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KfbM0xlcSfM
성격급한 사람들이 대화를 하는 법을 보면 장황하게 내용을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론을 먼저 알려주고 설명을 하면 더 좋아하는 이들은 사실 설명이나 내용도 그리 정확하게 듣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떨 때는 그런 급한 성격이 좋아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 급한 성격만큼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해야 할 일만 집중할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가 등장했을 때, 이런 성격의 사람이라면 '뭐 결론은 좋은 땅이 되라'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읽으며 주님의 메세지보다 그 표현 속에 등장하는 좋지 않는 예나 이야기에서 자신을 찾아 묵상하며 주눅드는 것을 많이 봅니다. 그러기 보다 어쩌면 우리에겐 주님의 말씀의 핵심을 먼저 파악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담긴 복음이 '묵상서'가 아니라면 그 속에 존재하는 부족한 모습들은 이미 우리의 현실이기에 우리의 반성보다는 인정과 함께 주님이 전해주시는 진리가 더 중요할 겁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복음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좋은 땅'입니다.
예수님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세상에 귀를 더 기울이는 길이나,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연약한 마음을 지닌 돌밭, 그리고 하느님을 사랑하지만 걱정과 재물과 쾌락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시덤불은 모두가 우리의 모습이니, 우리는 이런 과정말고 하느님의 말씀을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듣고 동의하고 기억하여 쉽지 않은 세상을 잘 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모두에게 주어진 주님의 말씀입니다. 내가 어떤 모습이라는 것보다 그것을 좋은 땅으로 바꾸시려 주님이 오셨으므로 주님의 말씀이 쟁기이고 호미이며 낫인 셈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말씀을 듣는 귀를 가져야 합니다. 자신에게 빠지면 주님의 말씀도 답이 없다는 것을 알아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씨를 받고도 여태 고개를 숙인 이들은 고개를 들어야 합니다. 땅은 갈리고, 돌은 골라내어지고, 가시덤불은 굴려 나갔으니 모두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그것이 씨를 뿌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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