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118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무엇과 같은가?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무엇과 같은가?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p9fAAD52XjE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땠을까요? 예수님은 그 때 사람들의 모습을 장터에서 함께 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모든 것에 반대가 먼저이고 도무지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하느님을 모두 말하면서도 어느 곳에서도 하느님을 찾지도 만나지도 못하는 길 잃은 아이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시간을 넘어 우리를 뜨끔하게 하는 일들이 자주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답을 찾지 못하고 함께 노력하지도 못하는 이들로 살아갑니다. 결국 무엇이 옳은지 또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지 시도조차..

사제의 공간 2020.09.16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9K4spDZkaSU 세상에 고통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되도록 고통이 예상되는 것은 피해가려하고 고통 없는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삶에 고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합니다. 고통은 자신이 감내해야 하는 통증과 같은 것과 간접적인 이유로 느끼는 마음의 아픔 등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성모님이 겪으신 고통을 생각합니다. 이 고통은 어머니의 고통입니다. 자녀가 어릴 때 부모는 대신 모든 고통을 겪어내며 자녀를 고통에서 보호하지만 자녀가 자라면 부모는 자녀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그 책임감을 홀로 짊어지기도 합니다. 성전에 봉헌되..

사제의 공간 2020.09.15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Z-NJfNr8uyo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십자가가 우리 위로 올려졌을 때 그 십자가의 의도는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아간 사람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곧 예수님처럼 살면 이처럼 죽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바보같은 어리석은 죽음은 하느님을 아버지라 하며 하느님을 가까이 한 죄와 그에 걸맞는 품위를 갖추지 못한 죄입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 거짓을 지적할 사람은 없지만 예수님이 위험했던 것은 그에 걸맞는 어떤 것도 갖추지 못하셨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자신들이 만든 문화 안에서 하느님을 섬겼고 그래서 하느님의 원래 뜻보다 자신들이 생각하고 형성해 낸 것을 더 ..

사제의 공간 2020.09.14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6eVrgGE-HM 상식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그러하다고 알고 있는 것들입니다. 마치 수학 공식처럼 사람들이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인데, 가끔 이 상식을 깨뜨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몰라서 그럴 수는 있지만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의 행동은 위선이 되고 그 결과는 죄로 연결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런 상식의 틀을 깨고 있는 이 상식의 주인공들을 등장시키십니다. 먼저 예수님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을 말씀하십니다. 좋은 나무에 좋은 열매가 나쁜 나무에 좋지 않은 열매가 열린다는 상식과 나무는 결코 다른..

사제의 공간 2020.09.12

"누구든지 다 배우고 나면 스승처럼 될 것이다."

"누구든지 다 배우고 나면 스승처럼 될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ij7q-9ACwMw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 그것은 이론의 영역에만 머물 수는 없지만 수련과 학문으로 이루어진 과정과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교리가 그러하고 신학의 영역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신앙의 풍부함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준비이고 삶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 많은 것들로 대비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결국 삶에서 그 모든 것을 확인하고 체험하지 않으면 그것은 사람을 이중적이거나 위선의 상태로 몰아가기 쉽습니다. 곧 삶은 없고 지식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아직도 깨달음이 없는 부족함의 상태를 말합..

사제의 공간 2020.09.11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gsqrRDXfVRM 사랑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참 사람을 당혹스럽게 합니다. 그저 사랑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자녀들, 곧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을 알게 된 이들은 이 사랑이 결코 느낌이나 큰 범주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사랑'을 누구나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구체적이라 당황스러움을 안기십니다. 숨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사랑의 가르침은 원수 사랑이라는 충격적인 가르침으로 시작해서 결국 우리가 실천하는 그대로 돌려 받을 것이라는 단단한 법칙으로 끝이 납니다. ..

사제의 공간 2020.09.10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CEKfS_Iuf2U 예수님의 눈에 들어온 제자들의 모습을 봅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시며 예수님은 행복한 사람들을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지독한 반어법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현실에서 전혀 행복할 것 같지 않은 이들이 말씀 속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굶주리는 사람들, 울고 있는 이들과 미움을 받는 사람들,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는 이유로 내쫓김과 모욕과 중상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그들에게 약속되는 행복은 하늘나라를 차지하는 천국의 사람들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구원하시려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

사제의 공간 2020.09.09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2LSRXzSyp0g 성모님의 탄생 축일입니다. 우리에게 전해진 성모님의 탄생은 원죄 없으신 잉태의 교리와 함께 전승으로 전해집니다. 성모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날, 우리가 읽게 되는 복음은 예수님의 족보이거나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입니다. 이 내용에서 성모님은 아주 많은 이스라엘의 역사 중 한 장면에 등장하는 어머니로, 또 천사의 방문으로 동정녀의 잉태의 장본인으로 등장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순명한 이 어머니는 하느님의 선택으로 정해진 세상 구원의 사건의 한 가운데로 초대됩니다. 하느님의 뜻을 믿었던 어린 어머니는 세상의 구원이 하느님의 뜻..

사제의 공간 2020.09.08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NladasLM0io 안식일에 일어난 일. 하느님의 날이자 우리가 하느님의 창조를 기억하며 지내야 하는 이 날 주님의 집으로 모두가 모인 회당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는 것을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하느님의 전능하심에 가장 어울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때 이를 지켜보는 시선들은 전혀 다른 의미로 이 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먹이를 노리며 도사리는 사나운 짐승과 같은 시선으로 하느님의 날에 회당에 서 있는 이들은 다름아닌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율법을 수호하고 지키며 살아가는 그들은 사람들에게 '스승'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사제의 공간 2020.09.07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대면"이라는 단어를 이처럼 자주 사용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마찬가지로 "비대면"이라는 단어 역시 우리 입에 익숙해지는 상황입니다. 누군가는 하느님과 우리는 원래 "비대면"이었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근거는 잘 알 수 없지만 그리스도교는 원래부터 "대면"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이 문제를 생각하기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성사"라는 단어입니다. 볼 수 없는 하느님과 또 하느님의 은총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가시적'인 신앙의 영역이 성사입니다. 곧 상징이 현실이 되고 직접적인 신앙이 되는 것이 이 성사를 통해서입니다. 지난 미사가 중지되던 때..

사제의 공간 2020.09.05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qJaYmGY2j-w 태어나서 배운 것은 삶에 굳어지면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삶의 어느 순간에 전혀 새로운 가르침, 그것도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다른 것을 마주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을 부정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이 필요합니다. 완전히 자신이 달라져야 한다면 그것에 수긍하면서도 그냥 하던대로 하는 것이 더 쉽다 생각하게 됩니다. 고집스럽다 해도 지금까지의 삶을 부정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때로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새로운 것들을 무시하거나 회피하려 합니다. 우리의 삶에는 그런 순간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고 살아오던 대로 ..

사제의 공간 2020.09.04

"부인은 즉시 일어나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부인은 즉시 일어나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nR2A5i_vKuM 회당에서 나오신 예수님은 시몬의 집을 찾으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심한 열에 시달리는 시몬의 장모를 만나십니다. 그리고 장모의 열을 가시도록 하십니다. 예수님의 일상처럼 느껴지는 이런 일들이 우리 눈에는 기적이 주는 놀라움과 예수님의 능력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사실 예수님에게 이런 일들은 그리 큰 일도 또 사람들에게 알려질 이유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기적은 하나 하나가 다 놀랍지만 예수님은 정작 그 기적에 어떤 큰 의미를 부여하시지 않습니다. 장모를 고쳐주신 후 그날은 평범한 날처럼 흘러갑니다. 장모는 시중을 들었고 장모가 차려준 음식으로 사람들은 식사를..

사제의 공간 2020.09.02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zFUIfwAOEcQ 나자렛과 전혀 다른 반응의 갈릴래아. 그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에서 살아있는 하느님을 체험합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가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은 진리의 말씀을 들었고 자신들의 변화를 체험합니다. 말씀 자체로 권위가 느껴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느낌을 가로막는 일이 벌어집니다. 사람들의 눈에는 그분의 실제 권위가 마귀도 어쩌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는 마귀의 의도가 숨겨져 있습니다. 마귀에 시달리는 사람이 예수님을 보며 고함을 지릅니다. 그는 예수님에 대해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 외치며, 그분..

사제의 공간 2020.09.01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anVXz96SqYg 세례자 요한의 수난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많은 성인들의 죽음이 그들의 축일이 되었듯 우리도 요한의 수난일에 성인을 기억하고 그 죽음의 가치를 헤아려야 합니다. 그럼에도 요한의 죽음은 여러 모로 신앙을 증거하다 죽었다는 말로만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의 죽음은 사실 신앙을 증거하거나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다는 이유로 죽었던 수많은 예언자들의 죽음과는 조금은 다른 결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는 왕이 해서는 안되는 일을 지적했고 그를 미워한 헤로디아에 의해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를 죽인 것은 그를 두려워하고 그의 가치..

사제의 공간 2020.08.29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ein_AC4NOVQ 예수님의 또 한 번의 "깨어 있어라"는 말씀 속에 오늘은 아들을 만납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채로 태어난 한 아이에게 기다림은 필요하지 않은 개념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었고 누렸으며 모든 이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행복한 삶이 그에겐 허락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그에게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는 부족함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이지 필요나 노력은 그의 인생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기름'이 필요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늘 이 기름을 채워주려 한 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어머니였..

사제의 공간 2020.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