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youtu.be/NopZUKTF8mc
사명의 길을 떠나는 제자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들의 떠나는 길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달리말하면 그들은 주어진 힘과 권한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말씀은 자신이 지닌 어떤 것으로도 하느님을 전할 수 없다는 것이고, 오직 주님이 주시고 하라는 말씀만 따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곧 자신의 것이 아닌 하느님의 것으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을 맞아들이는 사람들은 어떤 입장일까요? 우리는 어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배경과 자격을 통해 그를 파악합니다. 그들이 아무것도 지니고 있지 않다면 우리가 그에게 기대를 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가 진심으로 우리를 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아닌 하느님의 뜻대로 사람을 구하고 고쳐주는 이를 만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아닌 그를 보내신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아니라면 우리는 우리에게 도움을 준 이에게 매달리고 그 능력자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형성하려 들 것입니다. 그렇게 은혜는 하느님께 받고 그 다음의 삶은 그 사람에게 매이는 전혀 뜻밖의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지니지 않은 이를 믿고 믿지 않고는 온전히 그를 받아들이는 이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은혜의 기쁨을 받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들에게 묻어 있던 먼지를 확인하는 것이 전부일 것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모든 것에 너무 많은 걱정과 준비를 합니다. 그 어느 것 하나도 하느님을 전하는 것에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수한 믿음과 확신이 필요한 시대와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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