 2년을 살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말하면서도 정말 하느님을 사랑으로..

사제의 공간 2020.10.12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2qqlIBAlrbo 결과가 사람을 판단하는 이유가 되는 일을 우리는 흔하게 봅니다. 그가 어떤 사람이 되었는가에 따라 그의 모든 것이 미화되는 일들도 있고 때로 실패한 듯 보이는 이의 삶은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진 불행인듯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것이 더 큰 미래를 위한 시련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결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문화는 그 사람과 연결된 다른 것도 같은 평가의 범위 안으로 포함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군중 속에 들려 온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사람에게 전하는..

사제의 공간 2020.10.10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우리가 생각하는 악마의 모습은 예로부터 아주 잔인하고 포악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뿔도 달리고 그냥 보아도 지옥이 보이는 모습입니다. 그런 악마가 사람을 괴롭히고 공포로 몰아넣는 것에 익숙한 우리입니다. 그런데 사실 사람이 악마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악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작 우리가 악마를 마주할 때 그 악마는 우리 눈에 자신이 괴롭히는 사람만 보여줍니다. 이상하게 행동하고 말을 하며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한 사람에게서 우리는 악마가 아닌 그 사람의 행동에서 멀어지는 일을 보입니다. 사람을 소외시키고 그 사람을 자신에게서 떨어지게 만드는..

사제의 공간 2020.10.09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15by0fg_rrc 아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는 언제나 우리를 따라다니는 숙제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가르침은 신앙이라는 단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지 못하면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아는 것에 대한 생각은 집착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부족해서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앙적으로 부족함을 느낄 때 늘 우리가 아는 것이 모자라서라고 생각하고 더 배우기 위해 더 알아야겠다고 생..

사제의 공간 2020.10.05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jtadfGoBR7E 예수님의 사명을 받아 들고 여행을 떠난 일흔 두 제자들. 그들은 열두 제자들보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사명을 완수하고 주님께 돌아왔을 때 모두 흥분에 가득찬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이름 아래 마귀들이 복종하는 것을 체험한 이들은 분명 마귀들림에 시달리며 고통받는 이들을 구해 준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기도와 돌봄에 마귀들이 물러가고 평화를 찾은 사람들에게서 그들은 자신을 보낸 스승을 떠올렸고 돌아오는 가뿐한 걸음에 기쁨을 하나 가득 안고 돌아왔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증언이 참되..

사제의 공간 2020.10.03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고 우리와 함께 지내실 때 주님이 느끼신 감정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람들 사이에 계셨고 그들과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그들이 애환을 아시고 그들에게 하느님을 전하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느낀 것은 복음이라는 표현처럼 기쁜 소식을 들었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좀 달랐던 듯 합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그에 알맞은 기대를 합니다. 곧 하느님의 힘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그에 걸맞게 사는 곳도 그의 모습도 예언자에 어울리는 모습이리라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 거룩하시고 엄숙하신 하느님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우리는..

사제의 공간 2020.09.30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SazPTo95AEk 대천사들의 날입니다. 하늘 군대의 미카엘, 말씀의 가브리엘, 치유와 인도의 라파엘. 천사들은 하느님을 우리와 이어주는 사명을 지닌 이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은 하느님을 보여주고 우리는 그들의 보호 아래 길을 잃지 않고 깨달음과 실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복음 속 예수님은 당신을 몰라보는 나타나엘을 보십니다. 당신의 출신을 두고 무시하려 했던 이를 보시면서도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을 몰라봤으니 무시할 법도 한데 말입니다. 나타나엘은 자신과 너무 다른 주님의 반응에 묻습니다.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우리는 자주 하느님..

사제의 공간 2020.09.29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jC8svPZ83xY 예수님의 생애를 알고 있는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쉽게 떠올립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생애를 마치 고통의 삶으로 착각하는 일들도 자주 경험합니다.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것이 고통과 인내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의미 있지만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예수님이 겪으신 그 고통은 삶의 마지막에 이 세상에 그분께 드린 것일 뿐 예수님이 그 십자가로 향한 삶은 우리 모두의 기쁨의 순간들이었습니다. 복음 속 제자들은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하신 일에 환호하는 속에 있습니다. 그분을 칭송하고 거룩하신 하느님을 찬미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들떠 있는 가운..

사제의 공간 2020.09.26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NopZUKTF8mc 사명의 길을 떠나는 제자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들의 떠나는 길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달리말하면 그들은 주어진 힘과 권한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말씀은 자신이 지닌 어떤 것으로도 하느님을 전할 수 없다는 것이고, 오직 주님이 주시고 하라는 말씀만 따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곧 자신의 것이 아닌 하느님의 것으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을 맞아들이는 사람들은 어떤 입장일까요? 우리는 어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사제의 공간 2020.09.23

“나를 따라라.”

“나를 따라라.”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srxERcTxYOE 하느님을 믿고 사는 우리들이지만 사람들은 하느님께 다가가는데 일정한 한계들을 설정하곤 합니다. 세상에서 거칠게 살고 잘못이 많았던 이들은 뉘우치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세상 밝은 곳으로 나오는 것에 다른 사람들의 눈과 인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하느님은 진심을 알아주실 거라는 희망과 평생 뉘우치며 살아가야 하는 정도로 생각합니다. 하느님은 공평하시다지만 우리가 그렇지 못해서 생기는 일입니다. 그러다보면 우리에겐 이런 습관이 제도처럼 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이미 그런 벽을 없애셨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오늘 축일..

사제의 공간 2020.09.21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KfbM0xlcSfM 성격급한 사람들이 대화를 하는 법을 보면 장황하게 내용을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론을 먼저 알려주고 설명을 하면 더 좋아하는 이들은 사실 설명이나 내용도 그리 정확하게 듣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떨 때는 그런 급한 성격이 좋아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 급한 성격만큼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해야 할 일만 집중할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가 등장했을 때, 이런 성격의 사람이라면 '뭐 결론은 좋은 땅이 되라'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읽으..

사제의 공간 2020.09.19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r3qwceBZTwQ 예수님이 가시는 길은 이스라엘의 고을과 마을들이었습니다. 사람을 피해 광야나 산으로 들어가 거룩한 시간에 잠기는 주님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것조차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야 있었던 일입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삶은 분주하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늘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분이 사람들을 찾아 가신 것입니다. 주님의 움직임에는 늘 함께 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제자라고 불리던 사람들, 그 중에서도 열 두 제자들이 있었고, 또 못지 않은 이들이 당신을 따랐는..

사제의 공간 2020.09.18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고 어른이 되었습니다. 나라 밖의 물정은 잘 모르고 사실 관심도 가질만한 정보도 별로 없는 터라 고민의 정도와 범위도 나라 안에 한정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그 속에서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은 우리가 '죄'나 '잘못'에 대해 결코 관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익숙한 가르침이었고, 죄는 아닐지라도 잘못이나 미숙함에 대해서도 너그럽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스라엘의 율법만큼이나 윤리의식에 있어서 고지식한 분위기에서 자랐습니다. 죄를 짓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그런..

사제의 공간 202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